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산 종교 죽은 종교 3 (이광수)
  • 이광수
  • 등록 2015-05-29 12:49:10
  • 수정 2015-05-29 13:13:22

기사수정


▲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결국 말하기의 방식 문제다. 세상을 바꾸려는 성향의 사람들은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면서 인간을 중심에 두고 목적 지향적이지 않다. 그런데 세상을 지키려는 사람들, 굳이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새누리와 박근혜 지지자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게 우선이다.


논리, 합리, 휴머니즘 그런 거 없다. 오로지 표 결집시키는데 유리하면 무슨 말이든 어떤 행동이든 한다. 또라이 취급을 당하든 닭이라 무시를 당하든 개의치 않는다. 무조건 이기는 게 선이다.


총리 후보자가 된 황교안이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할 줄 알아야 애국자라 말한 것이 회자되면서 그가 전자에 속한 사람들의 노리개가 되었다. 그런데, 황교안은 바보가 아니다. 합리성 차원에서 볼 때는 진정 생각하는 수준이 아주 모자란 자일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해야 진정한 애국자라는 말은 전자 진영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전자가 볼 때 생각하는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하는 소리다. 교회에서 찬양대를 성가대라 치켜 올리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는 노래를 부르면서 독실한 '개독자'를 양성시키는 전략과 같다.


그들이 하는 짓을 논리적으로 독해하면 안 된다. 말 하기 자체의 노림수가 다르다. 그들의 언어 방식은 나찌 군국주의나 인도 수구 난동 세력이 행한 것과 같다. 우리가 그를 놀릴 적에 그들은 특공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든다.


나이 묵은 노인들, 소외당한 청년들...세상에 깔린 게 사람이다. 황교안은 그 사람을 낚기 위해 그물을 던진 것이다. 그들을 자극하여 그들을 크게 사용하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언어로 그물을 던진 것이다.


그 안에 그들만의 기독교가 있다. 정의와 사랑의 신앙은 예수가 한 말일 뿐, 그건 그들이 믿고 따르는 기독교와는 하등에 관계 없다. 그들이 믿는 것은 오로지 이분법 위에서 ' 우리'의 승리일 뿐이다. 참 믿음은 사라지고 없다.


오로지 우리와 적을 가르는 이분법의 종교만 있다. 그 점에서 그들의 언어는 우리와 철저히 다르다. 세상을 바꾸려면 그들을 놀릴 게 아니고 그들의 언어가 지향하는 바를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말 하기를 독해하지 못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