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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규탄한다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11-04 09:51:50
  • 수정 2015-11-04 09: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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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규탄 긴급 결의대회’가 열렸다. ⓒ 최진 기자


정권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기어코 강행했다. 국민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국정화 추진 과정은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 하다. 이제 우리 역사교육은 73년 유신 체제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나 사용되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정권이 도입하려는 의도는 뻔하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리는 모두 궤변에 불과하고 실제 목적은 친일·독재 미화에 있다”고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정확하게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짓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고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역사책을 바꾼다 해서 역사가 바뀌지는 않는다. 


우리 국민들은 정권의 이러한 작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는 박 대통령의 행각을 똑똑히 기록하고 기억할 것이다”라고 경향신문은 준엄하게 말하고 있다. 백번 동감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앞장선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말자. 그 교과서를 집필하는 사람들도 똑똑히 기억하자. 역사의 빛과 그늘을 빠짐없이 모두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기억은 아주 중요한 차원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모든 독재자의 종말은 비참했다. 정권은 하느님이 두렵지 않은가 보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어디 숨을 곳도 없는 법이다. 성서의 예언자들도 그렇게 증언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아무 말이 없는 주교들의 처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주교회의도, 주교회의 의장도, 정평위 위원장 주교도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침묵하고 있다. 한국 주교들의 비겁한 처신은 교회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주교들을 향한 백성들의 눈초리가 차갑다. 주교들의 침묵에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주교들의 처신을 보며 사도 바오로의 한탄이 새삼 떠오른다. 


“모두들 자기 일만 신경 씁니다.” (필립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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