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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전 세계 가톨릭 언론에 “제대로 된 정보” 강조
  • 끌로셰
  • 등록 2022-02-03 14: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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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19 관련 전 세계 가톨릭 언론 단체를 만난 자리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받는 것은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28일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국제 가톨릭 언론 컨소시엄’(영어: International Catholic Media Consortium on COVID-19 Vaccines, 이하 ‘가톨릭팩트체킹’으로 약칭)과 만남을 가졌다.

 

가톨릭팩트체킹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이는 전 세계에 7개 언어로 제공되는 가톨릭 언론 알레테이아(Aleteia)의 주도 하에 팩트체크 기관 베리피캇(Verificat), 바티칸 전문 통신사 아이미디어(I Media) 및 유수의 학자들과의 협업으로 지난해 3월 설립되었다. 이 컨소시엄에는 각국 가톨릭 언론들이 함께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짜뉴스를 찾아내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만난 자리에서 성 바오로 6세의 1972년 세계 홍보의 날 담화를 길게 인용하며 언론의 역할이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교황은 “작성자가 자신이 전달하려는 것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냐에 따라 어떻게 기사의 내용이 변화하는지에 관한 아헨 대학의 시몬 파가니니 교수의 흥미로운 연구를 읽은 적이 있다”면서 “오늘날 인터넷 상에서 돌고 있는 온갖 거짓 정보를 떠올려보면 성 바오로 6세의 발언은 진정으로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다양한 문제에 관한 자신의 태도, 판단, 접근법 가운데 상당수는 대중매체에서 비롯되는 개념과 제안에 의해 엄청난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심지어, 상당 수준 그로 인해 형성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손쉽게 알 수 있다. (…) 기자들이 제공하는 뛰어난 서비스는 당장 명백한 것들을 관찰하고 보도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함의한다. 기자는 사건이 벌어지는 문맥에 맞추어 사건을 보도하고, 그 원인을 조사하며, 주변 상황을 검토하고 벌어진 일의 긍정적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언론은 면밀히 사실을 관찰하고, 그 정확성을 확인하고, 자신이 얻은 정보의 출처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찾은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기자가 단순히 어떤 사건의 단순한 사실을 보도해야함은 물론 공정한 평가에 필요한 의견과 요소들을 제공함으로써 사건의 함의를 설명해야 할 때 책임의 무게는 더욱 커진다.” (성 바오로 6세, 1972년 세계 홍보의 날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짜뉴스를 해결하고자 한데 모인 가톨릭 언론들에게 ‘함께’와 ‘진실’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강조했다.

 

함께 노력하는 것은 언론 분야에서도 핵심적인 것

 

교황은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기술, 지식, 작업물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팬데믹과 의견 분열의 효과를 느끼고 있는 이 때, 그리스도교 언론으로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시작점이자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팬데믹 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와 거짓정보가 분쟁과 분열로 이어지는 ‘인포데믹’(infodemic)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공포에 기반해 현실을 왜곡시키는 행위로 인해, 오늘날 글로벌 사회에서는 날조된 뉴스에 관한 댓글이 터져나온다”며 “소위 ‘과학적’이라고 하는 수많은 정보, 댓글, 의견들이, 종종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분위기를 조장하며, 이는 독자나 청자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만다”고 경고했다.

 

이는 네트워크 형성과 질병 연구가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의 중요성을 가리킨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는 것, 가짜뉴스가 아닌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하여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은 인권 가운데 하나다. 올바른 정보는 특히 덜 가진 이들, 가장 약한 이들과 취약한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불의와 거짓에 맞서지만, 언제나 사람들을 위해 (함께 한다)

 

교황은 컨소시엄의 목적이 거짓 정보를 퇴치하고 가짜뉴스를 타파하려는 것임을 상기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가짜뉴스 생산자나 소비자들을 인간 이하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짜뉴스는 타파되어야 하나 개인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자기 책임을 온전히 인지하지 않은 채로 가짜뉴스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도교 언론이라면, 그리스도교를 믿는 기자라면 “복음적인 모습, 즉 다리를 짓는 사람, 평화를 증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진실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교 기자의 접근법은 분열도, 자신이 우월하다는 식의 태도도 아니다. 그리스도교 기자는 현실을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과학에 관해 ‘일단 믿어라’는 식의 태도에 빠지지 않는다. 과학 자체는 문제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현실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하고 우리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의심, 우려, 의문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이를 존중해야 한다. 의심하는 이들과 대화해야 하는 것이다.”

 

교황은 다시 한 번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가장 먼저 분쟁과 단순화라는 사고방식을 지양하는 사람이 되어 의문과 반박에 대해 건전하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답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위기에서 홀로 벗어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던 사실을 언급하며 “문제는 위기가 분쟁이 되고, 분쟁이 오로지 반대를 의미하는 ‘전쟁’으로만 해결될 때 벌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진실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데이터를 검증하고, 이를 알맞게 제시하며, 각자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며 “진실을 찾는 일은 상업적 관점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강자의 이득과 거대한 경제적 이득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진실을 위해 함께한다고 하는 것은 상업적 이득을 최대화하려는 알고리즘에 대한 치료제를 찾아 나서는 것이기도 하다”며 “진실을 찾는다는 것은 적절히 정보가 제공되고, 정의롭고,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증진하는데 노력해야 함을 의미한다. 윤리적으로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언론이라는) 수단들은 극단주의의 호주머니를 불려주고, 개인들이 위험한 극단화로 빠지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분쟁의 의미”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모든 날조에 대한 치료제는 우리 스스로가 진실을 통해 정화되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진실이란 세상사에 관한 판단과 관련된 개념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진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고립, 분열, 반대를 조장하는 것들이 아니라, 일치를 이루고 모든 이들의 선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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