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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부활 제3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8-04-13 10: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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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사도 3,13-15.17-19) 해설

<베드로는 그리스도의 쇄신작업이 교회와 성사들을 통하여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오늘 독서는 베드로가 행한 제2차 선교 연설을 다룬다. 오늘 독서는 기적으로부터 성사로 옮겨가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베드로는 기적을 행했다. 예루살렘 성전 문 앞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를 고쳐 주었다. 그 기적은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셨지만 무덤에 묻혀 계시지 않고 부활하여 새로운 모양으로 당신의 인류 구원사업을 계속하고 계신다는 입증이 된다(21절). 그분은 계속 ‘만물을 다시 온전하게 하시는’ 사업을 수행해 가신다. 그러므로 그분은 분명히 부활하신 것이며, 사도들은 부활하신 그분을 증거하는 증인들이다(15절).


따라서 기왕에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고 배척했던 자들일지라도, 회개하고 믿으면 성사들을 통하여 다시 새로워지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오늘날에도 교회가 성사적인 실천 행동으로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억눌린 자들을 풀어 주고 병든 자들을 고쳐 주어야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회개하게 할 수 있다.


시편(4) 해설

주님 당신 얼굴의 밝으신 빛을 

드높이 우리에게 보여 주소서

 

이 시편의 지배적인 생각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느님께 신뢰하라는 것이다. 주께서 ‘정의로운 하느님’이어서 억눌린 자들과 박해받는 자들의 인권을 세워 주는 분이시다. 하느님은 당신의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들을 통하여 기적을 이루신다.


오늘 전례에서 이 시편은 메시아적인 색조를 띤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 전적으로 신뢰하는 박해받는 의인이시다. 그리스도처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박해를 받는 가운데서도 하느님께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용기를 얻는다.


제2독서(1요한 2,1-5ㄱ) 해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각 사람의 죄와 온 인류의 죄를 속량하시는 분이시다>


요한은 앞 장에서 그리스도의 제사가 죄를 없애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1요한 1,7) 이제 요한은 죄를 용서받는 데 필요한 조건을 말한다. 그 조건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다른 사람 앞에 자기 자신을 서슴없이 힘없고 미약한 존재로 인정하는 겸손이자 용기이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고발하고 죽이는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 아들로서 당신의 위력을 뽐내지 않고 조용히 아버지의 뜻을 따르셨다. 그렇게 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과 한 편이 되고, 그들을 변호하고 풀어 주는 구원자가 되셨다.


사랑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인간적인 요구와 열망을 채워 주기 위하여 자기 자신의 생애를 바치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고 가져다주신 사랑이 내 생활 안에 그대로 스며들어야 한다.


서로 나누고 위해 주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일치하라는 사랑의 계명을 지켜야만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복음(루카 24,35-48) 해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 사이로 돌아오고, 그들에게 성경을 설명해 주고, 그들을 증인으로 삼아 모든 민족에게 파견하신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은 성찬례 때마다 거듭 새롭게 선포된다.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인류 가운데 항상 현존하여 계신다.’ 예수 부활 이후, 모든 미사성제는 파스카(건너가는) 잔치이다.


그리스도인들이 한데 모여 있고, 그리스도께서 그들 한가운데로 오신다(참조. 마태 18,19-20).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이 분명히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사형을 당하여 돌아가셨음을 선언한다(1코린 11,26).


그 죽음은 그분의 손과 발에 못 박힌 자국을 남겨 놓은 엄연한 죽음이었다고 선언한다. 성찬례 때 그리스도인들은 실제로 그리스도의 살과 피와 생명을 나누어 먹고 나누어 받는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다른 모든 사람들의 잘못과 죄를 견뎌 주고 대신 짊어 준다. 자기가 가진 모든 것과 마음과 몸과 살과 피와 목숨까지 바치고 나누어 준다. 우리 생활과 생애 전체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와 성찬례로 흡수되어야 한다.


‘성경은 그리스도를 증거한다.’ 전례의 풍요함은 신자들의 마음을 기쁨으로 넘치게 한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목숨을 내걸고 마음과 모든 것을 서로 나누는 성찬의 친교는 인류 안의 모든 의심과 분열과 갈등과 아귀다툼과 전쟁을 없애 줄 것이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말씀은 복음을 통하여 선포되고, 항상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새로운 현실성과 의미를 띤다.


주일마다 그리스도인들은 파스카 날의 전언을 안고 인류 안으로 파견된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묵상


파스카 잔치에서 우러나는 풍성한 결실


주일 전례는 파스카 신비, 즉 십자가의 헌신과 나눔을 거쳐 일치와 부활에 이르는 신비, 죽음을 거쳐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가는 신비가 지닌 풍요한 내용을 끊임없이 길어내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파스카 신비 안에서 창조 사업은 구원사업으로 이어지며, 인간의 존재 전체・인간이 처한 현실 전체・하느님의 계시 전체가 지극히 단순한 통일성과 결코 다 길어 낼 수 없는 깊이로 실현되어 간다.


오늘 전례도 파스카 신비와 연관된 몇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원을 받으려면 누구나 회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우리 죄인들을 위해서는 예수님의 전구가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 나 자신을 포함한 죄인들의 죄가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독서에서, 베드로는 자기와 다른 사도들이 파스카의 신비를 선포할 사명을 위임받았음을 잘 알고 있다. 하느님의 인류 구원사업을 증거해야 하는 그들의 임무는 그들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뵙고 만났다는 엄연한 사실에 그 원천을 두고 있다. 그들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부터 교회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들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선포할 수 있게 된 것은 예수와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거나,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들을 목격했다거나, 영원한 생명을 주는 그분의 말씀과 가르침을 받았다거나(요한 6,68), 파스카 만찬에 참석했다거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알고 있다거나, 빈 무덤을 보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은혜로운 만남으로부터 비롯되고, 예수님께서 몸소 그들의 눈을 열어 주고 당신을 진심으로 고백하게 하신 당신 행동과 활동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렇게 하여 비로소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들’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도들은, 자기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달을 수 없었으나,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몸소 당신 신비를 깨닫게 해 주고 체험하게 해 주신 사람들이다.


베드로는 자기 동족인 유다인들에게 그들이 지은 죄가 정말 무겁다고 분명히 말한다.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운 분을 배척하고...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곧 바로 “여러분이 무지한 탓으로 그렇게 하였음을 압니다.”고 덧붙이면서 그들에게 구원의 신비를 밝힌다. 아버지께서는 그들의 무지와 잘못을 통해서도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을 위한 당신 구원사업을 펼치신다고 말한다.


파스카 신비로부터 회개하는 은총이 솟아나온다


회개하라는 초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임을 당한 다음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데서 직접 요구되는 결론이다. 그 초대는 이미 이루어지고 계시되고 드러난 선물을 받아들이라는 초대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과 그분이 내리시는 용서와 사랑을 받아들이라는 초대다. 겸손하게 자기가 무지하고 오류와 잘못을 저질렀음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그리스도의 새로운 생명 안으로 들어오려 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베풀어지는 선물이다.


세례자 요한도 회개와 보속을 요구했고, 예수님의 설교도 역시 그랬지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세상 안으로 들어온 후에야, 그 초대는 실제로 회개하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고, 새로운 마음을 창조할 수 있었으며, 성령 안에서 새로 태어난 피조물을 창조할 수 있었다.


화답송에서 노래한 것처럼, 예언자들이 이미 약속했던 바, “헛일을 좇고 거짓을 찾아 헤매는”(참조. 시편 4,2) 사람들의 마음을 근본적으로 낫게 하고 건전하게 하는 일이 이제야 비로소 실현되고, 하느님이 우리 위에 당신 얼굴의 광채를 비추어 주시게 되었으며(4,7),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 영광을 알아보도록 하시게 되었다.


제2독서에서 요한은 “누가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는 말로 우리를 격려한다. 그러면서 요한은 우리에게 그분의 계명을 따르고 더 이상 죄를 짓지 말라고 당부한다. 당신이 인간을 사랑하신 것처럼 인간들끼리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에 순종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난 사람’이요 하느님을 인간들의 아버지로 알아 모시고 있는 사람임을 입증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늘 복음서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 그들의 의심과 두려움을 흩어지게 하고 성경을 설명해 주면서 그들과 더불어 음식까지 함께 드셨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47절)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사도들과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을 통하여 인류공동체를 해방과 구원으로 이끄신다.




부활 제3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사도 3,13-15.17-19)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주였으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기고, 그분을 놓아주기로 결정한 빌라도 앞에서 그분을 배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이사악의 하느님과 야곱의 하느님, 곧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종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셨습니다. 여러분은 거룩하고 의로우신 분을 배척하고 살인자를 풀어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 이제,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도 여러분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무지한 탓으로 그렇게 하였음을 압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예언자의 입을 통하여 당신의 메시아께서 고난을 겪으시리라고 예고하신 것을 그렇게 이루셨습니다. 그러므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  


시편(4)

주님 당신 얼굴의 밝으신 빛을 

드높이 우리에게 보여주소서

 

제2독서(1요한 2,1-5ㄱ)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용서하시다>


나의 자녀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죄를 짓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이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는 그분을 안다.” 하면서 그분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 자는 거짓말쟁이고, 그에게는 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복음(루카 24,35-48)

<그리스도께서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그리고 보라,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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