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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대림 제4주일 독서·복음 해설
  • 김수복
  • 등록 2015-12-19 08: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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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미카 5,1-4ㄱ)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그러나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그의 뿌리는 옛날로, 아득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므로 해산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주님은 그들을 내버려 두리라. 그 뒤에 그의 형제들 가운데 남은 자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돌아오리라. 그는 주님의 능력에 힘입어 주 그의 하느님 이름의 위엄에 힘입어 목자로 나서리라. 그러면 그들은 안전하게 살리니 이제 그가 땅 끝까지 위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신이 평화가 되리라.


시편(79)
주 만군의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제2독서(히브 10,5-10)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복음(루카 1,39-45)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대림 제4주일 ~ 독서·복음해설 ~


제1독서(미카 5,1-4ㄱ) 해설
<이스라엘과 당신 백성을 정의와 평화로 다스릴 분이 베들레헴에서 나오실 것이다>


미카 4와 5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카서의 나머지 다른 부분과 구분됨을 알 수 있다. 미카 예언자는 정의와 평화로 다스릴 미래의 나라를 그윽이 바라본다. 그때 등장할 왕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실 신비스런 인물로 나타날 것이다. 평화를 이룩하실 그 왕은 당신 백성을 해방하여 그들로 하여금 세상을 이끌 수 있도록 하실 것이다(참조. 6-7절). 그 왕은 목자로도 묘사되고 강력한 왕으로도 묘사된다. 그 왕에게는 이스라엘 백성뿐 아니라 지상의 모든 백성들이 복종할 것이며, 정의와 사랑으로 다스리는 그 왕의 통치는 흔들림 없는 평화를 노래하게 될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2,4-6)와 그 뒤 그리스도교 전통은 이 대목에 정확히 메사아적인 해석을 내린다. 미카 예언서는 이사야서의 본문들 특히 임마누엘의 탄생과 메시아의 평화로운 통치에 관한 대목들과 연관을 맺고 있다(이사 7,14; 9,5-6;11,1-9). 오늘 독서에서는 미래에 등장할 왕의 탄생지가 베들레헴이라 지적된 점이 특이하다(에브랏은 베들레헴의 옛 이름이다. 참조. 창세 35,16; 48,7). 미카서에서도 다른 데와 마찬가지로 메시아가 목자와 왕으로 묘사되고 있다.


시편(79) 해설
<주 만군의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


이 시편이 쓰인 배경에는 예루살렘 멸망 및 귀양살이와 맞먹는 커다란 국가적 재앙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탄식은 주님께 당신이 사랑하는 백성을 회복하여 주고 완성해 주시도록 열렬한 기도를 덧붙이고 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참된 목자이시다. 위기에 처한 모든 백성의 목자이시다. 당신 포도밭을 심고 가꾸고 지켜 주시는 분은 오직 그분뿐이다.


제2독서(히브 10,5-10) 해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시기 위해세상 안으로 들어오셨고, 당신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심으로써 우리를 거룩하게 하신다>


히브 9,24-28에서 저자는 속죄의 제사가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제물로 바치시는 제사에 의하여 완성되었음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제 그는 성전에서 바치는 제사가 지닌 의미를 살피고, 그 제사의 의미가 예수님께서 바치신 새로운 제사에 의하여 사라졌음을 지적한다.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시작된 새 시대에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닌 동물이나 남은 돈을 갖다 바치는 제사로는 효력을 나타낼 수가 없고, 그리스도와 더불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려는 사람들의 제사에 의해서만 인류 구원을 위해 효력을 발휘할 수가 있게 되었다.


새로운 구원계획(5-9절):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살과 피와 목숨을 제물로 바치시는 새로운 구원계획을 실현하셨다.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새로운 구원계획에 따라 그리스도와 더불어 미사를 바치는 것도 인류의 구원과 해방을 위하여 바로 자신의 몸과 피를 바쳐 노력함을 뜻한다. 자기 자신 외에 동물이나 돈을 바쳐 하느님을 달래 보려는 것이 구약의 제사였다면, 신약의 제사는 자기 자신을 바쳐서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몸 바침인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당신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우리는 공으로 거룩한 사람이 되었다(10절). 즉 그의 봉헌으로 말미암아 우리도 다른 사람을 위해 순수하게 자신을 바칠 수 있게 되고, 가장 완전한 사람이셨던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의 거룩한 자녀가 되었다.


복음(루카 1,39-48) 해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통하여 사람들 사이에 계시면서 악을 쳐부수는 결정적인 승리를 안겨 주신다>


- 새로운 계약의 궤: 루카 복음서의 이 대목에서는 구약성경을 풍부하게 인용하고 있다. 특히 계약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긴 일화를 떠올리고 있다(참조. 2사무 6). 다윗이 계약의 궤를 앞에 두고 기뻐했듯이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던 세례자 요한이 마리아 앞에서 기뻐 뛰놀았다.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영접하고 기쁜 나머지 노래를 부른 것은 계약의 궤가 예루살렘에 들어왔을 당시의 다윗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복음서 저자는 마리아가 사람들 사이에 머무르시는 하느님의 새롭고 참된 거처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더 이상 물질로 만들어진 상징물이나 돌로 지은 성전 안에 갇혀 계시지 않는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마리아 안에서 우리 가운데 살아계신다. 그분은 그리스도와 마리아를 닮은 사람들 가운데서, 온 인류 안에 살아계신다(참조. 말라 3,1-2).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드러내야 하며 참된 신앙행위로 인류공동체를 하느님의 성전으로 바꾸어 놓아야 한다.


- 승리를 거두는 여인: 루카 복음서의 이 대목은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실상 계약의 궤는 전쟁터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했다. 그리고 엘리사벳이 지른 환호성은 유딧이 홀로페르네스를 쳐 이기고 나서 부른 승리와 기쁨의 노래를 떠올리게 한다(유딧 13,17-18; 15,9-10).


복음서 저자는 구약에서 원수들을 쳐 이긴 여인들과 비교하여 마리아를 제시하려고 한다.  마리아는 구약의 그 여인들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에게 악을 쳐부술 수 있는 결정적인 승리를 마련해 주며 모든 사람에게 메시아 시대를 열어 준다. 마리아의 태중에 계신 그리스도께서는 죄와 고통, 슬픔과 고독과 죽음을 영원히 쳐 이기실 것이다.


이제 새로운 계약의 궤는 마리아에 뒤이어 우리들에게 이어졌으며, 우리가 바로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는 새로운 계약의 궤가 되었으며, 이것으로 우리는 악마의 세력을 대항하여 승리를 쟁취해야 할 의무가 지워졌다.


묵상


-구원 계획에서 마리아가 담당하는 구실


오늘 전례는 우리들로 하여금 성탄 신비가 지닌 본질적인 측면 한 가지를 반성하게 한다. 그것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과 만나도록 하려면 우리가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평화를 이룩해야 된다는 점이다. 그 평화는 동정 성모 마리아가 담당하는 역할을 우리가 해낼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마리아의 품에서 태어나신 하느님의 외아들을 생각하며 우리 자신들도 마리아처럼 하느님과 더욱 긴밀하게 일치하여 인류 구원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외아들과 순수하고 거룩하게 받아들임으로 인하여 우리 또한 감히 접근할 수 없으신 하느님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었다.


성경이 메시아가 태어날 탄생지를 베들레헴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마태 2,6). 다윗의 왕국 유다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던 조그마한 고을 베들레헴에서 유다 가문으로부터 다윗의 자손으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목자-왕이 나올 것이었다. 그러나 그분이 시공(時空)에 들어와 태어나셨을지라도 그분의 기원은 오랜 옛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절). 이 같은 표현은 메시아의 영원한 기원,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그분의 영원한 탄생을 꿰뚫어 볼 수 있게 한다. 시편작가도 이 점을 미리 예언한 바 있다(참조. 시편 2,7). 


그렇지만 예언의 핵심은 미카 5,3에 들어 있다. 3절에서는 “그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라고 되어 있다. 즉 그 여인이 아기를 낳아야만 비로소 하느님의 백성이 온전하게 살 것이라는 말이다. 그 여인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주 그의 하느님 이름의 위엄을 힘입어 목자로 나서리라. 그러면 그들은 안전하게 살리니 이제 그가 땅 끝까지 위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신이 평화가 되리라.”(4절)


또 그 아기는 최고 통치권을 행사할 것이며, 당신 백성 한가운데 계시면서 활동하시는 하느님 자신의 영광과 능력을 가지고 착한 목자로서 당신을 따르는 백성을 인도하실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아기의 정의롭고 사랑에 찬 통치를 받게 되어 모든 백성이 참된 안정과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카의 예언은 역사상 가장 숭고하고 장엄한 정점을 이루는 사건이 발생할 장소와 시간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그 아기의 탄생은 하느님과 모든 백성이 만나게 될 결정적인 순간이다.


- 새로운 계약의 궤인 마리아 안에서 메시아 시대의 모든 백성이 환희에 넘친다


미카 예언자가 누구라고 정확하게 지적하지는 않지만, 모든 백성이 겪는 종살이와 분열과 아귀다툼에 마침표를 찍을 여인을 우리는 루카 복음서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동정 성모 마리아로 본다. 은총이 가득하신 동정 성모 마리아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인류와 온전한 만남을 실현하기 위해서 유일하고도 독특한 모양으로 살아계신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마리아가 자기 안에 오셔야 될 분을 받아들이고 나서 서둘러 여행길을 떠나 엘리사벳을 방문한 사실로써 설명한다(39절). 


또한 루카 복음서 저자는 구약성경 본문에서 영감을 받아 마리아는 예언자들이 예고한 ‘시온의 딸’임을 밝히며 마리아 안에서 구약의 약속과 희망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한다(참조. 스바 3,14-15). 그 시온의 딸에게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영광을 드러내신다. 성경이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모양으로 성경이 지적한 동정녀가 하느님의 권능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실 분을 낳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 동정녀는 하느님께서 거처하는 자리, 당신이 인류와 새롭게 계약을 맺으시는 자리이다.


루카 복음서의 이야기는 환희와 기쁨에 넘쳐 있다.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차’ 마리아에게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고 축하한다. 그 인사에 마리아는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마니피캇)로 응답한다. 그 응답은 예언자들이 메시아 시대의 환희를 예고한 그대로다(참조. 이사 6,10; 54,1-5;60,1-6; 66,7-14; 스바 3,4-18).


- 마리아는 모든 인류에게 하느님을 대면할 수 있게 해 준다


메시아 시대는 마리아와 더불어 시작되었고, 미카의 예언이 예정된 여인 마리아 안에서 맞아떨어졌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우리가 수행해야 할 사명을 보여 준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태중에 모시고 엘리사벳을 방문한 마리아는 당신 아들의 현존과 능력으로 엘리사벳이 임신한 세례자 요한을 거룩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구약과 신약이 만나는 접합점이 된다.


마리아 안에서 그리스도(구원자)를 찾고 따르는 온 인류가 깨끗해지고, 하느님의 새로운 궤와 지성소가 되며, 마리아 안에서 온 인류가 그리스도를 자기 속에 품게 되었다. 그리고 갈라진 모든 사람과 모든 백성이 마리아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형제자매가 되어 마리아의 아들 그리스도를 자기네 주님(주인)으로 모실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이룩될 것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마누라와 아들 둘, 손자 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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