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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근수]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에 서울대교구 사제라니? 여형구 신부는 사퇴하고, 염수정 추기경은 사과하라 김근수 2016-07-14 1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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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8월 여형구 신부 은퇴 미사 (사진출처=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 소속 은퇴사제 여형구 신부가 새누리당 신임 윤리위원장에 내정되었다. 새누리당은 7월 13일 여형구 신부를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73세의 여형구 신부는 1971년 사제품을 받은 뒤 명동대성당 주임을 끝으로 2013년 8월 은퇴했다. 


정말 어이없고 충격적인 소식이다. 여형구 신부의 경거망동도 문제지만, 서울대교구의 처신이 사실 더 큰 문제다. 염수정 추기경의 양해 없이 여형구 신부가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수락했다고 믿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염수정 추기경이 해명하고 책임질 일이다. 


‘한국천주교 사목 지침’에 따르면, 사제는 교구장의 허가 없이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을 맡을 수 없으며, 정치적 단체에 가입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 (14조 1,2항) 사제는 공무원, 국회의원, 지방의원이 될 수 없으며, 정당 가입을 할 수 없다. 정당 윤리위원장은 역할의 특성상 당외 인사를 영입할 수 있는 독립적 성격을 갖고 있긴 하다. 여형구 신부는 당원 가입을 하지 않은 외부인사로서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여형구 신부의 처신은 잘못이다. 

 

여형구 신부가 새누리당 신임 윤리위원장을 맡는다는 사실이 교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다. 가톨릭 신자들과 백성들은 서울대교구와 한국천주교회를 어떻게 볼까 그것이 사건의 핵심이다. 불의한 정권을 도와주는 천주교회라니, 말이 되는가. 


1980년 전두환 독재정권 때, 대구대교구 소속 전달출 신부와 이종흥 신부가 국보위에 참여했었다. 그때 두 사제의 교회법 저촉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두 사제의 경거망동보다 대구대교구 교구장의 처신이 더 큰 잘못이었다. 전달출 신부와 이종흥 신부보다 당시 교구장이 먼저 비판받아야 했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형구 신부보다 염수정 추기경이 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에 감동받는 국민들은 추기경은 모두 김수환 추기경처럼 말하고 행동할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추기경은 추기경이란 거룩한 단어까지 오염시키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은 정진석 추기경과 염수정 추기경과 우호적인 사이를 유지했다. 이스라엘을 점령했던 로마 군대에 적극 협조했던 유다교 대사제들이 생각난다. 일제 식민지 시대 한국가톨릭교회 내부의 친일파들도 그렇게 살았다. 


추기경으로 임명되기 전에 염수정 주교의 언행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염수정 추기경은 로메로 대주교의 모범을 따라 회개하는 주교가 되기를 진심으로 나는 기대했다. 그러나 순교자 집안 출신의 염수정 추기경이 순교의 길과 정반대로 유다의 길을 걷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하느님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서울대교구장으로서 행한 자신의 모든 언행을 하느님께 낱낱이 해명해야 하고 하느님께 가혹하게 추궁당할 것이다. 


더 긴 말 필요없다. 여형구 신부와 서울대교구의 처신은 복음정신에 분명히 어긋난다. 여형구 신부는 사퇴하고, 염수정 추기경은 사과하라. 여형구 신부는 자신의 경솔한 처신을 반성하고 근신하라. 염수정 추기경은 신자들과 국민들에게 어서 빨리 사과하고 반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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