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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근수] 한국천주교회는 친일파 청산을 언제 할 것인가
  • 김근수
  • 등록 2016-03-01 11:32:22
  • 수정 2016-03-01 11: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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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민족문제연구소)


해마다 삼월이 오면 한국천주교회는 부끄럽기만 하다. 민족과 역사 앞에 고개를 들 면목이 없다. 일제 식민지 시절 천주교회의 친일 행위가 역사에 길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천주교회는 친일에 앞장선 배신자 집단이었다.

 

2000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친일에 대한 반성문을 발표하였다. "우리 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받고자 정교 분리를 이유로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제재하기도 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 문장 하나로 36년 친일행위에 대한 천주교회의 사과를 간단히 표현했다.

 

안타깝게생각한단다. ‘부끄럽다는 단어도 없고 잘못했다는 말도 없고 반성한다는 말도 없다. ‘용서를 청한다는 말은 더더구나 없다. 이것이 30명이 넘는 대한민국 주교들이 내놓은 사과문이다. 일제 식민지 시절 천주교회의 행태에 대해 주교회의가 역사상 처음으로 유일하게 발표한 사과문이 겨우 이 정도다. 세상에 이런 사과문이 어디 또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사정권에게 협조했던 아르헨티나 천주교회가 군사정권에게 협조했던 잘못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 시절 네 번이나 고백하였다. 주교회의 문건 제목중 하나는 "국민들과 하느님 앞에서 용서를 청한다"였다. 문헌에서 주교들은 교회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낱낱이 밝혔었다.

 

한국천주교회는 친일 교회

 

일제 식민지 시절 천주교회의 친일 행각에 앞장선 사람은 경성(서울)교구장 노기남 대주교다. 창씨개명한 노기남 대주교의 일본식 이름은 오카모토 가네하루(岡本鐵治). 그는 19421월 천주교 경성(서울)교구장에 임명되자 기관지 경향잡지” 19412월호를 통해 이렇게 지시하였다. 매월 첫째 주일을 애국주일로 지키고, 애국주일에는 일본군의 승리를 비는 무운장구 기원 미사를 드리며, 미사 전후에 애국식을 거행하고, 미사 중에 시국강론을 하고, 미사 뒤에 단체로 신사 참배를 하라는 것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19377월 중일전쟁 이후 1939년 말까지 천주교계의 부일협력 행위는 시국관련 기원미사만 해도 무려 29,622회에 이른다. 시국관련 기도회도 55,452회가 열렸다. 신도 10만 여명이 일제에 의해 순교 당했던 대종교와 비교해 너무 창피하다.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지적이 아프다. “3·1운동의 주축이었다가 일제 말 주요 교단들이 신사참배로 생존을 꾀한 개신교는 미군정 이후 미국을 등에 업고 이 땅을 개신교 국가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일제에 가장 협조적이던 가톨릭도 미군정의 수혜로 교세 확장에 열중했다.”

 

서울대교구는 친일의 원죄를 유전자처럼 간직하고 있는 교구다. 정진석, 염수정 추기경은 노기남 대주교의 친일 행위를 어서 빨리 민족 앞에 사죄하고 용서를 청하라. 서울대교구는 안중근 의사 시성은 대체 언제 추진할 것인가.

 

한국천주교회는 제대로 반성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한국천주교회처럼 회개하지 않는 천주교회도 세계적으로 드물다. 한국천주교회만큼 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교회도 세계적으로 드물다. 한국천주교회는 친일파 청산을 대체 언제 시작할 것인가. 교회사를 전공한 분이 지금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다. 그에게 친일파 청산 작업을 기대해도 좋을 것인가.

 

오늘 삼일절에 단재 신채호선생의 말씀을 새기고 싶다. “왜 조선의 공자, 조선의 석가, 조선의 예수가 되지 못하고 공자의 조선, 석가의 조선, 예수의 조선이 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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