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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고위직에 평신도 임명, 여론은 ‘환영한다’
  • 끌로셰
  • 등록 2018-07-17 15:45:34
  • 수정 2018-07-17 19: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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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올로 루피니 (사진출처=Rome Reports)


지난 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홍보를 위한 교황청 부서(Dicastery for Communication, 이하 홍보부) 장관으로 파올로 루피니(Paolo Ruffini) 박사를 임명했다. 특히 이번 임명에서 주목 할 점은 교황청 기관장에 최초로 평신도를 임명했다는 사실이다. 


홍보부는 사회홍보평의회(Council for Social Communications), 교황청 공보실 및 전세계 교회 소식을 전하는 < Vatican Radio : 바티칸 라디오 >를 비롯해 교황청 기관지< L'Osservatore Romano :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와 바티칸 출판사 등 교황청 언론 및 출판 기관을 관장한다. 홍보부는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 일환으로 만들어져, 올 6월까지 활동했던 교황청 홍보처(Secretariat for Communication)를 개편한 부서다. 


2015년 설립된 홍보처 초대 장관으로는 다리오 에두아르도 비가노(Dario Edoardo Viganò) 몬시뇰이 임명됐다. 그러나 2018년 3월 비가노 몬시뇰의 요청으로 베네딕토 16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학을 연구한 저작출간을 기념해 작성한 서한을 비가노 몬시뇰이 검열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가노 몬시뇰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이례적으로 비가노 몬시뇰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고받은 서신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서한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가노 몬시뇰의 사퇴를 받아들이면서도 홍보처에 남아 여러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루피니 신임 홍보부 장관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운영하는 TV채널 < TV2000 > 국장으로 재직했다. 루피니 장관은 로마 라 파시엔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1979년부터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탈리아 여러 지역 언론사와 방송국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교황, 여성 평신도에 장관직 제안…해당 여성이 거절

교황청 고위직에 평신도 임명…여론은 호의적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 Reuters >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평신도에게 홍보부 장관직을 제안했으나 해당 여성이 당시 맡고 있던 직무를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인터뷰에서 “여성을 부서 장관으로 임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임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조직에 평신도를 참여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한 가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여론은 대체로 평신도를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한 것에 대해 호의적이다. 교회 내 여성의 역할 증대를 요구하고 그 중요성을 홍보하는 평신도국제단체 신앙의 목소리(Voices of Faith) 대변인 샨탈 게츠(Chantal Götz)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성과 여성 평신도 모두가 교황청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성이 임명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기회를 놓친 것이기도 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미국 가톨릭 전문지 < America > 역시 루피니 박사의 홍보부 장관 임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능한 직분에 평신도를 임명함으로써 교황청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교황청 공보실장은 미국 출신 언론인 그렉 버크(Greg Burke)이며, 실장 대리는 스페인 출신 언론인 팔로마 가르시아 오베헤로(Paloma Garcia Ovejero)가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 La Croix >는 루피니 장관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청 개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가톨릭 전문지 < The Catholic Herald >는 루피니 장관의 임명을 통해 교황청 내 성직자를 우선하는 문화를 극복하는 것이 이번 임명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루피니 장관이 평신도라는 점 이외에도 루피니 장관의 가족력 역시 주목받고 있다. 루피니 장관의 부친 아틸리오 루피니(Atilio Ruffini)는 1970년대 이탈리아 기독교민주당(Democrazia Cristiana) 정부에서 여러 차례 외교장관을 역임했다. 루피니 장관의 큰삼촌은 에르네스토 루피니(Ernesto Ruffini) 추기경으로 1945년부터 1967년까지 이탈리아 팔레르모 대교구의 대주교를 지냈다.


⑴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1988년 발표한 교황령 <착한 목자> (총칙 1장 제1-2조 참조)에 따르면 부서(dicastery)는 국무원 및 교황청 성(congregation), 법원, 평의회 및 사무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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