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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남녀 평신도·수도자에 시노드 투표권 확대 ‘주교들로만’ 시노드 구성을 한정 짓지 않겠다는 결정 끌로셰 2023-05-02 16: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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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Synod)


주교 및 일부 남성 수도자만이 투표권을 행사했던 가톨릭교회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시노드)에서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주교가 아닌 남녀 수도자와 평신도에게 투표권을 부여했다.


지난 26일,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치(Mario Grech) 추기경과 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총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Jean-Claude Hollerich) 추기경은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주교’(non-bishops)에게도 시노드 투표권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비주교’에는 주교 서품을 받지 않은 사제와 부제는 물론, 남녀 수도자 및 평신도가 포함된다.


시노드 사무처는 “시노드만의 주교 중심적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일정 수의 비주교 구성원들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여 주교들로만 시노드 구성을 한정 짓지 않는 것이 교황의 결정”이라며 “이번 결정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라는 모습을 복원함으로써 이 과정 전체의 공고함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노드 사무처는 이번 결정으로 시노드 자체의 ‘주교 중심적 성격’이 사라진 것은 아님을 강조하면서 시노드 정기총회에 참여하여 투표권을 행사하는 인원의 비율이 주교 75%, 비주교 25%라고 명시했다. 비주교로서 투표권을 가지고 시노드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참석자들은 대륙별로 교황청에 전달하는 추천 명단을 토대로 교황이 직접 선출한다.


시노드는 교황 바오로 6세가 1965년 창설한 기구로, 교황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상설기구다. 특히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 임기에 들어서는 교황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문헌 중 하나인 교황권고(영어: Apostolic Exhortation)를 내기에 앞서 관련 주제의 시노드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결정으로 가톨릭교회의 교리, 제도 변화 등 교황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더이상 주교 등 남성 고위성직자들만을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성직자는 물론 남녀 수도자, 나아가 평신도들도 참여하는 ‘하느님 백성의 합의체’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의 의사결정권을 모든 구성원에게 확대하기 위한 시도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교황령 「주교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에서는 주교가 아닌 남성 수도자가 시노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수정했다.


이어 2021년에는 시노드 투표권을 갖는 직책인 사무처 사무국장직에 프랑스 출신의 나탈리 베카르(Nathalie Becquart) 수녀를 임명하면서 여성에게 시노드 투표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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