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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타(聖打)..가톨릭 신학생에 몽둥이질 웬 말인가
  • 이완규 기자
  • 등록 2015-07-28 18:21:49
  • 수정 2015-08-10 14: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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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존경하던 신부가 몽둥이로, 빡! 소리가 날 정도로 힘껏 내 엉덩이를 쳤다. 그 때 내 몸은 앞쪽으로 붕! 날아가는 것 같았다” 이는, 현재 신학교에 재학 중인 A씨가 기자에게 해 준 말이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신학생 A에게 들은 이 이야기는 기자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A씨에 의하면, 가톨릭 신학교에서는 4학년 때에 처음 가톨릭 사제가 입는 수단(soutane)을 입게 되는데, 이 수단을 입는 '착의식'을 하는 중에 ‘성타(聖打)’라는 몽둥이질이 있다고 한다. 매 맞는 사람은 수단을 입는 신학생이고 때리는 사람은 선배 신부(사제)와 선배 신학생들이다.


수단 착의식에 따른 ‘성타’는 12월부터 다음해 1~3월 기간 동안, 신학교나 지역 본당을 돌며 진행된다. 여러 신학생을 한 곳에 모아 ‘성타식’이라는 것을 하기도 하는데, 이 성타식은 몽둥이를 높이 들고 입장한 뒤 맞을 학생 이름을 부르면 “예! OOO 여기 있습니다” 하고 앞으로 나가 맞는다.


‘성타’를 하는 것은 ‘수단’을 착용하면서부터 사제가 되어 좀 더 어려운 과정을 잘 견디라고 격려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타’는 다른 가톨릭 국가에는 존재하지 않고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 이것이 보편적인 것이라면 로마나 유럽의 교회 혹은 여타의 지역에서 성타의 흔적이 보여야 한다.


그러나 교회사 어디에도 어느 지역에서도 성타에 대한 기록이나 흔적은 없다. 오직 한국에서만 보여 지는 유일한 통과의례의 한 모습이다. 이것은 아마도 군사문화에 익숙해진 한국사회의 어둠이 반영된 것으로 신학교 내의 혹은 사제단 내의 ‘위계질서’를 잡기 위해 행해지는 부정적인 행동으로 보여 진다.


성타가 없어져야 할 신학생에 대한 폭력이라고 주장하는 A씨는, 당시 자신을 때린 신부는 야구를 취미로 하는 신부여서 몽둥이로 맞는 순간 몸이 앞쪽으로 붕 떠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조금만 잘못 맞으면 허리가 잘못될 수도 있겠다고 느낄 정도로 세게 맞았다고 한다.


A는 또 다른 신학생이 ‘성타’때 신부가 아닌 일반 평신도에게 맞는 수모를 당한 이야기와 다른 신학생 B가 했던 ‘본당 신부가 자신을 때리도록 허락한 평신도가 자신의 엉덩이를 때릴 때, 자신은 수단 뒤를 감싸 쥐고 너무나 치욕스러웠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괴로워했다.


이 이야기는 평신도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성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일부 평신도들은 이러한 예식에 참여하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서로 매를 주고받으며 이러한 예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며, 이것이 복음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A씨의 말처럼 '성타'가 사실인지에 대해 현재 C본당 주임신부에게 물어보았다. C본당 주임신부는 "성타’가 존재하며, 우리나라 신학교의 오래된 관습 같은 것으로 신학교나 본당을 돌며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타’는 위계질서를 잡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 라고 말했다.


매 맞는 신학생은 그보다 약한 대상에게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할 우려도 있다. 가톨릭 신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에 그의 출신‘본당’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신학생이 어린 학생을 몽둥이로 때려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 몇 몇 교구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스캔들이 되어 신학교를 떠나야 했던 사례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얼마 전 기자가 다니는 D성당에서는 신학생이 고등학생 복사를 때려 큰 소동이 벌어졌었다. 성당에서 복사 활동을 하던 아들이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신학생에게 맞았다고 하자 부모가 성당으로 달려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학생에게 맞은 학생은 부모가 늦은 나이에 아주 힘들게 얻은 귀한 외동아들이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 이미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꼽는다. 그런데 신학교나 교회 속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경직된 ‘서열관계’ 때문에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교회 안의 폭력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런 경직된 가톨릭 조직에서 ‘위계질서’를 잡겠다며, 군대에서도 사라진 빳따, 몽둥이질이 성타(聖打)라는 미명으로 벌어진다면 큰 문제다. 가톨릭 안에서 사제가 휘두르는 몽둥이질이 성스러울 수는 없다.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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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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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6-06-25 22:13:27

    <성타(聖打)가 존재하며, 우리나라 신학교의 오래된 관습>
    <성타(聖打)는 위계질서를 잡기 위한 목적>
    - 금시초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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