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루마니아 순방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기내 기자회견에서 ‘과거 잔재’에만 집착하는 가톨릭 전통주의자들을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루마니아에서 젊은이들과 기성세대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베네딕토 16세는 여전히 당신에게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는 내게 있어 그보다 더한 존재”라며 “매번 그를 찾아갈 때 마다, 나는 그분의 손을 잡고 그분이 말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베네딕토 16세는 말수가 적고, 말이 느리지만 여전히 심오함과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베네딕토 16세의 문제는 무릎이 아픈 것이지, 머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가볍게 웃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를 비롯한 “교회의 전통은 박물관의 전시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통이란 성장을 위한 수액을 전달해주는 뿌리와도 같은 것”이라며 “뿌리처럼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워야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교황은 “나무는 자라서 열매를 맺고 그 씨앗이 다시 다른 이들을 위한 뿌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교회의 전통은 언제나 생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을 만든 구스타프 말러(Gustave Mahler)가 “전통이란 미래를 담보해주는 것이지, 과거의 잔재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전통주의자들의 향수는 과거 잔재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다시 한 번 “전통이란 나무가 자라나, 꽂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담보해주는 뿌리”임을 강조하고 아르헨티나 시인 프란시스코 루이스 베르나르데스의 “나무에 피어난 것은 나무 아래 묻힌 것에서 온다”(Por lo que el árbol tiene de florido, vive de lo que tiene sepultado)는 글귀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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