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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3주째 미사 중단…지역상황 따라 재개 일정 정하기로
  • 문미정
  • 등록 2020-03-19 16:03:58
  • 수정 2020-03-19 18: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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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공동체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세계에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 위기를 함께 이겨 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 (사진제공=한국천주교주교회의)


19일 한국천주교주교단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관련해 국민들과 신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발표하며, 미사 재개 날짜를 지역 상황에 맞춰 교구장 재량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 


천주교주교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정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은 다른 나라에 좋은 표양이 되고 있다면서 “나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공동체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세계에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 가는 신자들에게도 감사와 위로를 건넸다. “재난과 시련의 시기는 성찰과 성숙의 때이기도 하다”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시련을 허락하시지만 동시에 시련을 이겨 낼 힘을 주신다”고 말했다. 


또한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가족, 희생자와 그의 가족, 국민, 전 세계 모든 이가 이 위기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십사 기도하자고 청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2020년 춘계 정기총회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중단된 미사 재개 시기를 논의했다. 그 결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일이 4월 6일로 연기된 점을 고려해 지역상황에 맞춰 교구장 재량에 따라 구체적인 미사 재개 날짜를 정하기로 결정했다. 


천주교 전국 16개 교구 모두 3주째 미사를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19일 현재 기준으로, 대전·춘천교구는 오는 3월 20일까지, 광주·서울·인천·의정부·전주·제주교구는 3월 22일까지, 부산교구는 3월 24일까지, 청주교구는 3월 31일까지, 수원교구는 4월 1일까지 미사 중단 기한을 연장했다. 


대구·원주·안동·마산·군종교구는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사를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이번 주교회의 정기총회 결과로 인해 이후 각 교구별로 미사 중단 기한에 변동이 예상된다. 


한편, 오는 5월 16일에는 교황회칙 『찬미받으소서』 5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며 2021년에는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한국천주교회 차원의 희년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희년 기간은 2020년 11월 29일(대림 제1주일)부터 2021년 11월 27일(대림 제1주일 전날)이다. 


다음은 천주교주교회의 담화문 전문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과 한국 천주교회 신자분들께 드리는 담화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예기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근심과 걱정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감염 때문에 겪게 되는 사회적 격리는 물론,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피해가 늘어나고, 경제적 피해를 입은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투명하고 체계적이며 뛰어난 진단 능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정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과 관련하여 일부 국민에 대한 비평과 원망이 없지 않았지만, 위기 때마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해 왔듯이, 이번 코로나19에 맞서서도 우리는 뜻을 모으고, 확산 방지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지만 타인을 배려하는 미덕을 실천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연대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은 이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힘겨워하는 다른 나라에 좋은 표양이 되고 있고, 많은 국가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사재기의 유혹을 물리치고, 자원봉사에 발 벗고 나서며, 정부의 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노력에 따른 결과입니다. 나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공동체를 살리는 길임을 우리는 세계에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 위기를 함께 이겨 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교우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일시적으로 유보한 채, 각자 광야 한가운데를 걷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지 못하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개별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방송 매체를 통해 미사에 참례하며, 또한 선행과 자선을 베풀면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이어 가는 신자 여러분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러한 재난과 시련의 시기는 성찰과 성숙의 때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시련을 허락하시지만 동시에 시련을 이겨 낼 힘을 주십니다. “여러분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으로서 이겨 내지 못할 시련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십니다”(1코린 10,13).


속죄와 회개의 사순 시기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지금의 희생과 고통을 기쁘게 이겨 내고, 믿음을 잃지 않으며 희망하는 가운데 서로 힘이 되어 줍시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 희생자와 그의 가족, 우리 국민,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이가 이 위기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십사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정성을 다해 기도합시다.


악에서도 선을 이끌어 내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섭리를 깨달을 수 있는 은혜를 청하며,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하느님께 간청합시다. 죄와 죽음의 어두움을 물리치시고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 주신 외아드님께서 곧 부활하시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실 파스카 축제를 준비합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5-6 참조).



      2020년 3월 19일(성 요셉 대축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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