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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레드 툼> 시민후원금으로 7월 9일 전국 동시 개봉
  • 구자환
  • 등록 2015-06-30 10:31:08
  • 수정 2016-05-11 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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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초기 학살당한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한 <레드 툼>(Red Tomb. 부제 빨갱이 무덤)이 오는 7월 9일 전국 12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영화등급위원회는 26일 이 영화 관람등급을 15세 관람가로 결정했다. 7월은 국민보도연맹원들에 대한 학살이 시작된 달이기도 하다.


구자환 감독은 이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지난 3월 16에서 4월 30일까지 극장개봉을 위한 시민후원 모금을 SNS를 통해 진행했다. 이 모금에서 120여명의 시민과 10개 단체가 참여했고, 약 1천 만 원의 후원금이 모금됐다.


지난 2004년 4월부터 촬영에 들어간 이 영화는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에게 선 보인 이후 2014년 최종 상영본이 완성됐다.


<레드 툼> 1950년 한국전쟁 초기 이승만 정권에 의해 예비검속에 이어 집단학살 당한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들 대다수는 이승만 정권이 좌익세력을 회유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든 반공단체인 ‘국민보도연맹’에 영문도 모른 채 가입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전투와는 상관없는 지역에서 집단 학살됐다.


이승만 정권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전향한 사회주의자들 관리하기 위해 만든 ‘시국대응전선 사상보국연맹’이란 단체를 모방해서 ‘국민보도연맹’ 단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을 각 지역별로 모아 자유주의자로 사상교육을 시키다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인민군에 부역하거나 동조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예비검속하고 불법적으로 산과 바다에서 집단 학살했다. 피학살자들 속에는 항일독립운동가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시 영문도 모른 채 부모형제를 잃은 유족들은 되레 빨갱이로 몰릴까 우려해서 자식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숨죽여 평생을 살아왔다.


1960년 4월 19일 혁명 직후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유해를 발굴하려는 유족들의 시도가 있었지만, 196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당시 박정희 정권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당시 전국유족회 회장과 간부들을 군사법정에 세우고, 용공분자로 몰아 사형을 언도하고, 유족들이 발굴한 유해와 수집한 자료들을 불태워버리는 소위 ‘분서갱유’라고 불리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 그 이후 이 사건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빨갱이로 치부되면서 이 사건은 역사 속에 묻히게 되었다.


그 이후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공교육에서도 제대로 다루어진 적이 없고 역사를 전공하는 대학생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은폐되고 묻힌 현대사의 비극중 하나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확한 진상조사 조차 진행되지 않아 몇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는지 등 기초적인 사항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3만에서 많게는 43만 명이 희생당했다고 추정된다.


구 감독은 “10년 전 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취재하면서 평생 가슴 속에 한을 간직하고 살아온 유족들에게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늦었지만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고 밝혔다.


또, “과거 민간인학살의 한축이었던 서북청년단이 재건위라는 명칭을 달고 현 시대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간인학살의 역사가 더 이상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실이라는 점에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그 수단과 방법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한민국이 탄생한지 고작 70년인데, 우리는 불과 60년 전의 역사도 모르면서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를 배우고 있고, 다른 나라의 민간인 학살 사건인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이야기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이들 피학살자들에 대해 여전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처음으로 진실화해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일부 진행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중단되었고, 지금은 정부가 손을 뗀 상태에서 민간단체로 구성된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유해 공동조사단’에서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 공동조사단은 지난해 2월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에서 1차 발굴을 하고, 올해 2월에는 대전시 산내면 골령골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진실화해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에 걸쳐 전국 168개소를 매장 추정지로 파악하고 이 가운데 13개소에 대해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인 바 있다.



<상영관>


서울 : 인디스페이스 / 인디플러스

부산 : 영화의 전당 / 아트씨어터씨앤씨 / 국도가람예술관

대구 : 오오극장

경기 : 추억극장 미림

강원 :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대전 : 대전아트시네마

전라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경북 : 안동 중앙시네마

경남 : 창원 메가박스

기타 : 광주극장- 7월 20일 이후 특별상영 2~3회 확정




<작품 개요>


- 제목 : 레드 툼

- 감독 : 구자환

- 출연 : 성증수 외 다수

- 제작 : 레드무비

- 배급/홍보마케팅 : 따미픽쳐스

- 포맷 : HDCAM. DCP

- 장르 : 다큐멘터리

- 상영시간 : 91분27초

- 제작년도 : 2013년

- 제작지원 : 영화진흥위원회 후반제작지원

- 주요영화제 :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 2014 인디다큐페스티발_ 국내신작전

2014년 서울인권영화제 / 2014년 무주산골영화제 / 2014 인디포럼

2014년 경기도 G시네마 / 2014 독립영화 쇼케이스 / 2014 광주|인천|전주인권영화제


<감독 소개>


감 독 : 구자환

나 이 : 1967년 생

소 속 :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직 업 : 영화감독 / ‘민중의소리’ 기자

연락처 : 010-7131-0618 / documob@hanmail.net


<주요작품>


2003년 : 단편 다큐 ‘선구자는 없다’

2005년 : 단편 다큐 ‘아스팔트 농사’

2007년 : 장편 다큐 ‘회색도시’ -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분 상영

2013년 : 장편 다큐 ‘레드 툼’



<영화평>-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장


청산하지 못한 역사 앞에서 우리는 빚진 자로 그 시간 앞에 멈추어 있어야 한다. 그것을 모르는 자들을 공범으로 만든 역사의 그늘 아래, 피해자들은 제 몸의 뼈를 삭히며 반세기를 지냈고 소리 없는 아우성은 발화되지 못했다.


보도연맹,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학살사건. 다큐멘터리 <레드툼>은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된 기록 영화이다. 인터뷰어는 죽은 자들의 아내, 자식, 형제 그리고 이웃들이다.


밀양, 창녕, 마산, 창원, 진주, 거제, 통영을 경유하며 은폐된 무덤이 골골이 드러나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역사가 생생한 기억과 함께 육성으로 재현된다. 그들의 인터뷰는 각자 다르지만, 같은 곳을 향한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쌓일 때마다, 산천에 포개져 있는 죽은 자들의 뼈들이 몇 배로 늘어나는 듯하다.


카메라는 그렇게 구술의 역사가 되어, 오늘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그들을 학살한 이들은 누구인가? 왜 이들의 원통한 죽음에 사회는 여전히 침묵하는가? 죽은 자는 있으나, 죽인 자는 없는 세상, 그 뼈 무덤은 여전히 빨갱이 무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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