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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경찰, 제주4.3 첫 유감표명…“비극 되풀이 않도록 거듭나겠다”
  • 문미정
  • 등록 2019-04-03 17:11:11
  • 수정 2019-04-03 17: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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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4.3 추념식에 처음으로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 문미정


제주4.3 71주년을 맞는 오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4.3 추념식에 민갑룡 경찰청장이 참석했다. 경찰청장이 공식적으로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방부도 제주4.3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문원섭 재경 제주4.3 유족청년회장은 “반드시 찾아올 제주4.3 정명을 향해, 완전한 해결을 향해, 그리고 맞이할 찬란할 4월을 향해 하나의 불씨를 옮기는 마음으로 ‘더하기 일’”이라며 “올해 광장은 71주년이 아니라 70+1주년. 4370을 이어받아 4370+1”이라고 설명했다. 


재경4.3유족회 이지순 씨가 어린나이에 제주4.3으로 할아버지를 잃은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아버지께 드리는 글’을 읽자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 `아버지께 드리는 글`을 읽는 이지순 씨. ⓒ 문미정


아버지! 이렇게 아픈 가족사를 아버지 손녀들에게는 되풀이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왜, 어떤 이유로 29살에 어여쁜 아내와 9살, 4살, 2살의 어린 자식을 두고 눈을 감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게 되었는지를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손녀들이 살아갈 이 세상을 지켜봐주십시오. 


추념식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은 무고하게 희생된 양민들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경찰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찰은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고 헌신하는 민주·인권·민생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4.3에 대한)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으며 밝혀진 사실에 따라 경찰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 문미정


이날 국방부도 처음으로 제주4.3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국방부는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늘 국방부의 제주4.3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제주 4.3 사건을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한 ‘제주4.3사건 특별법’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겨울을 꿋꿋이 이기고 피처럼 붉게 피어 마침내 봄을 여는 동백꽃이 바로 여러분”이라며, “여러분은 4.3의 상처와 미움을 용서와 화해로 꽃피우셨다”고 말했다.  


또한,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진실의 은폐와 망각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진실의 직시와 기억의 바탕 위에서 비로소 이뤄진다는 것을 깨우쳐줬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완성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제주도민 여러분께서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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