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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은폐한 추기경 사임하라’···교구 사제가 공개 서명운동 - 프랑스 리옹 대교구장 사임 요구하는 서명운동 시작 돼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8-08-23 18:13:19
  • 수정 2018-09-03 14: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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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옹 대교구장 필립 바르바랭 추기경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 리옹대교구 소속 피에르 비뇽 신부. (사진출처=fr.liberation)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직자 성범죄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개서한이 발표된 이후, 리옹 대교구 소속 사제가 공개적으로 리옹 대교구장 필립 바르바랭(Philippe Barbarin) 추기경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피에르 비뇽(Pierre Vignon) 신부는 21일 서명운동 사이트 ‘Change.org를 통해 2002년 바르바랭 추기경이 대교구장으로 임명된 이후 교구 내 한 신부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고발하지 않은 점을 고발하며 추기경의 사임을 요구했다. 피에르 비뇽 신부는 1993년부터 리옹 대교구법원 판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교회 성범죄 사건 조사와 피해자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이번 서명운동에서 비뇽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위기 해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셨기에 나로서는 당신(바르바랭 추기경)의 공범으로 간주되지 않고자 오래 전부터 내가 생각해왔으며 이미 당신에게 사적으로 전했던 말을 공표하기 위해 일어난다”고 말했다. 비뇽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대로 기도하며 단식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나 지금은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옹 대교구는 이에 대해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이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옹 대교구 이브 봄가르텅 총대리는 “바르바랭 추기경은 용기 있게 모든 고발에 대응하고 있다. 사임하는 것은 그렇게 용기 있어 보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르바랭 추기경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당시 교황이 바르바랭 추기경의 사임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사임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와 동일하게 성범죄 은폐 의혹을 받고 있던 칠레 후안 바로스 주교가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르바랭 추기경의 경우와 같이 이를 반려했던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바로스 주교는 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져 칠레 주교단의 집단 사임서 제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실하고 균형 잡힌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잘못 판단했음”을 인정하며 바로스 주교의 사임을 수리했다.


▲ 리옹 대교구장 필립 바르바랭 추기경 (사진출처=change.org)


리옹 대교구에서 벌어진 일명 ‘프레나 사건’(Affaire Preynat)이라고 불리는 성직자 성범죄 사건은 베르나르 프레나(Bernard Preynat) 신부가 1980년과 1990년 사이에 생트 푸아 레 리옹(Sainte-Foy-lès-Lyon) 본당 성 루카 모임(Groupe Saint-Luc)의 남아 스카우트 70여 명을 상대로 저지른 아동 성범죄를 이르는 말이다. 바르바랭 추기경은 2002년 리옹 대교구장에 취임해 2007년 프레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프레나 신부를 소환했고 신부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바르바랭 추기경은 해당 사건을 프랑스 사법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고 이후 여러 피해자들이 바르바랭 추기경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바르바랭 추기경은 2015년이 되어서야 교황청에 프레나 사건에 대해 알렸으며, 이로 인해 프레나 신부는 정직 처분을 받고 수도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프레나 신부가 저지른 범죄들은 발생 시기가 1970년에서 1990년 사이인 만큼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 많다. 첫 고발은 2014년에 이루어졌으며, 2016년에는 프랑수아 드보(François Devaux)를 비롯해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이 성범죄 공동대응 및 퇴치 단체 파롤 리베레(Parole Libérée, 해방된 말)를 설립했다. 교회법 재판은 2017년 프레나 신부와 관련해 공소시효가 살아있다고 판단되는 혐의에 대한 프랑스 사법 당국의 재판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중단되었다. 


한편, 바르바랭 추기경은 2016년 프레나 신부의 범죄 공소시효 만료에 대해 “하느님 덕분에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르바랭 추기경은 성범죄 고발 의무 위반에 대한 심리 공판에서 2016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해당 판결은 리옹 대교구가 2005년과 2010년 사이에 프레나 신부에 관한 의혹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고발 의무 위반 공소시효인 3년을 넘었고 2014년 이후에는 해당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후 프레나 신부의 성범죄 피해자 중 10명은 공동으로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며 중대 범죄에 대한 신고 의무 위반 혐의로 바르바랭 추기경을 다시 고소했으며 이에 대한 재판은 2018년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21일 시작된 바르바랭 추기경 사임을 위한 서명운동은 23일, 2만 2천 명을 돌파한 상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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