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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범죄 사제 처벌하며 공식 입장 밝혀
  • 끌로셰
  • 등록 2018-10-01 15:39:06
  • 수정 2018-10-01 16: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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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가톨릭교회 성직자 성범죄 사건 가해자 페르난도 카라디마 (사진출처=CRUX)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8일, 칠레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성직자 성범죄 사건 가해자인 페르난도 카라디마(Fernando Karadima)의 성직을 박탈하고 환속시켰다.


교황청 공보실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이 “교회의 선을 위해 내린 특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교황의 이 같은 결정에 있어 교회법적 근거는 교회법 제331조로, “교회에서 최고의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직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환속 조치가 교회법적 재판이나 민간 사법 당국의 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직자 성범죄 사태의 잘못을 바로잡고 신자들의 치유를 위해 내린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카라디마는 1980년에서 1990년대 사이에 미성년자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교황청은 2004년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나 2011년이 되어서야 카라디마에게 환속 조치 직전 제재에 해당하는 ‘기도와 속죄의 삶’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과정에서 카라디마 전 신부의 제자들이 칠레 가톨릭교회의 요직에 올라 이에 대한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관련 주교들이 사퇴한 바 있다. 


카라디마의 범죄 사실을 은폐한 대표적인 주교는 칠레 오소르노 교구의 후안 바로스 주교로,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2015년 바로스 주교의 서임을 반대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해 서임을 단행했다. 당시 오소르노 교구 신자들은 촛불시위를 하고, 교구 사제와 부제 30명의 서임 반대 서명을 교황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칠레 성직자 성범죄 추문이 확대되며 칠레 교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교황청 특사 보고서를 검토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은폐 사실에 대해 “진실하고 균형 잡힌 정보가 부족하여 판단 실수를 했다”고 인정하며 신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바로스 주교의 사임을 수리했다.  


이 과정에서 2014-2015년 당시 산티아고 대교구장이었던 리카르도 에자티(Ricardo Ezzati) 주교와 전임 대교구장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을 보좌하는 추기경 자문단 멤버인 에라주리즈 오사(Errazuriz Ossa) 추기경은, 피해자 중 한 명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즈(Juan Carlos Cruz)가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민간 사법 당국 형사 재판의 경우 이미 사법부가 사건을 인지했던 2010년과 2011년 당시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처벌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카라디마 사건 피해자 카를로스 크루즈는 이번 환속 조치에 대해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드디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약간의 안도감이나마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속 : 성직자나 수도자가 자신의 교회법적 권리와 의무를 영구 상실하고 평신도 신분으로 되돌아가는 것. (천주교 용어집)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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