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용 칼럼
-
겸손은 힘들다, 복종은 힘들다!
‘겸손은 힘들다. 새로운 뉴스 공장’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한민국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 청취율 20분기 1위인 TBS의 뉴스공장을 문닫게 하자 김어준 공장장은 새로운 뉴스공장을 유튜브에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겸손 뉴스공장’은 세계 1위가 되어버렸습니다. 글을 쓰는 오늘 현재 구독자 116만 명을 돌파했...
-
우리는 무엇에 중독되었나
동인천역 북 광장은 송림동 성당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성탄절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얘기들을 듣다 눈시울을 적시며,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전철에서 내려 지하도를 걸어 나옵니다. 올해도 여전히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해 지하도 출입구 구석이나 교...
-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의미하는 것
가톨릭 미사에서는 시작할 때 ‘참회의 기도’를 한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은 자기성찰로부터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생각이 말로 드러나고 말은 행동으로 드러나기에 하루 동안에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되짚어 본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자기 객관화’를 수련할 수 있는 좋은 예식(禮式)이다. 자기를 ...
-
‘디지털 피안(彼岸)’과 ‘포스트-휴먼’의 시대
오늘날 사람들은 코로나19의 난장을 지켜보며 가까운 과거에 스페인 독감의 참상을 기억하고 소환했다. 과거 스페인 독감이 고조에 달할 때 사람들은 더 먼 과거의 흑사병이 초래한 비극을 떠올렸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현재와의 냉정한 거리를 두며 현재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이어 미래에 대한 대안과 출...
-
풍수. 그리고 소나무숲 성당과 사람들
한국 가톨릭교회의 사제들은 정기적으로 인사발령이 있습니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임지에서 3년에서 5년 정도 일을 하면 인사이동을 합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시골에서 도시로, 때로는 대학, 병원, 사회복지시설 등 사제를 필요로 하는 곳에, 세상에 속해 있는 일이지만, 교회의 일을 하려 직무와 책임을 맡게 됩니다. 인사발령은 지역의 책...
-
한국사회 ‘대학’이란 무엇인가?
2021년 대학은 다양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위기의 강도는 코로나19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벚꽃엔딩’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는 말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학령인구통계’를 근거로 ‘지방대 소멸의 위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고, 현재 지방대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
-
타오르지 않는 빛, 녹지 않는 소금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인간의 창조까지 우주 진화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경이로움이다. 고도의 사고능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 인간의 사회가 조직되고, 종교, 정치, 경제, 문화를 일구어낸 오늘날의 상황은 예견된 결과였을까? 인간은 일어난 일, 결과를 보며 원인이 무엇이었나를 찾아가는 인과론(因果論)적 설명을 하려는 본성을 가...
-
마스크, 내 안으로 되 돌아오는 숨을 느껴보자
온 세상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 물론 낱말도 같았다. 사람들은 동쪽으로 옮아 오다가 시날 지방 한 들판에 이르러 거기 자리를 잡고는 의논하였다. "어서 벽돌을 빚어 불에 단단히 구워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게 되었다. 또 사람들은 의논하였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
-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려운가?
지난 추석 공영방송 KBS에서 30% 가까운 시청률 폭탄이 터졌다. ‘고향역’, ‘18세 순이’, ‘울긴 왜 울어’, ‘홍시’, ‘영영’, ‘공(空)’, ‘잡초’ 등 그때그때의 시대상을 반영한 노래로 사랑을 받아온 나훈아가 이번 공연에서 ‘테스형’으로 역사 안에 묻힌 가수 나훈아를 다시 소환했다. ‘나훈아 어게인!’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힘과 변화를 경험한다. 사랑은 사랑받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은 지금까지 이루며 살아온 좁은 공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열어주고,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것을 향해 자신의 삶을 열어가도록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부모의 사랑을 받아가며 새로운 세상을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