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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藏 / 장 / 감추다. 간직하다. 품다. 저장하다
  • 김유철
  • 등록 2016-06-14 10:12:23
  • 수정 2016-06-14 1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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藏 / 장 / 감추다. 간직하다. 품다. 저장하다



Adam is naked. 한 처음 이름 지어 부를 수 없던 존재가 인간을 감추임 없는 나신裸身으로 만들었다. 그의 아내까지. 벗고도 부끄러움 없었다는 그들이 처음으로 감추려고 했던 것은 놀랍게도 그들의 벗은 몸이었다. 나신裸身이 나신裸身을 감추었다.




뭉게구름



하늘도 마음 감출 일 있나보다

그냥 넓고 푸른 하늘이면 될 일을

뭉실뭉실 구름 뭉쳐

그득히 펼쳐놓았으니


산도 마음 감출 일 있나보다

그냥 숲속 나무 몇 그루면 될 일을

색깔 깃든 꽃이며 흐르는 물로

점점이 흩어놓았으니


사람도 마음 감출 일 있나보다

그냥 한 마디면 될 일을

첩첩이 풀어놓고

벗은 몸 어쩔 줄 모르니


여름길목 뭉게구름 

참 짙다

세상살이 뭉게구름

참 짙다

마음속 뭉게구름

참 짙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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