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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다종교사회에서 종교간 대화가 필요한 이유
  • 강재선
  • 등록 2019-05-31 17:20:13
  • 수정 2019-06-04 22: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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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중인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 ⓒ 강재선


31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변화하는 세상과 교회의 선교’를 주제로 1차 NCCK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는 특별히 독일의 저명한 개신교 신학자인 하이델베르그대학교 테오 순더마이어(Theo Sundermeier) 교수가 참여했다.


선교신학, 민족종교 등을 연구해온 순더마이어 교수는 ‘종교, 폭력, 관용’을 주제로 현대 사회에서 종교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를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다문화, 다종교화된 사회 속에서 종교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종교 근본주의 원인은 다문화 사회 속에서 느끼는 '불안'


순더마이어 교수는 모든 행위와 그 결과를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다문화, 다정치적 불확실성 안에서 살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사회적 관계나 관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안감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거처를 찾게 되고, 이에 따라 그리스도교나 이슬람교에서 자신들의 경전을 절대적으로 해석하고 그 자체로 아무런 오류가 없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그럼에도 그리스도교의 근본주의와 이슬람교의 근본주의에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마태 22, 21)는 성경 구절로 표현할 수 있는 정교분리의 원칙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채택하거나 지향하는 국가에서는 종교가 “국가 윤리의 기초”가 되고 “모든 이에게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질서를 조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교일치 국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근본주의자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자기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라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원수들과 불신앙인”이라고 말했다. 


관용의 태도로 끊임 없이 종교간 대화해야


순더마이어 교수는 필리핀, 이집트, 독일, 스리랑카 등을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는 국가를 언급하며 IS를 비롯한 극단적 근본주의 세력이 자신들의 경전인 코란에 반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성전이라는 미명 하에 자살테러 등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 분파처럼 이웃 종교를 배척하고,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형식의 선교가 아니라 ‘관용’의 선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때 관용이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상대주의적인 태도가 아닌 “신앙에 따라 철저하게 살고, 자신의 신앙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라면서 자기 입장을 명확히 하고 상대방과의 대화를 전개해야 서로의 교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대화에는 정보를 교환하는 대화, 윤리와 관련된 대화, 합의를 도출해내는 컨센서스 대화가 있다”고 구분했다. 특히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적인 일치를 이루기 위한 신학적 차원의 대화에는 “회의적”이지만 정보를 나누고 사회적 윤리를 논의하는 대화는 “서로의 공존을 위해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순더마이어 교수는 “서로 다른 신앙에 대한 그때그때의 상호간의 정보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같은 공동체 사회에서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무관심과 구별되며 이방인을 존중하고 그의 다름을 인정하는 ‘건설적인 관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 “낯선 사람이 자신의 낯섬을 공격적으로 들이밀고 심지어는 내가 그 다름을 채워주고 받아 들여주기만을 원한다면 그것은 관용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건설적인 관용이 추구하는 것은 정보 대화에 필요한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고, 관용이 받아들여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포럼에는 ‘소비자본주의 세계 : 복음과 문화의 문제’를 주제로 양권석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다문화사회에서 서로비추기와 서로배우기 - 연민, 환대, 연대’를 주제로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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