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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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지은(四奇之恩), 말씀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연중 제28주일 (2025.10.12) : 2열왕 5,14-17; 2티모 2,8-13; 루카 17,11-18오늘은 부활의 사기지은에 바탕하여 일상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의 영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선택되면 치유를 받습니다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주변의 강국 시리아에 나병환자들이 많았지만 유독 나아만 장군을 선택하셔서 고쳐 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엘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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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천국을 사는 지혜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2025.10.01) : 느헤 2,1-6; 루카 9,57-62가톨릭 교회의 교리에서는 현세 이후의 내세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곳에는 하느님과 함께 사는 천국이 으뜸이고, 천국을 향한 정화 단계로서의 연옥이 버금이며, 하느님을 영원히 상실하는 지옥도 있음을 알려줍니다. 여기에서는 하느님을 잃어 버린 고통 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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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부활 신앙으로 세워질 성전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2025.09.26) : 하까 1,15-2,9; 루카 9,18-22순교자 성월도 거의 마쳐갑니다. 많은 본당이나 수도원에서는 9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순교자의 밤’을 지냅니다. 신자들이나 수도자들에게 순교 정신을 일깨우고 순교자들을 현양함으로써 순교 신심을 북돋우기 위한 신심행사입니다. 순교자들은 목숨을 바쳐서 그리스도를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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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은 이득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2025.09.19) : 1티모 6,2-12; 루카 8,1-3그리스도 신앙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알려 주신 계시 진리입니다. 인생의 항로는 하늘의 별처럼 세상을 비추는 이 진리를 향해서 나아갑니다. 신앙이 이 항로의 나침반이라면, 구체적으로 방향을 잡아 주는 키는 신심입니다. 그래서 신심(라 devotio, 영 devotion)은 신앙을 실제적으로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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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2025.09.05) : 콜로 1,15-20; 루카 5,33-39하늘을 물리적인 공간이자 정신 수양을 위한 대상으로만 삼았던 성리학 선비들과 달리, 이벽을 비롯하여 정씨 삼형제 같은 신앙 선각자들은 창조주 하느님으로 떠받들었습니다. 특히 조선의 고유 정신 전통에 조예가 깊었던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이 같은 뜻을 ‘주교요지’에 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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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진리를 믿고, 어떤 정의를 증거하고 있는가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2025.08.29) : 예레 1,17-19; 마르 6,17-29오늘은 경술 국치일입니다. 115년 전 오늘, 우리나라는 국권을 일본에 빼앗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미사의 말씀은 예레미야나 세례자 요한 같이 하느님께로부터 말씀을 받은 예언자들이 하느님을 거역하는 무리들과 맞서야 하는 운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하느님께서 예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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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이 없으면 울림도 생겨날 수 없다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2025.08.22) : 룻 1,1-22; 마태 22,34-40오늘 우리는 매우 감동적인 신앙 고백을 룻에게서 들었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제 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이십니다.”(룻 11,16)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는 이런 신앙 고백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룻의 마음과 삶에서 진정성 있는 떨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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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연중 제20주일 (2025.08.17) : 예레 38,4-10; 히브 12,1-4; 루카 12,49-53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는 하느님을 모르거나 알고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이 태반입니다.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어서 도무지 신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불가지론자들도 제법 많습니다. 게다가 신을 믿는다는 종교인들 가운데에서도 고작 기복신앙에 머무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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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그들이 있었다
연중 제19주일 (2025.08.10) : 지혜 18,6-9; 히브 11,1-19; 루카 12,32-48한국교회는 현재 복음화 제3세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그리스도 현존의 표지로 부각시킨 말씀과 성사 그리고 사도직을 기준 지표로 하여 우리 교회가 지난 230여 년 동안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말씀의 교회 시기와 성사의 교회 시기 그리고 사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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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윤리, 기원과 그 차이
성 알폰소 마리아 데 구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2025.08.01) : 레위 23,1-37; 마태 13,54-58신앙과 윤리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무엇을 믿고 지킬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믿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지키지 않으면 인간다운 삶을 살 길이 없습니다.오늘은 18세기 이태리에서 활약했던 성 알폰소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