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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연대 만들어야 - ‘상처 입은 세상,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
  • 문미정
  • mo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2-16 16:25:04
  • 수정 2020-12-16 16: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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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속에서 함께 교회를 성찰하고 그리스도인의 공동 행동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5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상처 입은 세상,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2020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교황청과 세계교회협의회가 채택한 공동문서 『코로나 사태와 그 이후 성찰과 행동을 위한 그리스도교의 제안(A Christian Call to Reflection and ActionDuring COVID-19 and Beyond)』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 박재찬 신부


이날 발제를 맡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박재찬 신부는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진, 제약회사 그리고 심리학자는 필요하지만 종교인들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과연 종교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거나 아니면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는 진정한 종교인의 자세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재찬 신부는 먼저 교황청-세계교회협의회 공동문서에 대해 설명했다. 문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경계를 초월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과 봉사를 위해 종교 간의 각성과 협력 그리고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교 간 연대를 위한 7가지 원칙과 이웃에 봉사하는 7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박 신부는 한국 현실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먼저, 서로 연대가 가능한 종파들 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실무를 맡는 것이 구체적 실천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외된 이들의 고통을 증언할 방법을 찾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매스 미디어 공동 활용 방법이 연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 확진 후 완쾌된 이들의 심리적·영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종교가 온라인 콘텐츠, 전화 상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람들과 일터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영적 쉼터가 돼야 한다”며 완쾌자들을 위한 영성 프로그램이나 심리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종교간 연대를 통해 어떻게 구체적인 희망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 한국 사회에 어떤 새로운 의식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에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발표가 있어야 하며, 코로나를 죄 많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는 그릇된 가르침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 신부는 “종교가 먼저 자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연대를 통해 의식의 전환 혹은 변형(transformation)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며 세 가지 차원에서 의식의 전환을 제시했다. 


먼저, 그리스도인 자신이 그리고 교회 내부에서 그리스도화 됨으로써 의식의 전환과 내부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종교와 종교 간 관계 안에서 변화되어야 하며, 다른 종교는 경쟁자나 이교인이 아니라 친구요 영적 가족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종교와 세상의 관계 변화가 이뤄져야 하며, 종교는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 상호연대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세상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다가가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마음에 마지막을 고할 때 하느님의 보편적인 구원이 시작된다.


▲ 20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은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이어진 논평에서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이현숙 수녀는 지구적 차원의 생명공동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돕고 이차적으로는 그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적으로 되기 위해선 “모든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 즉 범종교적-시민적 차원에서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그리스도교 영성과 영적 수행’이 고통 받는 세상과의 연대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살폈다.


그리스도교의 영성을 아씨시 프란치스코의 삶을 통해 이야기 했다. ‘우주적 형제자매애’와 ‘작은자’의 영성과 윤리는 그리스도인의 소명과 세상의 치유와 이를 위한 연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숙 수녀는 “요즘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종교인들 특히 저희같은 수도자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중세 시대에 패스트가 유행했을 때 수도자들이 패스트 환자들을 돌보다가 자기도 병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에게 ‘잘 정비된 피정의 집을 코로나 환자를 위해서 우리가 개방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봤다”며 현재 상황에서 수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면서 논평을 마쳤다.


대구 누가교회 정금교 목사는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교회는 연대의 욕구가 있을까, 연대는 어떤 성격과 방향을 가져야 될까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새로운 형태의 연대’는 교회가 좀 더 차별과 불평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제시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천주교서울대교구통합사목연구소장 양주열 신부가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은혜 목사가 교회의 봉사에 대해 논평을 이어갔다. 


한편, 지난 8월 27일 발표된 공동문서 『코로나 사태와 그 이후의 성찰과 행동을 위한 그리스도교의 제안』에 대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미겔 앙겔 아유소(Miguel Ángel Ayuso Guixot) 추기경은 “시의적절한 교회일치, 종교간 대응”이라며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은 다른 종교 신자들과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포용적 연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협의회 임시 사무총장 요한 사우카(Ioan Sauca) 박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우리 신앙과 정체성의 원칙을 명료히 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창의적인 해결책을 이해하는데도 길을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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