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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부활 제6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7-05-19 20: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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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사도 8,5-8.14-17) 해설

<그들에게 손을 얹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박해는 오히려 말씀이 널리 전파되게 하는 촉매 작용을 했다. 복음은 유다인들에게 전달된 다음, 이제 사마리아인들에게도 전해진다. 이는 사도 1,8에 나오는 예수님의 예고와도 합치한다.


- 사도들이 개입했다는 사실은 다른 선교사들의 행위를 이차적인 것으로 깎아내리고 더 높은 권위를 내세운 것으로 알아들을 수 없다. 오히려 그 개입은 예루살렘 교회의 대표자들인 사도들을 통하여,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이 예루살렘에서 유다인들에게 일어난 일과 동일하다는 것을 선포하기 위한 개입이었다. 사마리아인들로 구성된 교회(신자들의 공동체)는 예루살렘 교회의 반영이요, 다른 모든 교회도 예루살렘 교회를 표본으로 삼아야 된다는 뜻일 따름이었다. 


- 손을 얹는 행위는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은 세례와 관련이 있다(13,16절). 사도행전에서 세례와 성령과의 관계는 한 가지 모양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어떤 때는 동시에 일어나고(참조. 2,38; 9,17이하), 어떤 때는 세례도 받기 전에 성령께서 내려오시고(참조. 10,44이하), 반대로 어떤 때는 세례를 먼저 받고 뒤에 성령께서 내려오신다. 교회(신자들의 공동체)는 성령을 받은 이방인들도 받아들여야 함을 깨닫는다(고르넬리오의 경우처럼). 교회는 안수(손을 얹음)을 통하여 필립보의 행적을 인정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마리아인들이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들어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고, 그리스어권 유다인인 필립보를 완벽한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과 온 인류가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초대받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말은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씨를 가지고 그리스도처럼 모든 사람을 형제자매로 알아 사랑하는 생활을 하라는 말이다.


시편 (65) 해설

<온 세상아,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그 이름의 영광을 노래하여라>


이 시편은 감사하는 노래로서, 이집트 탈출이라는 위대한 파스카의 해방을 기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현재 행하시는 해방을 이야기하면서, 찬미하라는 초대로 결론짓는다. 


이 시편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역사와 자기 생애를 바르게 파악하는 데는 찬미와 감사가 근본 요소임을 상기시켜 준다. 사건들의 알맹이를 가려내게 해주는 것은 찬미와 감사이다. 


제2독서(1베드 3,15-18) 해설

<그리스도인이 받는 수난은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하는 수난이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거룩히 모시십시오”(15절). 그리스도를 우러러 모신다는 말은 단순히 그리스도를 흠숭하고 거룩하신 분으로 알아 모신다는 뜻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를 본받는 거룩한 생활로 그리스도와 일치한다는 뜻이다. 사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오른편에 앉아 계실 뿐 아니라, 당신의 지체인 그리스도인들 속에서 살아가신다. 우리의 생활이 그리스도를 닮아 거룩해진다면, 그리스도를 우러러 모시는 셈이 된다. 


우리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에게 즉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변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정의를 실천하고 천대받는 사람들과 한 편이 되는 생활 실천으로써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처럼 박해받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박해를 받음으로써 박해자들을 돌아서게 함으로써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몸소 우리 안에서 살아가고, 수난하고 죽고 부활하신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그분을 우리 안에 우러러 모시게 된다.


복음(요한 14,15-21) 해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진리의 성령을 약속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선한 뜻(의지)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당신을 계시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무리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당신께 집중시키려 하지 않으신다. 그리스도께서 오신 뒤에도 사람에게는 그분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남아 있다. 


이 자유로 인하여 사람 각자와 인류 역사의 극적인 사건이 펼쳐진다. 강요된 선택이 아니라 자유스런 선택에 의하여 사람은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열릴 수 있고 이기심으로 닫힐 수도 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21절). 


그리스도의 계명은 내 자신, 내 혈육, 내 나라를 뛰어넘어 사람이면 모두를, 인류 전체를 사랑하라는 계명이다. 인류 중에 하루에도 수만 명씩 굶어죽는 판국에 내 가정만, 내 나라만 안정과 안일을 누리려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거절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마음씨를 가져 못난 사람들에게 애착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리스도인에게 사랑의 성령께서 임하신다.


▲ (사진출처=en.Radio Vatican)


묵상


성령께서 하시는 일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다시 돌아가면서 제자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유언으로 남기신다. 그 약속은 진리의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으로 요약된다. 또 다른 위로자를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신다(요한14,17. 15,26. 16,13).


요한은 성령을 ‘위로자’라고 부른다.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지상 생애 동안에 하셨던 것처럼 제자들을 위해 전구해주고 보호해주고 도와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당신 뒤를 따르는 모든 사람과 함께 언제까지나 ‘항상’ 머물러 계신다. 성령께서도 그 같은 하느님의 위격적(位格的) 능력이시다.


스승이 떠나신다고 슬퍼하고 동요하는 제자들은(요한 14,1) 자기들을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겠다는 예수님의 보장과 약속을 받고 진정하고 안심한다. 예수님께서는 위로자이신 성령을 보냄으로써 그들과 매우 가까이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다.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생명이 없어질 수 없다는 것이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생존 이유가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당신 자신의 생명을 당신 뒤를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다. 그들이 예수님 안에서 그분과 친하게 사는 것은 ‘위로자’의 활동 덕분이다.


교회(그리스도를 따라 그리스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위로자’를 힘입어 단합하고 합심하며 살아 계시는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다. 세상 끝 날까지 교회는 진리의 성령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위로자의 거처


이기심 때문에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절하는 사람들에게는 성령께서 거처하실 수가 없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뒤를 따라 사랑하라는 구원의 계명을 받아들여 실천하는 사람들 안에 거처하신다. 성령께서는 그런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계신다.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의 사랑에 넘치는 활동은 온 인류에게 넓혀진다. 예수님의 마음씨를 따르려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성령의 능력이 모든 사람에게 전달된다.


위로자의 가르침


위로자이신 성령의 임무는 예수님의 임무처럼 스승 역할을 하시는 것이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리라”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친교에서 나오신 성령의 가르치심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계시하는 데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깊이 소화시켜 알아들어야 할 가르침이다.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깨우쳐 주신다” 단순히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숨겨진 뜻까지 깨닫게 하시어 생활에 적용하도록 해 주신다.


우리 속에서 우러나는 숭고한 염원과 열정은 성령께서 불어넣어 주신 선물이다. 성령의 부드러운 깨우침의 말씀은 우리가 마음의 귀를 열 때 들려온다.


위로자는 우리를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우리 안에 있는 희망’은 예수님께서 영원히 우리에게 되풀이하여 들려주시는 그 말씀에서 비롯된다. 소외당하고 고독에 휩싸이고, 가난과 병고 속에 버려지는 순간에 우리를 받쳐주고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과 성령의 위로 밖에 없다. 성령께서도 그런 우리에게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일깨워 주신다. 그리스도께서 곧 와서(묵시 22,12) 우리를 되살리시리라고(묵시 1,18) 속삭이신다.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날은 바로 오늘 이 순간이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처하시고 그리스도의 신비와 사랑을 우리를 통하여 온 인류에게 펼치시는 순간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형제자매인 무수한 사람이 고통과 비참한 처지에 있고, 불의를 당하고 있을 때, 그리스도처럼 그런 사람들과 동화할 경우에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도 죄인들을 위하여 죽으신 것이다. 의인이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죽으신 것이다. 이것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시기 위함이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만나게 해주시는 사랑은 이 같은 그리스도의 수난하시는 사랑이다.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여러분은 행복합니다”(1베드 4,14)




부활 제6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사도 8,5-8.14-17) 

<그들에게 손을 얹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필리포스는 사마리아의 고을로 내려가 그곳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였다. 군중은 필리포스의 말을 듣고 또 그가 일으키는 표징들을 보고, 모두 한마음으로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많은 사람에게 붙어 있던 더러운 영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고, 또 많은 중풍 병자와 불구자가 나았다. 그리하여 그 고을에 큰 기쁨이 넘쳤다.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그들에게 보냈다. 베드로와 요한은 내려가서 그들이 성령을 받도록 기도하였다. 그들이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뿐, 그들 가운데 아직 아무에게도 성령께서 내리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때에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그들이 성령을 받았다. 


시편(65)

온 세상아,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그 이름의 영광을 노래하여라.


제2독서(1베드 3,15-18)

<그리스도께서는 육적으로는 죽으셨으나 영적으로는 다시 사셨다>


형제 여러분, 다만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거룩히 모십시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 그러나 바른 양심을 가지고 온유하고 공손하게 대답하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분의 선한 처신을 비방하는 자들이, 여러분을 중상하는 바로 그 일로 부끄러운 일을 당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선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이 악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보다 낫습니다. 사실 그리스도께서도 죄 때문에 단 한 번 고난을 겪으셨습니다. 여러분을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의로우신 분께서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 


복음(요한 14,15-21)

<아버지께 청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시리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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