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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 한반도 평화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3.1운동과 한반도 평화·통일운동에서 종교인의 역할 “북한을 타자화 시키면 남북관계 진전은 있을 수 없다” 문미정 2019-12-17 16: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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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은, 남북 교류 협력 사업보다 먼저 통일이 반드시 단일국가를 만들어내는 일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종교인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 마련됐다. 


윤경로 역사학자(전 한성대 총장)는 3.1운동의 ‘혁명적’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민족대표 33인은 모두 종교인들이었으며 이들의 신분이 평민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으로 여성들이 사회변혁의 전면에 나서고 기생·해녀·백정 등 신분적 차별을 받던 계층이 역사전환의 주체로 떠올랐다면서 3.1운동은 ‘제국’에서 ‘민국’으로, ‘신민’(臣民)에서 ‘민인’(民人)이 나라의 주권자로 우뚝 선 혁명적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 년 전 그날, 종교인들은 무너졌던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으며 시대의 흐름과 하늘의 뜻을 깨닫고 실천하여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고 대동단결하여 하나가 됐다면서 그러나 선배 종교인들의 꿈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통일논의 새 판짜기…평화 공존이 통일이다  


▲ 최완규 교수 ⓒ 문미정


최완규 신한대학교 설립자 석좌교수(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는 통일논의의 새 판짜기를 주제로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팔다리를 절단한 사람이 절단한 부위가 여전히 붙어있는 듯한 느낌에 시달리는 ‘환각지’ 현상을 언급하면서, “통일은 남북한의 허리가 잘린 지 오래됐는데 아직도 붙어있는 것처럼 분단의 통증을 느끼는 현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단 이후 남북한 관계는 체제와 이념을 달리하는 같은 민족 간의 대결과 경쟁을 그 본질로 하고 있다면서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정치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완규 교수는 “‘평화 공존이 곧 통일이다’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일국가 방식의 통일담론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통일의 기본 방향은 서로의 국가를 인정하고 장기간의 평화공존 체제를 제도화하면서 체제와 이념의 상용도를 높여가는 데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일랜드를 한반도 평화 정착의 모델로 제시했다. 내전을 겪고 있던 아일랜드는 1998년 영국과 남북아일랜드의 정치세력들이 ‘성 금요일 협정’을 맺으면서 내전이 종식된다. 이 협정은 체결 즉시 남북아일랜드의 국민투표에 부쳐 승인됐는데, 아일랜드 헌법에 규정된 영토 및 통일조항을 수정했다. 


이전 헌법에서는 아일랜드공화국의 영토를 아일랜드섬 전체로 규정했지만, ‘아일랜드섬에서 태어난 개인은 아일랜드민족의 구성원’이라고 개정하면서 북아일랜드에 대한 배타적 영토성을 주장했던 기존 입장을 포기했다. 또한 아일랜드섬의 통일은 평화적 방식으로만 이뤄져야 하고 통일은 남북아일랜드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명시했다. 이 두 조항이 수정되면서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흡수통일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고 성 금요일 협정은 잘 이뤄지고 있다.


최완규 교수는 종교인들이 남북 교류 협력 사업보다 먼저 “통일이 반드시 단일국가를 만들어내는 일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통일을 함께 논의하는 파트너”이며 “북한을 타자화 시키면 남북관계의 진전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이점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추구하다 


▲ 임형진 교수 ⓒ 문미정


임형진 경희대 교수(천도교 종학대학원장)는 북한에서의 3.1운동과 평가에 대해서 발표했다. 일제 침략과 정치·경제적 억압에 대응해 조선민족이 단결해 일어선 민족운동으로서 전체 민족해방운동사에 있어 큰 의의를 갖고 있다는 점에선 남한의 인식과 큰 차이는 없지만 구체적인 부분과 평가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임형진 교수는 “종교계가 공통으로 해석되는 부분을 보다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이 되살아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차이점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식 접근으로 일본의 과거사 범죄에 대한 공동대응과 독도침탈 야욕에 대한 공동대처,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촉구, 한반도 평화번영의 이상을 향한 공동전선 모색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선 원다문화센터 원장(종교연합 공동상임대표)은 각 종단에서 합의할 수 있는 북한교류협력에 대한 이념적 방향을 제시하고, 한반도가 평화·경제·민족공동체로 진전하는데 요청되는 종교계 통일준비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계 인식전환을 통한 통일 환경 구축, 남북 화해·신뢰 형성을 견인하는 남북 종교교류 추진, 통일준비를 위한 국민적 합의 확산 방안 모색, 대북지원 인식전환을 위한 ‘한민족 생태계’ 개념 도입 등을 제시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주최했으며 100명이 넘는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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