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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전례 개혁에 관한 새로운 교서 발표 - “논쟁은 그만두고 일치를 지키자”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2-07-06 17:51:29
  • 수정 2022-07-06 17: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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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9일, 전례 개혁에 관한 문서를 발표했다. 이번 문서는 교황 교서(apostolic letter)로 제목은 「간절히 바랐다」(Desiderio Desideravi)이다. 


이번 교서를 통해, 과거 전례와 현재 전례를 지지하는 신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논쟁은 그만두고 우리의 일치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교황이 교서를 발표한 29일은 교회의 일치를 상징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었다. 이날 교서를 발표한 이유는 라틴어 미사와 같은 ‘트리엔트 공의회’에 따른 전례를 고수하는 이들이 이를 이념화해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보편교회를 분열시키는 일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교서가 지난 6월에 발표되었던 자의교서 「전통의 수호자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해당 자의교서는 교황청과 교구장 주교들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전례를 고수하며 이를 이념적으로 악용하는 일을 방지하도록 규정한 문서였다. 교황은 이를 통해 자신의 결정을 설명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교서의 제목이 비롯된 구절인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루카 22,15)를 묵상하면서 “이 만찬에 자리를 얻어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든 사람이 초대받은 것”(4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계획하셨던 우리와의 일치를 다시 이루고자 하시는 그분의 바람은 모든 사람, 즉 모든 부족, 언어, 민족과 국가의 사람들이 그분의 몸과 피를 받아모실 때까지는 충족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분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성찬전례를 봉헌하는 가운데 이 만찬은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성사를 통해 예수의 부활이 더 이상 “개념, 생각, 사상”이 아닌 “살아계신 그분과의 만남”이 되고, 전례가 “우리가 이러한 만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11항)고 전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그 전의 전례운동 덕분에 교회생활에 있어 전례와 그 중요성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16항)고 지적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오늘날 전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임을 강조했다.

 

교황은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를 비롯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당시 정립된 전례 개혁에 관한 원칙들이 “여전히 온전하게, 의식적으로, 능동적이며 풍성하게 전례를 봉헌하는 방식을 증진하는데 있어서 핵심이 되고 있다”며 “이 교서를 통해 나는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교 전례 봉헌의 진리와 힘을 재발견하고, 이를 체험하도록 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도교 전례 봉헌의 가치를 피상적, 지엽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이념적 관점을 위해 이를 도구화한 탓에 그 아름다움과 교회생활에 필요한 결과들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같이 밝히며 교황은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바친 기도가 신앙의 성사요, 일치의 징표이며 나누어진 빵을 둘러싼 우리의 분열을 심판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비롯된 문헌들에 대해,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며, 교회의 공동합의성(시노달리타스)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자 내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지켜나가야 풍성함을 지닌 세계 공의회의 엄청난 숙고의 노력은 전례에 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29항)고 강조했다. 


교황은 전례를 둘러싼 논쟁을 “그저 어떤 전례 형태에 관한 서로 다른 성향 사이의 대립으로 해석하는 것은 진부한 이야기가 될 것”(31항)이라며 “이 문제는 무엇보다도 교회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가톨릭교회 신자가 공의회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도 놀랍지만, 대체 어떻게 공의회의 유효성을 인정한다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비롯된) 교회의 비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전례의 현실을 표현한 「거룩한 공의회」에서 탄생한 전례 개혁을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교황은 “전례 개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이 개혁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행위로 인해 다시금 ‘우리는 전례 행위를 온전히 체험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가?’, ‘전례 봉헌 가운데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어떻게 계속해서 놀라움을 느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전례의 아름다움을 계속해서 재발견하는 것은 전례의 외적 형식성을 따지는 일만을 즐기거나 전례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데 만족하는 전례 유미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22항)

 

교황은 교서의 마지막에 이르러 “그렇기에 ‘베드로와 함께 베드로 아래에서’ 이루어진 공의회 교부들이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던 전례 형태로 회귀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바오로 6세와 요한 바오로 2세는 개혁된 전례서를 승인하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혁에 충실히 따랐음을 보장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나는 「전통의 수호자들」을 발표하고 교회가 수많은 언어의 다양성 가운데서 교회의 일치를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똑같은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가 이미 썼듯이, 나는 로마 전례를 따르는 교회 전체에서 이 일치가 재건되기를 바란다”(61항)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를 볼 때 이번 문서 역시 지난 자의교서와 마찬가지로 라틴어 미사 등과 같이 형식에 집착하고 과거 전례가 ‘정통’이라 주장하며 시대의 징표에 따른 교회의 변화를 거부하는 ‘복고주의’(restorationsm)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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