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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불러온 길동성당 재건축 논쟁
  • 최진 / 곽찬
  • 등록 2016-12-13 10:39:09
  • 수정 2016-12-14 09: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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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길동성당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건축헌금 오류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신자가 주임신부의 명예훼손 혐의로 논란이 됐다. 


서울대교구 길동성당 신자인 김철순 씨는 주보에 공지된 본당 리모델링 공사비 내역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가, 주임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으로 상임위원회 등으로부터 고소‧고발 조치에 대한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철순 씨는 “주보를 통해 공지하는 본당 리모델링 회계 금액이 공사 시작부터 2년 동안 틀렸다.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본당에서 1인 시위까지 했는데도 2년 동안 묵묵부답했다”라며 “오히려 주임 신부는 강론 등을 통해 나와 내 아내를 여러 신자들 앞에서 모욕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주보에 공지되는 본당 리모델링 공사 회계 내역에서 ‘건축헌금 총 수입액’과 ‘건축헌금 봉헌 약정금 수입액’의 합계가 틀렸고 본당 사무실과 상임위원회, 그리고 주임신부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김 씨는 “성당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주보에 공지된 건축헌금은 총 세 번에 걸쳐 약 7억9천3백만 원이 줄었다. 총 수입금액이 과거 누계보다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라며 “일부 신자들이 세무사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한 자문을 청했지만 수입이 있다면 총 수입금 자체가 줄어들 수는 없다는 당연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2년간 계속된 주보공지 오류


그는 길동성당 리모델링 관련 건축헌금 주보 공지가 2014년 2월 2일 이후 2년간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했으며 또한 주임신부가 강론에서는 순공사비를 36억이라고 말했지만, 주보에 공지된 총 공사비는 45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수입에서 차이가 난다면 지출은 정상적으로 나간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처음 리모델링 시공을 맡은 공사 업체가 중도에 포기했고, 당시 사목위원들이 모두 사퇴했다. 결국 주임신부와 마음에 맞는 다른 공사 업체가 시공을 새로 맡았고, 이 과정에서 금전적으로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시공 업체가 변경될 경우 현재까지 들어간 공사비 내역을 신자들에게 공개하고 남은 공사 예상 금액도 신자들에게 밝혀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계자금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고, 오류가 발생해 잘못된 금액이 주보에 공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임신부는 2016년 초에 추가로 5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말했다. 이 또한 신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1월 7일 본당 상임위원회 간부와 관련 책임자들은 사목회의실에서 2014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금액 오류가 8억이 아니고 2억2천만 원이라며 믿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수입 누계를 받아 적었지만, 주보에 공지된 금액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금액 오류가 났다면 틀린 금액을 고쳐서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2014년 2월부터 3월까지 1억3천만 원의 금액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추가 해명도 부탁했다. 성당 사무실에서는 관련 내용을 엑셀 파일로 기록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금액이 틀린 내용은 바로 확인 가능한 일 아닌가”라며 “그러나 이후 아무런 해명도 듣지 못했다. 성전을 리모델링하는데 무슨 숨겨야 할 것이 이리도 많은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자금관리와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길동성당 내부 ⓒ 최진


또한 “그 동안 서울대교구와 길동성당 주임신부에게 여러 번 진정을 드렸지만 아무런 해명도 없었다. 성당 간부 신자는 ‘2015년 결산 자료’를 참고 하라고 하는데, 이미 2014년 2월부터 금액이 틀린데, 어떻게 2015년 결산을 참고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특히 “리모델링 주보공지 오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터넷 굿뉴스에 글을 올렸더니 다음날 바로 삭제됐다”며 “그것도 모자라 어떤 이는 내가 올린 글마다 댓글을 달아, ‘신천지’, ‘사탄’, ‘살인행위자’ 등으로 나를 모함했다. 성당 간부 신자와 누군지 알지 못하는 어떤 신자는 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내용증명을 두 차례나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오히려 8억에 가까운 봉헌금이 차이가 나고 일부 금액을 축소해 공지한 주보가 의혹을 만들고 교회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닌가”라며 “주보로 공지한 금액 차이에 대해 2년이 넘도록 해명은 안 해주고,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경고만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한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고, 그것을 해명해달라는 상식적인 요구인데, 교구청이나 본당 모두 침묵했다”며 “그래서 가톨릭 언론에 이러한 내용과 자료를 보내면서 사실을 알려달라고 했다. 차익금이 발생하면 그 돈이 어디로 흘렀는지 언론이 알아내줄 것이라는 기대도 품었다. 하지만 가톨릭계 언론들은 진실을 알려주기는커녕, 기사조차 써주지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셈’이 틀려 오류난 공사비?


길동성당은 매 주 본당 신부의 강론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김순진 주임신부의 강론에 따르면 그는 2012년 8월 28일 길동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해, 평소 알고 지냈던 한남동 교우에게 1년 동안 길동성당 리모델링 설계를 맡겼다. 그리고 약 1년 후인 2013년 11월 2일 주일 강론에서 신자들에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대한 내용을 알렸다. 


김 신부는 “본당이 이미 4억 원 가량의 빚이 있어, 교구청에서 성당 리모델링 계획을 만류했지만, 자신이 이 일을 강행해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교구와 최종 협의가 이뤄졌고, 여러 잡음 속에서도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다. 당시 주보를 통해 공지된 예상 리모델링 비용은 45억이었다.


그는 당시 리모델링 공사의 주안점을 “지상으로 성전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전이 지하에 있기 때문에 여름이면 퀴퀴한 냄새가 나고, 겨울이면 결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엘리베이터 설치, 노후화된 시설 교체, 성모동산 재조성, 성전 진입로 개축 등을 제안하며 성당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1년 후인 2014년 10월 26일 교중미사 강론에서 김 신부는 지하성전을 1층 지상으로 올리는데 12억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신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는 12억 추가비용 때문에 성전을 지상으로 올리는 공사를 리모델링에서 제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신자들이 “성전을 지상으로 올리는 것 때문에 희망을 안고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는데, 12억 때문에 포기해야 겠느냐”라고 말해,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된 12억을 마련하는 대책으로 “본당에 부채가 있으면 교구 납부금을 적게 낼 수 있다”며 “부채를 3년만 늦게 갚으면 우리 성전이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신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에 대한 신자들의 의견을 스티커로 붙여 알려달라고 공지했다. 


▲ 김 신부는 기자에게 그간 주보를 한데 묶은 책자를 보여줬다. ⓒ 최진


이후 2015년 공사 진행초기에 공사업체와 주임신부 간의 다툼이 생겼고, 결국 첫 번째 공사업체가 시공을 중단하게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총회장을 포함한 사목위원회 간부들이 사임을 하게 된다. 


김철순 씨는 리모델링 추가금 12억 원에 대해 “처음부터 지하성전을 지상으로 올리는 리모델링이 최우선 공사였는데, 새삼 1층으로 성전을 올리는데 추가로 12억 원이 든다고 했다”라며 “초기 공사비 설정과 추가 공사비 설정에 대한 내역도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후 주보 공지에서 “총 공사비로 예상되는 45억과 추가되는 12억 증가에 대한 내용은 일체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 공사를 담당한 업체가 주임신부와 한남동 성전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며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김철순 씨가 말하는 주보 공지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길동성당은 2013년 12월 15일부터 건축헌금 약정 봉헌을 주보에 공지했다. 각 가정 및 개인이 일시불 혹은 3년 약정을 통해 360만원씩을 내야 하는 봉헌이다. 납입은 일시불 혹은 매월 약정 금액을 입금하는 방식이며, 하단에는 “전 신자 모두 한분도 빠짐없이 각 가정과 개인이 희생과 정성을 모아 봉헌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주보 7면 혹은 5면 상단에는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후략)”라는 성경구절과 함께 ‘건축헌금 납부현황’이란 제목으로 약정금액을 낸 신자들의 이름과 납입금액이 공개적으로 빼곡히 적혀있다.


건축헌금의 수입은 ‘건축헌금 납부현황’에 기록된 약정 봉헌과 2차 헌금에서 걷어지는 ‘건축 2차 헌금’, 그리고 ‘특별 건축헌금’이 있었다. 문제가 된다는 금액부분을 계산해보니 김 씨의 말처럼 금액이 맞지 않았다. 주보에 공지된 ‘총 납입금액’이 이전 납입금액에 새로 납입된 액수를 더한 금액이 맞는지 알아봤다. 



위의 표와 같이 2014년 2월 16일 주보에 공지된 헌금 총 액수는 지난 주보의 총 납입금에 새로 들어온 건축헌금, 건축2차 헌금 수입을 모두 더한 값이 맞는지 확인한 것이다.


표에 보이는 바와 같이 2014년 2월 23일 주보에 기재된 총 납입금은, 지난 주 들어온 실제 헌금을 더한 값에서 약 4천만 원이 부족하다가 다음 주인 3월 2일 주보에는 총 합계가 다시 4천8백만 원 초과되기도 했다. 


실제 확인 결과, 모든 합산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8월 둘째 주와 셋째 주 합산 금액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러나 이전 합산 금액과 바로 전 주의 납입금액을 더한다고 해도 정확한 총액은 알 수 없었다. 건축헌금 모금 시작부터 납입 합산 금액이 틀렸고 그 단위가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자들의 이름과 납입금액이 일일이 나열된 ‘건축헌금 납부현황’을 확인해보니 그 또한 총액이 맞지 않았다. 2014년 2월 16일의 경우 주보에 기재된 합계는 29,330,000원이지만 정확한 합계는 29,430,000원이었고, 그 다음 주의 경우도 기재된 금액은 31,735,000원이지만, 정확한 합계는 31,715,000원 이었다. 


금액의 편차가 크지는 않았지만 봉헌한 신자들의 이름과 금액을 일일이 나열해 놓고 그 합계를 틀린다는 점에서, 봉헌금액에 관심이 있는 신자라면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만한 상황이었다. 


▲ 2014년 4월 13일 길동성당 주보


게다가 사제관, 수녀원 임차보증금 및 월 임차료 지출, 수녀원 아파트 수리비, 중개수수료 등 다양한 지출사항이 섞여있어 지출액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주보에 공지된 건축 헌금 금액은 단편적인 몇 주간을 제외하고는 2년 동안 계산이 맞지 않았다. 총액 금액이 틀린 상황에서 지출 내역 또한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 공사 금액 증원 내용이나 공사 내용도 주보 공지는 물론, 강론에서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김 씨의 주장대로 ‘불투명한 자금 관리’라는 의혹이 제기될 만한 상황이었다.


본당 문제지적에 대한 ‘명예훼손’ 논란


그러나 이에 대한 ‘길동성당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의 반응은 단호했다. 상임위는 2월부터 4월까지 김 씨에게 3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김 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며, 인터넷으로 본당 리모델링 공사 회계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본당 신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법으로 처벌 받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상임위는 먼저 올해 2월 1일 내용증명을 통해 “김철순 형제의 인터넷 비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신부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을 삼가 달라. 신부님은 우리 본당을 위해 주교님께서 파견하신 사목자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해서 신부님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신부님을 괴롭힌다면 더 이상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정보통신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법)을 첨부해 “인터넷상으로 남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그 일 자체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행위다. 아울러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죄는 제3자도 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월 28일 2차 내용증명에서는 김 씨가 서울대교구청에 성전 리모델링과 관련한 서한을 보낸 것을 문제 삼으며 “지난 1월 본당의 모든 결산보고는 주보를 통해 공지했다. 그리고 해산된 건축위원들은 그럴만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만 알아두고, 그들 개인의 명예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상임위 위원들과 교구청 관계 인사들은 당신(김철순 씨)의 비논리적이고 병적인 집요함에 경악을 금치 못 한다”며 “우리의 인내도 한계가 있다. 신부님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일련의 행동을 멈추고 교구청이나 본당에 서신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라”고 경고했다.


▲ ⓒ 최진


4월 12일 내용증명에는 김철순 씨가 본당 홈페이지와 굿뉴스 게시판 등을 이용해 “사실을 왜곡하고 터무니없는 비방과 신부님의 명예훼손을 악의적으로 퍼트리는 사람”이라며 “현재 주임신부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 날조와 비방의 글을 굿뉴스 게시판에 올리고, 이제와서 명예를 훼손할 마음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보공지 오류와 관련해 “직원의 자그마한 실수를 주보 공지를 통해 해명을 해야 직성이 풀리겠느냐. 돈이 횡령된 것도 아니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그걸 그렇게 문제 삼아야 하는가”라며 “왜곡된 저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주임신부가 평일미사 강론에서 욕을 하고, 주일 새벽미사 이후 김철순 씨의 아내에게 모욕을 준 일, 본당 신학생을 동원해 김 씨의 1인 시위를 막은 일 등은 사실이 아니며, 김 씨의 그릇된 편견과 잘못된 정의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길동성당 상임위원회는 “이것이 김철순 씨 당신을 위한 마지막 권고”라며 “인터넷 상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명예훼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인격적 살인 행위이고, 정보통신법에서 가중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무분별한 행동을 삼가고 이러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성당 모든 돈은 신자들에게 공개했다”


이상의 내용을 가지고 길동성당을 찾아가 해명과 이유를 들어봤다. 김순진 주임신부와 본당 사무장, 그리고 상임위 간부가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김철순 씨가 의혹을 제기한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순진 신부는 “금액이 차이가 나는 것은 행정적인 실수다. 나는 부임해서 본당 경상비까지 모든 것을 신자들에게 공개했다. 일일 자금일보를 만들어서 자금이 일목요연하다”며 “그런데 문제 삼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려면 안 된다. 상임위 간부들이 만나서 설명한다고 해서 ‘만나지 마라. 설명을 해도 또 문제를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본당 리모델링 공사는 교구청 건축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진행한 것이고, 시공업체 선정도 공개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첫 시공업체 선정을 할 때에도 신자들에게 ‘신부가 지인 업체를 데리고 와서 공사를 한다’는 말이 나올까봐 길동성당 신자가 속한 시공업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첫 시공업체 선정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책임감 결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닥에 타일이 맞지 않을 만큼 공사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성당 공사는 신자들 돈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책임은 주임신부인 나와 시공업자가 함께 지는 것이다. 그런데 시공업자는 책임은 외면했고, 공사 기간이 늘어나서 비용도 계속 늘어났다”며 그래서 다른 업체에 맡기게 됐고 다음 업체가 18억에 공사를 끝냈다”고 밝혔다. 


▲ 길동성당 내부 ⓒ 최진


자금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사무원이 (주보를) 내는 데 있어서 잘못한 것이 있다. 그렇지만 내가 매번 주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며 “그러나 교구청에서 3년마다 사목행정점검을 하는데, 그 점검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3차 내용증명을 보낸 후 소식이 없어서 그만뒀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제보를 했다. 직원의 작은 실수를 주보에 공지해 해명하라는데, 여기 직원들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여기 사무장님이 은행 지점장 출신이다”며 “그래서 누구보다 잘한다. 그래서 믿고 일하는 것인데, 하다보면 실수가 생기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변명의 여지없는 실수”라면, 이후 대책은?


길동성당 사무장은 “본당 주보 금액에 문제가 있으면 본당 사무실로 찾아오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사실 (주보기재가) 잘못된 것을 몰랐다”라며 “그러나 이 문제로 본당 사무실을 찾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나중에 신자들이 굿뉴스 게시판을 보라고 해서 찾아보니 ‘불투명한 자금’이라느니 ‘횡령’이니 등의 글이 적힌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사무장은 주 단위로 주보공지를 확인할 것이 아니라 총괄적인 시각에서 건축헌금에 대한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건축기금을 관리하면 어렵다. 우선 간단하게 수입‧지출액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매일 신부님께 드리는 보고를 더해 주 단위로 다시 보고하는 작업도 어렵다”라며 “그런데 주임신부님은 자금이 투명해야 한다고 매주 주보에 헌금 내용을 올리라고 했다. 본당 건축을 하면서 매주 금액 전체를 공지하는 본당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금문제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착오다. 이것은 실무적인 잘못이다. 횡령의 의혹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본당 사무실의 행정은 3년에 한 번 있는 교구청의 행정지도감사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주보 공지를 실수한 것이지, 실질적인 돈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 자금횡령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 본당 자체감사도 실시했다고 말했다. 본당 사목부회장과 재정분과장이 하루 동안 일계표와 통장 내역 등을 일일이 대조한 결과 돈의 입출금 통장이 잘못된 경우가 있을 뿐, 금액 내용은 정확하다는 것이다. 확인한 내용에 대해 자료가 있느냐고 묻자, 상임위 간부는 “직접 다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무장은 “건축액 공지가 부분적으로 잘못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금액은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불러서 2억 원 정도가 틀리다고 말했다. 이것은 감춰진 2억이 어디서 나온 것이 아니고 공지에서 오류 난 금액 2억 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해도 이해를 못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지역 최고의 성당'에 무엇을 먼저 채워야 할까


그러나 틀렸다고 확인된 2억 원이 언제부터 수정돼서 공지가 나갔는지 묻자, 2014년 1월부터 5월까지의 주보를 수차례 뒤적이다가, “그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틀린 금액을 바탕으로 수정 없이 계속 공지가 나갔던 것이다. 2년간 주보 공지 계산이 틀린 사실을 단순히 실수라고 말하기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재차 “그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실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수에 대해 교구청이나 본당 사목회, 상임위 그리고 본당 신부로부터 징계나 조치 등을 받은 것이 있냐고 묻자, “2016년도부터는 모든 금액을 검토하기 때문에 주보 공지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며 “따로 이에 대해 징계나 조치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월 27일 주보를 통해 공지된 길동성당 리모델링 총 공사비용은 64억4천2백만 원이다. 처음 공지된 45억에 12억 추가금액을 더하면 57억이 아니냐고 묻자, 모든 공사비용은 원래 부가세가 별도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또한 57억 원은 건축공사비에 대한 것이고 성전 장의자나 케이블 교체, 음향이나 냉난방 시스템 등은 별도로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난방시스템은 김순진 신부가 처음 리모델링 공사를 설명하면서 필요하다고 말했던 사항이다. 그리고 2013년 주보에서도 냉난방시스템이 포함된 총 공사비를 공지했었다. 냉난방공사비는 부가세를 포함해 2억2천만 원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는 지난 7월 마무리됐다. 10월 5일 준공검사가 통과됐으며 새 성전 봉헌식은 오는 18일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봉헌된다. 


김 신부는 “성당에 부임해서 수질검사를 했는데 음료불가판정이 났다.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설 곳곳이 노후화 됐었다”라며 “이번 공사를 진행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담낭이 터졌다. 리모델링 공사 치고는 꽤 큰 규모였지만, 신자들에게 '강동지역에서 최고의 성당을 다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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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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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7-07-29 20:38:59

    하하 님께 드리는 글
    가톨릭 굿뉴스에 올린 이유는 길동성당이 천주교 서울 대교구 자산이고 길동신자들은 천주교 서울 대교구에 건축헌금을 납부하고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글만 올리면 여러 사람 동원하여 삭제시켰기에 아예 다 내려버렸습니다. 서울대교구 성직자 실장 신부님 및 추기경께도 내용증명을 보내드렸습니다만 엑셀이라 맞는다하고 그후 묵묵부답입니다.
    하느님의 몫을 차이 나게 하고 얼마나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지 후임 주임신부님의 해명을 기대해봅니다. 현재 10억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사무장과 사목위원들이 2억2천이라고 믿어달라며 설명도 하였었지요. 그런데 아직도 수정하여 공지하고 있지않습니다 때 되어 주임신부가 그냥 떠나면 이 차이나는 돈은 누가?
    끝으로 하하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를 사무장을 통해 제게 연락되게 하시죠. 길동신자가 아닌 사람이 이런 기사를 제보하겠어요. 저를 잘 알고 계시다니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하하님의 이런 제 인신공격적인 댓글도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을런지요? 덧붙여 주보는 길동주임신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 숫자가 다르다함에 본 기사와 길동성당주보 및 주임신부 리모델링 관련 동영상 강론을 모두 보신 후 판단하신 것이라면 정말 안타까우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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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6-12-16 14:51:22

    사무장님, 여기 오셔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큰 빵꾸를 내놓고 어찌 그리 당당하신지요. 나이도 있으셔서 성당 일은 좀 버거워 보이니 다른 일을 찾아보심이 어떨런지요? 그리고 혐의가 있어야 법적 처벌을 하지 무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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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6-12-16 08:34:23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김철순이 여기다가 또 글을 올렸네.
    가톨릭 굿뉴스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걸릴 것 같아서 지가 쓴 글을 자진 다 삭제하더니..
    위의 댓글도 냄새가 나네요. 김철순 작품 같은...
    10년을 이지랄 하고 다니니 어느 누구도 이제는 상대를 안 해주지. 말이 통해야 상대를 하지.
    이인간 신자도 아니예요.
    이제 봐요. 이 인간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매도하는 글을 올리는지.

    참 무분별한 동조 댓글은 명예훼손으로 같이 넘어 갈수 있으니 조심해요.
    어제 어떤 분도 동조댓글 잘못 달았다가 징역8개월에 집행유예2년 사회봉사 160시간 실형을 선고 받았다고  기사가 났던데 조심해요. 명예훼손은 제3자인 누구라도 고소 고발이 가능하니
    미리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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