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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 행복
  • 지요하
  • 등록 2015-07-11 10: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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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 행복



공연히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황홀해지는 이상한 현상을

가끔씩 경험하곤 한다


궁금하다

딱히 그럴만한 일이 내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럴만한 일의 조짐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왜 이런 신비한 기분을 갖게 되는 걸까


어느 날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다가

또 한 번 돌연 마음 황홀해지는 현상을 느끼며

불현듯 가슴에 여울지는 생각을 얻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기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를 타고

나에게로 날아와서

내 심장과 뇌수에

신비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또 무슨 조화일까?

스스로 고개 끄덕이고 미소 지으며

내게 신비한 기분을 갖게 하는

어느 하늘 밑의 누군지 모를 사람들을 상상하며

또 하루 묵주 쥐고 걷기운동을 하는 행복한 시간

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네


내 마음과 생각이

끝이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타고

그의 심장과 뇌수로 날아가서

어느 한 순간 돌연 그에게

황홀한 기분, 신비한 현상으로 피어나기를!

나만의 그런 소망을 가슴에 담고

또 하루

온갖 풀벌레소리와 새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숲길을 걷고

파도가 신의 언어를 풀어놓는 해변을 다시 걷네

기도와 함께 하는 내 길을….


덧붙이는 글

지요하 : 소설가이며 저서로는 『신화 잠들다』, 『인간의 늪』, 『회색정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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