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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종교 죽은 종교 1 (이광수)
  • 이광수
  • 등록 2015-05-17 12:35:23
  • 수정 2015-05-29 12: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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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뭐라고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각 종교가 발생하는 문화권마다 종교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이 다 다른데다가, 학문적으로도 모든 종교를 포괄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범주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나 이슬람 권역에서는 종교를 이분법적으로 보았고, 힌두교와 불교는 종교는 삶의 다양한 방편으로 보았으며, 유교나 도교는 인간 간의 관계와 윤리의 근간으로 보았다. 이렇게 종교의 의미가 모두 다른 상황에서 어떤 종교적 행위가 옳은 것인지, 어떤 종교적 행위가 그른 것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어떤 기독교인은 예수의 정의를 진리로 받드는 반면 어떤 기독교인은 바울이 강조한 구원을 받들 것이다. 어떤 불교도는 다 버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 깨달음을 추구하라고 강조한 붓다를 맏들 것이지만, 어떤 불교도는 의례와 적선을 통한 극락왕생을 추구할 것이다.


모두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초월의 세계도 옳을 수 있고, 물질의 세계도 옳을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종교를 바라보는가?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름 하여 산 종교, 죽은 종교다.


내가 종교가 살아 있다고 보는 것은 종교의 중심이 인간에 있을 때 하는 이야기다. 그 경전이 얼마나 논리적인지, 얼마나 계시적인지, 얼마나 가치 지향적인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누가 얼마나 그 경전의 말씀을 따르는지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모든 종교가 공히 부르짖듯, 사람이 하느님이고, 사람이 우주라는 관점에서 특정 종교인들이 얼마나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을 중심에 놓고 종교 행위를 하는 것인지를 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이광수 : 부산외국어대학교 불교사 전공 교수이다. 《슬픈 붓다》, 《네루의 세계사편력 다시 읽기》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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