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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연중 제21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7-08-25 18: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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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이사 22,19-23) 해설

<그의 어깨에 열쇠를 메어 주리라>


제1독서의 구절들은 이사야가 시종장 세브나의 거만함과 방종을 규탄하는 대목(22,15-25)에 속한다. 이사야가 시종장 세브나를 대적하는 근본 이유는 그가 아시리아의 위협에 대처하면서 이집트에 구원병을 청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사야는 세브나가 파면되고 엘야킴이 새로운 시종장으로 임명되리라고 말한다. 엘야킴은 세브나와는 아주 다른 정책을 취할 것이며, 그는 ‘예루살렘 주들민과 유다 집안의 아버지’가 되리라고 말한다(21절).


주목을 끄는 점 하나는, 이사야가 그 직무를 맡기는 것을 표시하기 위하여 ‘관복을 입히고  띠를 매어 주고’(21절), ‘열쇠를 어깨에 메어주는’(22절) 상징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열쇠는 왕을 알현하게 허락하든지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왕의 시종장이 받는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상징은 마태 16,19에 나오는 상징과 매우 비슷하다(오늘의 복음 참조).


시편(137) 해설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송합니다


이 시편은 다윗의 시편으로서 주님께 여러 가지로 감사드리는 노래이다.


이 시편은 세 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절은 감사드리는 이유를 열거하고, 둘째 절은 주님을 함께 찬미하도록 초대하고, 셋째 절은 주님께 당신의 은총을 끝까지 베풀어 주시라고 간청한다.


제2독서(로마 11,33-36) 해설

<모든 것이 그분으로부터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위하여 있도다>


이스라엘의 운명에 관한 문제를 다루면서,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불순종 안에 가두신 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입니다”고 결론짓는다(32절). 이 같은 뼈아픈 선언 속에는 숨어계신 하느님,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 그 분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신 하느님께서 계시된다.


여기에서 바오로는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자비로운 지혜를 열렬히 찬양한다. 바오로가 이제까지 말한 모든 것은 결국 끝없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33절)고 바오로는 외친다.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가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이 자기네 구원을 위하여 서로 돕고 영향을 주도록 배려하셨음을 경탄한다.


이사야가 “누가 주님의 영을 지도하였으며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되어 그분을 가르쳤느냐?”(40,13)고 말했듯이,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위해서 당신의 계획을 세우고 은총을 베풀 때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으신다. 모든 것이 다 그 분의 것이고 다 그분의 호의에서 나온 것이다.


바오로는 하느님을 우주의 창조주로서(그분으로부터), 받쳐주고 자라게 해 주시는 분으로서(그분을 통하여), 목적으로서(그분을 위해서), 영광을 드리는 형식으로 찬미가를 끝맺는다.


복음(마태 16,13-20) 해설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카이시리아에서 행한 베드로의 고백’은 복음서에서 가장 유명한 논쟁 대상이 된 대목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베드로가 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수위성(首位性)이 많은 논쟁거리가 되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직접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신다. 시몬 베드로가 제자들을 대표해서 예수님을 메시아시라고 고백한다.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칭호는 예수님을 단순하게 구세주라고만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고백하는 칭호로서, 원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더욱 발전된 믿음을 반영하는 것 같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계심을 드러내는 칭호이다.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세우시는 교회의 반석이 되라고 초대받는 근본 이유는 그가 고백한 믿음에 있다. 그가 제자들의 믿음을 대변했던 것이다. 예수님을 메시아(구세주)로 모시는 그 믿음 위에 제자단이 존재하고 존속한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다른 무엇보다도 믿음의 대변자가 되고 귀감이 되도록 초대를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메시아로 고백한 베드로를 “너는 행복하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에게 당신이 세우시려는 교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기신다.



묵상


섬기는 권위


복음서를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도 구약의 예언자들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권위가 어떠한 권위이며 어디서 받은 권위인가를 질문 받는 ‘권위의 위기’를 겪으셨다. 예수님의 ‘기쁜 소식’은 다름 아닌 하느님께서 다스리는 시대가 왔다고 천명하는 데 있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권위를 위해서 투쟁하셨음을 뜻하고, 사람의 권위(종교적 권위까지도!)를 상대화하셨음을 뜻한다. 예수님께서는 믿는 사람들에게 부당한 권위의 행사를 거부하고 반대하라고 촉구하고 독려하셨다. 스스로 생각하여 자유로이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독려하셨다. 생각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인 모든 사람에게 내려주신 고귀한 능력이다. 사람은 그 능력을 책임감 있게 발휘하여 모든 사람을 섬기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 예수님께서 그 같은 하느님 자녀의 원형(原型)이요 귀감이시다.


예수님의 권위는 하느님의 권위로서, 그 권위는 예수님의 생각과 말과 행동방식에서 드러나고 그분의 온 생애에 드러난다. “군중은 그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자기들의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마태 7,29). 그렇지만 예수님의 권위까지도 그 권위의 원천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위임받은 권위였으며,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권위에서만 비롯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종이요 ‘백성’을 위해 일하는 분이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왕’, ‘기름부음을 받은 자(메시아)’ 상(像)을 진정으로 실현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은 처음부터 메시아가 하느님을 대표한다고 보았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권위를 강제력으로 제시하지 않으신다. 어디까지나 양심적인 믿음의 순응을 요구하고 계신다.


일치의 보증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서 불러 모으셨다. 따라서 그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께서 차지하시는 위치는 유일하고,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위치이다. 여기에서 베드로와 그의 후계자는 특별한 모양으로 교회를 다지고 친교 속에 보존해야 하는 사명을 받고 있다. 악의 세력과 죽음의 권세에 대항하여, 베드로 위에 세워진 교회는 승리를 보장받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인 교회 안에서 행사되는 베드로의 역할은 매우 중대하고 사라질 수 없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사도단에게 위임하신 권위의 행사방식은 어떤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베드로와 사도들의 권위는 모든 백성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선포할 때 끊임없이 예수님의 권위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일 교회 안에서 권위를 특정한 체제를 지키고 영속화하기 위해 행사한다거나, 사회적인 특권과 영향력을 뽐내기 위해 행사한다면, 그런 권위는 반드시 반발을 사게 되어 있다. 그런 권위는 예수님의 권위에 봉사하는 권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그 같은 그릇된 권위의 행사가 수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교회에 상처를 입혀왔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권위의 위기는, 다른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쇄신과 정화(淨化)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권위는 항상 예수님의 권위가 순수하게 드러나도록 이바지하는 역할로 끝나야 한다. 인위적이고 그릇된 요소를 끊임없이 없애고, 사람들로 하여금 양심적인 믿음의 대결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섬기는 권위이다.



연중 제21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이사 22,19-23)

<그의 어깨에 열쇠를 메어 주리라>


나는 너를 네 자리에서 내쫓고 너를 네 관직에서 끌어내리리라.’”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나는 힐키야의 아들인 나의 종 엘야킴을 불러 그에게 너의 관복을 입히고 그에게 너의 띠를 매어 주며 그의 손에 너의 권력을 넘겨주리라. 그러면 그는 예루살렘 주민들과 유다 집안의 아버지가 되리라.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나는 그를 말뚝처럼 단단한 곳에 박으리니 그는 자기 집안에 영광의 왕좌가 되리라. 


시편(137)

주님, 당신의 자애는 영원하시나이다.

당신 손이 빚으신 것들을 저버리지 마소서


제2독서(로마 11,33-36)

<모든 것이 그분으로부터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위하여 있도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복음(마태 16,13-20)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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