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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성범죄 현지 조사 나섰던 특사, 교황청서 본격 업무
  • 끌로셰
  • 등록 2018-11-15 18:02:46
  • 수정 2019-01-08 11: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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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 (사진출처=Vatican Insider)


지난 1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몰타의 찰스 시클루나(Charles Scicluna) 대주교를 신앙교리성 차관보(Adjunct Secretary)로 임명했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칠레 성직자 성범죄 현지조사를 위해 칠레 특사로 파견되었던 인물로, 칠레 현지에서도 피해자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았다. 그는 2,300페이지에 달하는 특사 보고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정확한 현지 정보를 전달했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칠레 성직자 성범죄에 대한 교황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성범죄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성사시켰으며 칠레 주교들 중 성범죄 은폐에 개입한 주교들의 사퇴를 이끌어 내면서, 전 세계 성직자 성범죄 퇴치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클루나 대주교가 성직자 성범죄 문제와 같이 ‘중대범죄’로 분류되는 범죄 조사와 재판을 담당하는 신앙교리성 차관보로 임명되었다는 것은, 이전까지 피해자들에게 범죄 조사 및 처리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지적받은 신앙교리성의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차관보’로서의 구체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신앙교리성 차관을 보조하는 직책인 만큼 현 신앙교리성 차관 자코모 모란디(Giacomo Morandi) 대주교와의 협력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라칭거(교황 베네딕토 16세) 추기경이 신앙교리성 장관일 때부터 교황으로 착좌하기까지 신앙교리성 검찰관으로 활동했다. 2012년 교황청을 떠나 몰타로 돌아가 보좌주교로 임명되고 3년 뒤 대주교로 임명되었다.


교황청 전문지 < Vatican Insider >는 시클루나 대주교의 차관보 임명을 두고 “다시 한 번 시클루나 대주교가 (성직자 성범죄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번 임명은 칠레 특사 이후 결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명 직후 < Vatican Insider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클루나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게 보낸 신뢰에 대해 그분께 감사한다”며 “교황청과 진리와 정의를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 후안 카를로스 크루즈(Juan Carlos Cruz) 역시 이번 임명을 축하하며 “시클루나 대주교는 진리를 찾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학대와 은폐의 문화를 부수는 사람으로, 칠레 주교들이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1959년생으로 1986년 몰타 대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1991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교회법 박사를 취득했으며 1995년부터 교황청 근무를 시작해 교황청 대심원(Supreme Tribunal of the Apostolic Signatura) 차석검찰관(Deputy Promoter of Justice)과 신앙교리성 검찰관을 거쳤다. 이후 2012년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신앙교리성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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