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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동질성’ 회복보다, ‘이질성’ 수용이 중요”
  • 곽찬
  • 등록 2018-05-31 17:45:13
  • 수정 2018-06-01 19: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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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한반도 평화 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한반도 평화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30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한반도 평화 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4·27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온 세계의 관심이 한반도에 모이고 있다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나뉘어진지 73년,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된 시점에서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큰 변화가 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은 교회가 중심이 되어 오랜 기간 동안 기도하고 교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북미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문이 열리고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회복의 역사를 가져오면 진정한 통일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영훈 목사는 “통일은 정치적인 논리로 풀어지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마음을 터놓고 서로 왕래하고 교류해야 하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신앙’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앙이 남과 북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 되는 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일은 단순히 분단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냐” 


▲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전 국무총리) 이사장. ⓒ 곽찬


‘한반도 르네상스를 위한 남북경협과 동반성장’을 주제로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전 국무총리) 이사장이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4·27 판문점 선언 제1조 6항)


정 이사장은 4·27 판문점 선언에 나타난 남북경제협력에 대해 짚으며 대한민국의 혁신 과제로 ‘남북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회복시킬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상했고 남북 간 경협을 통해 포괄적·점진적으로 남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 물류 동맥을 연결하는 사업은 낙후한 북한의 물류 인프라를 개선하여 남한경제를 대륙경제와 연결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주변국과의 정책공조가 중요하다면서 남북경제의 동반성장 방안으로 ▲개성공단의 재가동 ▲남북 백두대간 생태·관광협력사업 ▲북한의 지하자원 공동개발 등을 제시했다.


끝으로 “남북의 양극화를 개선하지 않은 상태로 통일을 한다면 언제든 사회혼란과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지속적인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한 간의 경제력 격차를 완화해 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질성의 회복보단 이질성의 수용이 더 중요”


▲ 박한식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 ⓒ 곽찬


박한식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2차 대전 이후 냉전 체제가 지속되면서 양극화로 인해 ‘안보’라는 종교가 생겼다”면서, “안보는 불신 위에 있고 상대를 비방하고 악마화 시키는 성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에서 분단이 됐고 안보의 역사, 철학, 경제를 고스란히 이어왔다면서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안보는 ‘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분쟁의 결여가 곧 평화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평화는 분쟁의 결여가 아니고 조화


박 교수는 “동질성의 회복보단 이질성의 수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증법적 통일론’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면서 “상대방을 부정해서는 발전이 없다. 정(thesis), 반(antithesis), 합(synthesis)의 단계에서 내부의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고 극복해야 발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평화통일연대 박종화 이사장 ⓒ 곽찬


평화통일연대 박종화 이사장은 “1976년부터 서독에서 독일교회의 세계선교와 에큐메니칼 협력 부서에서 배치되어 선교사로 일을 했다”며 “한국과 독일 교회의 협력 뿐 아니라 두 나라의 장래문제를 논하기도 했는데, 서로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정서적으로 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박 이사장은 서독 사람들에게 ‘통일은 한반도의 냉전갈등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자, ‘왜 통일을 해야 하냐’는 질문이 돌아왔다고 했다. 서독 사람들은 통일은 원하지 않으나 평화가 보장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고 동독 측의 입장도 같았다면서, ‘통일’을 추구하기보다 ‘평화’를 추구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평화통일연대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이 주최했고 포럼 후 박한식 교수와 서울신문 강국진 기자가 공동 집필한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한 『선을 넘어 생각한다』의 출판기념 대담을 가졌다.


▲ 포럼이 끝난 후 『선을 넘어 생각한다』의 출판기념 대담을 가졌다. ⓒ 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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