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마존 시노드 폐막, 최종문건 공개
  • 끌로셰
  • 등록 2019-10-29 16:20:27
  • 수정 2019-11-14 17:29:12

기사수정



지난 6일에 시작된 아마존 시노드가 27일 폐막했다. 이번 시노드에서는 아마존 지역의 생태 문제와 아마존 가톨릭교회를 위해 보편교회가 어떤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가를 논의했다.


지난 26일 아마존 시노드 최종 브리핑에서는 스페인어로 작성된 최종 문건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각 항목별로 어떤 투표결과가 나왔는지도 일부 외신을 통해 공개되었다.


최종 문건에서 가장 강조된 표현은 ‘회개’, ‘새로운 길’ 등 이었고 여성부제, 기혼사제 그리고 생태 보호의 문제가 부각되었다. 


여성부제 대신, ‘공동체 지도자’ 또는 ‘종신부제’


여성부제 문제의 경우 최종 문건 5장, 특히 99-103항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 부분은 아마존 가톨릭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이 남성과 같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종 문건은 “여성이 교회에서 더욱 리더십을 발휘하고, 사목위원회, 교구위원회, 나아가 운영기구에 여성의 참여를 강화하여 리더십을 인정하고 촉진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101항. 찬성 165표, 반대 5표)고 정리했다. 


시노드 교부들은 “예수께서 여성들에게 주신 직분성(ministerialidad)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아마존 가톨릭 공동체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는 여성들이 다수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들을 위한 “공동체 여성지도자”(102항. 찬성 160표, 반대 11표)라는 직분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 종신부제에 관한 요청이 많았다”면서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립한 여성부제 검토위원회의 추가적인 연구를 요청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103항. 찬성 137표, 반대 30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마존 시노드 최종 전체회의에서 여성부제 검토위원회를 다시 소집하여 연구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기혼사제보다는 ‘종신부제’로


마찬가지로 아마존 지역에서 신망 받는 남성 지도자들을 사제로 서품하는 ‘기혼사제’(viri probati)에 대해 최종 문건은 “아마존 가톨릭교회에서 종신부제 양성과 지원이 시급하다”며 “아마존 가톨릭 공동체의 특수한 사목적 필요에 따라 우리는 부제직을 더욱 넓은 의미에서 이해하게 되었다”(104항)고 말하면서 아마존 가톨릭교회의 특수성을 반영한 종신부제 양성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105항)고 말했다.


최종 문건은 “많은 아마존 가톨릭 공동체들이 성체성사를 누리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제가 공동체에 돌아와 성체성사를 거행하고, 고해성사를 주거나 또는 병자성사를 할 때까지 때로는 몇 달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교부들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당한 다양성은 교회의 친교와 일치에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드러내고 이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인류의 빛」 26항에 따라 공동체에게 인정을 받은 적합한 남성을 사제로 서품하는데 필요한 ‘기준’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를 위해 해당 남성들은 법적으로 구성되고 안정적인 가정을 유지하면서도 풍성한 종신부제직을 수행해야 한다”(111항. 찬성 128표, 반대 41표)고 제안했다.


「인류의 빛」 26항은 성찬례에 관해 "주님의 명령과 교회의 법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으로 자기 교구를 위하여 제정한 더 자세한 규정에 따라, 존엄하신 하느님께 그리스도교 예배를 드리고 돌보아야 할 직무가 주교들에게 맡겨져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111항은 최종 문건 항목 중에서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항목이기도 했다.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아마존 시노드 최종 문건은 생태 보호를 위해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생태적 죄’(ecological sin)를 뉘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태적 죄란 “하느님, 다른 사람들, 공동체 그리고 환경에 반하는 행동 또는 태만”이라고 정의하며 “이는 미래 세대에게 저지르는 죄이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환경의 조화를 파괴하는 행동과 습관을 통해, 상호의존성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를 통해, 피조물 간의 연대 체계를 끊는 행위에서 나타나며, 이는 정의라는 덕에 반하는 죄”(82항)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마존 시노드 폐막 미사 강론에서 “시노드 중에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포식자와 같은 개발 형태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이들의 삶의 불안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는 은총을 얻었다”면서 “아주 흔히, 교회 안에서조차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심지어 가려지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입을 틀어막히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적으로, 신앙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마존 주민들을 생각하며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하자. 이는 교회의 희망의 울부짖음이다. 이를 우리의 울부짖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의 기도가 하늘까지 들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문건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되며, 이는 강제력을 갖지 않는 문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시노드 이후에는 교황이 시노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과 최종 문건을 참고하여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ation, 사도 권고로도 불림) 등의 문헌을 발표한다. 올해 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개최된 시노드 이후에도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는 권고를 발표한 바 있다.

  

다음은 아마존 시노드 문건의 목차다.



서문 (1-4항)


1장 아마존 : 경청에서 온전한 회개로 (5-19항)

- 생명의 메시지로 들려오는 아마존의 목소리와 노래

- 대지의 아우성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

- 아마존 지역 교회

- 온전한 회개의 촉구


2장 사목적 회개의 새로운 길 (20-40항)

- 밖으로 나가는 전교의 교회

a) 사마리아인을 닮은, 자비로운, 연대하는 교회

b) 교회일치를 위한 대화, 종교간 대화, 문화와의 대화에 임하는 교회

- 아마존 주민들을 섬기며 동행하는 전교의 교회

a) 원주민, 농민, 아프리카 후손의 교회

b) 이민자의 교회

c) 젊은이들의 교회

d) 도시 사목에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교회

e) 경청과 선포의 영성

- 사목적 회개를 위한 새로운 길


3장 문화적 회개를 위한 새로운 길 (41-64항)

- 아마존 주민들이 보는 교회의 모습

a) 아마존 주민들의 문화적 가치

b) 자신의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 곁에서 연대하는 교회

- 토착화된 교회로 나아가는 길

a) 민속신앙과 토착화된 교리 안에 나타나는 신앙생활

b) 토착화된 신학 안에서 숙고한 신앙의 신비

- 문화가 서로 교류하는 교회를 향한 길

a) 문화와 권리의 존중

b) 지구촌 시대의 문화간 대화의 촉진

c) 보건, 교육 및 소통의 문제

- 문화적 회개를 위한 새로운 길


4장 생태적 회개를 위한 새로운 길 (65-85항)

- ‘찬미받으소서’부터 시작된 통합적 생태로 나아가는 길

a) 아마존 생물 군집과 아마존 주민들을 상대로 한 위협

b) 공정하고, 연대하며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이라는 도전

- 아마존에서 ‘공동의 집’을 돌보는 교회

a) 복음화의 사회환경적 차원

b) 가난한 교회, 취약한 변두리에서부터 가난한 이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

- 통합적 생태의 촉진을 위한 새로운 길

a) 교회 전체와 전세계를 향한 예언자적 질문과 희망의 메시지

b) 아마존 사회사목 연구소


5장 공동합의적 회개를 위한 새로운 길 (86-119항)

- 아마존 가톨릭교회에서 전교를 위한 공동합의성

a) 성령의 인도를 받는 모든 하느님 백성의 전교적 공동합의성

b) 성령의 인도를 받는 공동합의적 친교의 영성

c) 아마존 지역에서 생활하고 노동하는 공동합의적 방식으로 나아가는 길

- 교회 직분을 위한 새로운 길

a) 직분의 교회와 새로운 직분들

b) 수도 생활

c) 여성의 존재와 여성의 시간

d) 종신부제

e) 토착화된 양성 과정

f) 공동합의적 친교의 원천이자 절정인 성체성사

- 교회의 공동합의성을 위한 새로운 길

a) 아마존 교회의 지역 시노드 구조

b) 아마존 지역의 대학과 아마존 지역의 새로운 시노드 구조

c) 시노드 이후의 아마존 지역을 위한 교회 차원, 지역 차원의 기구

d) 원주민들을 위한 전례


결론(120항)



⑴ 시노드 : 교리, 규율, 전례 등의 문제를 토의해 결정하고자 여는 교회의 대의원 회의. 현재는 참석자들이 의결권을 갖지 않는 공청회적 성격의 교구 회의나 여러 규모의 주교회의, 또는 교황이 소집하는 전세계 주교들의 대의원회의를 가리킨다. (천주교용어자료집)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