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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기 사건, 전두환 정권이 조작했다
  • 문미정
  • 등록 2018-07-10 16:05:03
  • 수정 2018-07-11 15: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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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우 조사팀장 ⓒ 곽찬


지난 7일 < CBS 변상욱의 이야기쇼 >에서는 KAL858기 사건이 북파공작원에 의한 폭파사건이 아니라 전두환 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현우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 조사팀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사건 조사 과정과 내용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AL858기가 미얀마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전두환 정권과 언론은 북한공작원에 의한 폭파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서현우 조사팀장은 그동안 가족들과 대책본부가 5,000쪽이 넘는 기록을 분석·검토한 결과 김현희가 폭파범이란 근거는 아무것도 없으며 수사 자체가 조작이라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항공사고 사상 이 사건만큼 초단기간에 종결된 사건은 없다면서, “1987년 12월 29일부터 말일까지 희생자들의 사망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일괄적으로 사망 처리하고 보상금 합의를 종용해서 강압적으로 합의를 타결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2002년 4월 중국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다가 김해 야산에 부딪혀 추락했는데, 이 사건의 최종보고서는 2006년에 나왔고 2012년에 희생자 가족들과 보상금 합의가 타결됐다. 그때까지 병원에 희생자 시신이 안치됐다가 10년 만에 장례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KAL858기 사건은 1988년 1월 15일에 수사발표를 했는데 이 수사발표 시점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수사발표에 담긴 오스트리아 인터폴, 일본 도쿄 경시청 회신문 등 증거자료들이 도착한 시점이 15일 이후라는 것이다. 이에 서현우 조사팀장은 수사발표를 하고 이후에 모든 증거들이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 지난 5월 8일, KAL858기 가족회와 사건진상규명대책본부는 대한항공 서소문 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AL 858기 사건의 사고 조사도 없이 테러폭파라고 밝혔던 대한항공에 대해 규탄했다. ⓒ 곽찬


사고 다음날인 11월 30일에는 당시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태국 방콕에서 “KAL858기 사건은 테러”라고 발표했고, 같은 날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폭파물 종류를 보도했다. 12월 2일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해 언론에서 폭파시간 세팅을 9시간 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2~4일에는 김승일·김현희가 오스트리아 빈에 왔고 KAL858기 티케팅은 비엔나에서 했다고 보도했다. 


서현우 조사팀장은 “1월 23일 오스트리아 경찰당국이 우리나라에 통보한 수사결과에는 김승일·김현희란 이름은 나오지 않고 오스트리아에 언제 들어왔는지도 확인이 안 됐는데 언론에서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이것은 당시 안기부 발표에 의한 거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현희의 자필 진술서도 김현희 경험에서 나온 기억의 산물이 아니고 ‘베껴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줄을 건너뛰고 쓴 부분이 몇 차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과 후 우리의 조선 여…’라는 문장이 한 줄에서 끝나는데, 다음 줄에서 ‘권’으로 시작해야 되지만 ‘이날 13시경 윈 서부역’이라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중에서야 그 두 줄 사이에 삽입표를 넣고 작은 글씨로 ‘권을 지도원에게 넘겨주고 일본 여권을 받았다’는 문장을 썼다고 설명했다. 


2007년 국가정보원에서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고 조사보고서를 내기도 했는데 이 보고서에도 허점이 많고 당시에도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현희를 한 번도 대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정부 공문까지 조작하는데 내부 문서에 기초해서 이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KAL858기 사건이 재조사된다면, 국정원 발전위가 아니라 독립적인 기관을 만들어 조사에 임해야 한다면서, 반드시 김현희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27일 KAL858기 가족회와 진상규명대책본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문미정


한편, 지난 6월 27일 서울 연희동 전두환 집 앞에서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대책본부는 “7월 중으로 김현희를 고소해 이 사건의 진상규명 증인으로서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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