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울아카데미에서 6월 초 출판한 책 <진정한 사법개혁> 표지가 `개혁`처럼 가죽을 벗긴 디자인이다. (사진제공 = 이원영)작년 12월부터 반 년 동안 열 차례의 세미나와 토론회 끝에 드디어 '진정한 사법개혁' 책이 한울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이 참여하는 사법민주화'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시대의 진정한 과제인 사법개혁의 이정표를 제대로 제시한 책입니다.
2024년 12월 현직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여 국회를 봉쇄한 사건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례 없는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은 충격은 사법부로부터 왔습니다. 내란 사범에 대한 법원의 느슨한 태도,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해 빛의 속도로 진행된 유죄 파기환송. 이 모든 것이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이제 사법부가 주권자 국민을 위한 기관인지, 스스로 성역을 구축한 권력인지를 물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모인 법학자, 변호사, 시민운동가들의 공동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시민인권위원회와 정철승변호사무죄판결을위한시민변호인단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일곱 차례의 온라인 연속세미나와 세 차례의 방송 좌담회, 그리고 종합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아테네의 시민재판에서 출발하여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대만의 사법제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한국형 사법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세미나의 목표였습니다.
이 책의 필진은 국내외의 법학자와 실무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대 명예교수 한인섭, 배재대 명예교수 김종서, 조선대 교수 김명식, 홍익대 교수 황치연, 경성대 교수 손형섭은 헌법학과 비교법의 관점에서 각국의 사법제도를 분석했습니다. 전 부산외대 교수 최자영은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사법 민주주의의 원류를 추적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김원근과 오안나는 배심제의 현장을 전했고, 전 한국입법학회 회장 정철승 변호사는 식민지 사법의 유산, 전관예우의 구조적 문제, 대만의 사법개혁을 다루었습니다. 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은 법학교수 출신답게 실행 가능한 개혁 전략을 제시했으며, 시민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원영은 사법개혁특별법의 제정 및 『잘못된 판결 백서』의 간행을 제안했습니다.
그 외에 토론자로 방승주 한양대 교수, 김종구 조선대 교수, 이정민 단국대 교수, 정광현 한양대 교수, 김은진 원광대 교수, 김창록 경북대 교수, 최봉태 변호사 등이 참여하여 개혁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전편에 걸쳐서 많은 의견을 제시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사진제공 = 이원영)이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는 왜 사법개혁이 필요한지를 묻고,
제2부는 세계 각국이 사법 민주화를 어떻게 이루어왔는지를 살핍니다.
제3부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사법개혁안을 제시하고
제4부는 개혁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를 논합니다.
독자는 이 흐름을 따라가면서 사법개혁이 단순한 제도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주권의 문제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 실린 글들은 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충실한 내부토론을 거쳐 정리한 것입니다. 헌법 제1조는 선언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원칙을 사법의 영역에서 완성하는 것이 이 책의 정신입니다.
견제되지 않은 권력은 반드시 남용됩니다. 지금 사법부는 87년 헌법체제의 미비점을 틈타 심각한 과오를 저질러 왔습니다. 그 결과가 '조희대 사법내란'이었고 최근에는 국민의 참정권을 훼손한 초유의 '선관위 사태'의 책임도 지고 있습니다. 이젠 근본적인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책은 이제 세상에서 널리 읽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일동의 뜻을 담아 다음과 같이 편지를 드리오니, 함께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한겨레:온>과 <불교닷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