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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아동 성범죄, 기술적 해결만으로 충분치 않다”
  • 끌로셰
  • 등록 2017-10-10 1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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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Pontifical Gregorian University Rome >의 10월 6일자 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 “아동 대상 범죄 퇴치 위해 함께 노력하자”)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주최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의 아동 존엄’ 학술 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아동 성범죄와 관련한 교회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 존엄에 대한 보호는 사회 질서와 올바른 정치의 원칙이자 기초이며 가톨릭교회 역시 UN의 <세계 인권 선언>을 ‘인류의 도덕적 진보의 길에 세운 진정한 이정표’(1979년,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연설 참조)로 인정한 바 있다”며 교회 역시 국제적 차원에서 인권 수호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요한 바오로 2세의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사회 교리> (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 244, 245항에 따라 “아동 존엄과 권리는 인류 전체에 있어 매우 소중한 자산으로써 사법 제도를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약에는 예수님께서 아이들에게 보이신 애정과 환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마태오 19, 14)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서에서는 사람이 하느님과 닮게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인간 존엄에 대해 어찌 이보다 더 강력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역설했다. 


또한 교황은 “예수님의 말 중 가장 거친 말은 가장 작은이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 깊은 곳에 빠지는 편이 낫다’ (마태오 18, 6)는 성경구절을 인용했다. 결국 “미성년자와 같은 약자들에게 불리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일회용 문화’에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우며, 교회는 아동 존엄의 보호에 헌신해야 한다”고 말하며 교회가 아동 존엄 보호에 일조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학과 기술의 놀라운 성과는 몇 세기 만에 삶의 풍경, 의사소통 방식,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으며, 지금도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따라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접하면서 공포가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이 기술들을 우리가 다룰 능력이 되는지, 이 기술들이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화한 것은 아닌지 또 우리가 기술을 통제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인류의 존재에 관한 중대한 문제다.

 


교황은 이 같은 문제에 당면한 기성세대와 기존 체제는 ‘갈 길을 잃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은 모든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뒤덮는 국제적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며, “어떤 개인이나 한 정부만으로는 이러한 현상의 여러 측면과 전개 과정을 올바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황은 아동 대상 범죄들 역시 기존 질서에서와 같이 개별 국가 혹은 종교나 기업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장년층들이 소외되고 세대 간 소통이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도 우리는 갈 길을 잃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모든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나쁜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공포의 지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를 짓누르는 무력감에 마비되어서도 안 된다”고 격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112항을 인용하여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인간의 자유에 따라 기술을 제한하고 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동 대상 범죄를 해결하는데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실수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 실수는 “미성년자들에게 가해지는 피해를 과소평가하는 행위”였다. 교황은 여러 의학 연구에 따르면 “성적, 폭력적 매체가 아이들의 정신에 끼치는 심각한 충격이 드러났으며 성장기 동안 일어나는 정신적 장애를 확인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문제가 비단 미성년자들뿐만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벌어지는 일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 실수는 검색어 필터링 등과 같은 “기술적 해결책만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조치이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윤리적 요구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 번째 실수는 “인터넷을 제한 없는 자유의 세계로 바라보는 이상적이고 거짓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인터넷이 자유로운 의사 표명, 아이디어와 정보 교환의 장을 열었으나 미성년자 학대 나 미성년자 대상 범죄와 같은 범죄 활동에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유의 행사가 아닌, 현명한 태도로 확실히 퇴치해야 할 범죄 행위”라고 못 박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우리를 웃으며 바라보고 믿음과 희망으로 가득 찬 맑은 눈빛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질문한 뒤, 함께 노력하자고 격려하면서 연설을 마무리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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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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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7-10-11 00:57:25

    인간이 하는 행위는 종교라는 이름이나 형식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두가 종교행위에 해당된다. 확인된 것만 믿는 것을 소위 과학이라고 말하고 확인되지 않은 것을 믿으면 종교에 해당된다. 그런데 과학을 포함해서 인간이 가진 지식은 많은 부분이 진실이 아니지만 오해나 세뇌를 통해서 얻어진 정보가 점점 진실처럼 믿겨지면서 일종의 신앙이 만들어진다.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오른 유명한 과학자들도 이 책에 반론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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