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김근수 편집장의 바티칸 통신 - 2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09-12 09:17:22
  • 수정 2015-09-12 09:53:08

기사수정


▲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원정단은 10일(현지 시간) 오후 2시 30분 로마 이탈리아 노동총동맹(CGIL) 본부 2층 총회장에서 열린 유럽 주요 국가 공공부문 노조 대표 100여 명이 참석하는 유럽 공공부문 노조연합(EPSU)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에서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 지부장은 특별 연설을 통해 인천성모병원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연대와 교황의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이에 이탈리아 노조는 로마 원정 시위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국 노조 대표들은 인천성모병원 투쟁을 적극 지원한다며 연대의 박수를 보냈다.


홍 지부장은 특별 연설에서 국제성모병원은 허위환자 보고를 통해 국가로부터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취했고, 인천성모병원은 자신을 근거 없이 내부고발자로 지목해 집단 괴롭히는 등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홍 지부장은 인천병원 사태가 발생하게 된 본질은 돈벌이 경영이라며, 의료행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노조를 파괴하는 지금의 반사회적 반 인권적 경영행태의 근원이 바로 돈벌이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홍 지부장은 “6개월이 동안 1인 시위, 피케팅, 집회, 기자회견, 국회 토론회, 노숙 농성, 항의 방문, 거리 선전전, 지역시민대책 활동 등 수 많은 행동들을 했지만 외면당해 결국 이곳 바티칸까지 오게 되었다”며 “교황님께서 인천교구와 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사용자가 두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이다. 연대와 지지는 사용자에게는 두려움, 노동자에게는 힘이 된다. 교황님께도 이 상황이 전달되어 한국 인천교구에 조사단이 파견되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날 원정투쟁단의 CGIL 방문과 홍 지부장의 연설은 국제노동조직인 UNI Global Union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이날 세미나는 ‘노동조합과 위기- 조직차원 현상에서 대표성 조직으로’를 주제로 이틀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탈리아 노동총동맹에서 보건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CISL-FISASCAT의 국제담당 다리오 깜페오토 씨가 원정단 숙소를 직접 방문, 지난 9일 원정단과의 간담회 이후 인천성모병원 사태 해결과 교류협력을 위해 열렸던 내부 논의경과를 설명하고 향후 일정을 조율했다. 특히 9일 간부 50여 명이 참석한 FISASCAT 중앙위원회에서 인천성모병원과의 연대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원정단은 11일 CISL-FISASCAT 소속 가톨릭병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정단은 이탈리아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가톨릭병원의 경영방침과 운영 실태 등을 인천성모병원과 비교해 앞으로 가톨릭 병원의 올바른 운영 방향과 기조를 모색하는데 활용할 방침이다.


다음은 홍명옥 지부장의 연설문 전문이다.



<인천교구 산하 인천성모병원 문제 해결을 위한 지지와 연대를 호소합니다!>


- 교황청은 한국에 공식 조사단을 파견해야합니다

- 2015년 9월 10일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저를 초청하여 발언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간호사이자 노동조합 지부장 홍명옥입니다.


우리 노조는 한국 민주노총(KCTU)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KHMU) 소속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지부입니다. 이는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병원입니다. 직원이 1,600여명에 800병상규모의 큰 병원입니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은 현재 11명에 불과합니다. 직원 전체의 절반이 넘던 조합원들이 병원의 극심한 탄압으로 견디지 못하고 다 탈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바티칸에 원정투쟁을 오게 된 배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3월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병원인 국제성모병원에서 3,000명의 가짜환자를 허위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타낸 사실이 경찰수사 결과로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한국 의료 역사상 전무후무한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보건의료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에서 강력히 항의하고 규탄했습니다. 그러자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은 갑자기 어떤 근거도 없이 노조지부장인 저를 국제성모병원 사건의 언론제보자로 지목하고 집단 괴롭힘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언론에 제보한 사실도 없고 우리병원 일도 아니니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병원 경영진과 중간관리자들은 간호사업무를 하고 있는 저에게 3,4명씩 조를 지어 찾아와 환자들과 부서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적으로 언어폭력과 위협행위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하루에 수차례씩 시간을 정해 놓고 미리 조를 짜서 계획적으로 이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경영진의 노조탄압수단으로 이미 3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었습니다.


저는 3년째 반복되는 집단 괴롭힘으로 결국 출근도중 실신 해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 입원을 하고 정신과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3개원간의 치료가 필요하여 병가를 냈지만 병원은 이마저도 인정할 수 없다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현재 국제성모병원 사건은 의료법위반으로 의사 14명이 검거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고, 저의 집단 괴롭힘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와 사학연금공단 재해보상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저와 보건의료노조는 노동인권탄압 중단, 부당한 돈벌이경영 중단, 노조활동 보장 등의 요구를 걸고 병원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5개월이 넘도록 어떤 대화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운영주체인 천주교 인천교구 주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요구했지만 주교 역시 병원장만 불러 한쪽 얘기만 듣고 지금까지 우리와의 대화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된 지 6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대화조차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항했습니다, 우리는 투쟁했습니다. 1인 시위, 피켓팅, 집회, 기자회견, 국회토론회, 노숙농성, 항의방문, 거리 선전전, 지역시민대책 활동 등 수 많은 행동들을 했으나 병원과 인천교구는 어떤 대책도 대화도 거부했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기 전 7일간의 단식투쟁도 했습니다. 오직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끝내 외면당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이곳 바티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교황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천주교 인천교구와 인천성모병원은 제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절박한 심정입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 본질은 다름 아닌 돈벌이 경영입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슬로건은 ‘돈보다 생명’, ‘의료민영화 절대 안 돼’입니다. 환자의료행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노조를 파괴하는 지금의 반 사회적, 반 인권적 경영행태는 반드시 없어져야합니다. 특히 한국은 공공의료가 10%미만이고 90%가 민간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더 이상 반복되면 안 됩니다.


저는 여기오신 여러분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연대를 호소합니다. 지금의 사용자가 두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입니다. 동지들의 연대와 지지는 인천교구와 사용자에게는 큰 두려움이 되고, 저와 노동자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바티칸 교황님께도 이 상황이 전달되어 한국 인천교구에 조사단이 파견되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이곳에 와서 동지들과 함께 상황을 공유하게 되어 매우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보내주진 연대와 지지에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돈보다 생명이 소중한 세상을 위해 저와 보건의료노조는 계속 투쟁 할 것입니다.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10일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 홍명옥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