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호감보다 무관심, 갈라지는 한국의 종교 지형
  • 임신비
  • 등록 2026-03-27 19:14:09
  • 수정 2026-03-27 19:16:31

기사수정




한국 사회의 종교 지형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져 온 탈종교화 흐름 속에서 종교인 비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동시에 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1983-2025’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종교를 믿는 성인은 40%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7%에서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나타난 반등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종교인 비율은 여전히 감소 흐름 속에 있다. 2004년 54%였던 종교인 비율은 2014년 49%, 2022년 37%까지 하락했다가 이번에 소폭 상승했다. 특히 젊은 층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2004년 20대의 종교인 비율은 45%였지만 2022년에는 19%까지 떨어졌다.




개신교·불교 비슷, 천주교는 안정적


현재 종교 분포는 개신교 18%, 불교 16%, 천주교 6%로 나타났다. 비종교인은 60%로, 여전히 과반을 차지한다.


불교는 고령층 중심 구조가 뚜렷해 장기적 교세 약화가 예상되는 반면, 개신교와 천주교는 비교적 연령 분포가 고른 편이다. 특히 개신교는 최근 몇 년간 감소세에서 벗어나 다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종교인의 시선… “호감보다 무관심”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비종교인의 인식이다. 비종교인이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는 불교 15%, 천주교 11%, 개신교 6%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지표는 ‘호감 종교 없음’이다. 이 응답은 2004년 33%에서 2025년 67%로, 20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 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호불호 이전에, 종교 자체가 삶의 관심 영역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종교인의 종교 경험 자체도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 신앙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4년 43%에서 2014년 35%, 2025년에는 22%까지 감소했다. 이제 비종교인의 다수는 ‘종교를 떠난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종교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 역시 ‘관심이 없어서’(52%)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과거의 불신이나 갈등 중심의 탈종교화에서, 무관심 중심의 탈종교화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앙은 더 ‘집중’, 그러나 ‘기도’는 줄어


한편, 종교인 내부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종교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이상 종교시설 방문 비율은 개신교 81%, 천주교 68%로 모두 증가했다. 경전 독서 역시 각각 61%, 45%로 상승했다.


그러나 개인적 신앙 실천의 핵심 지표인 ‘매일 기도’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개신교 43%, 천주교 39%로,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믿는 사람은 더 깊게, 떠난 사람은 더 멀리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종교인구가 단순히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신앙을 실천하는 반면, 종교를 떠난 사람들은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을 잃고 더욱 멀어지고 있다. 특히, 비종교인의 다수가 ‘종교 경험조차 없는 세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종교의 전승 방식과 사회적 역할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