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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평신도 주일과 성직자 중심주의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11-13 09:58:15
  • 수정 2015-11-13 1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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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주일에 전국 모든 성당에서 평신도가 강론하는 모습을 우리는 볼 것이다. 일 년에 딱 하루 평신도의 중요성을 교회에서 다짐하고 강조하는 날이다. 나머지 364일은 성직자 중심주의가 한국천주교회에서 판을 친다. 이것이 지금 우리 현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 중심주의를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올해 한국 주교단의 교황청 방문(Ad limina) 때 교황의 언급이 또 있었다. 교황은 3월 12일 한국 주교들에게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사제들이 “안락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신자 위에 군림하는 경향도 있다... 사제는 평신도와 교회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는 평신도로부터 시작됐고, 사제들은 한국 교회에 맨 마지막에 도착한 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은 한국 같은 선교국가의 주교를 선발하는 책임을 가진 기관이다. 인류복음화성 장관 필로니 추기경은 “한국교회가 초창기에 평신도에 의해 복음을 받아들였는데 갈수록 성직자 중심주의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평신도 활동이 존중받을 때 복음화가 잘 이뤄진다”며 “성직자와 교회는 평신도 활동을 촉진하도록 도와야한다”고 강조하였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1. 성직자 중심주의는 잘못된 것이다. 2. 성직자 중심주의는 가톨릭과 아무 관계없다. 필로니 추기경은 “한국교회의 성직자 중심주의는 유교의 영향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류복음화성 장관 추기경은 다른 나라 주교들 앞이 아니라 한국 주교들 앞에서 성직자 중심주의를 비판하였다. 이것은 한국 주교들과 사제들에게 분명히 주는 훈계이자 경고 말씀이다. 


필로니 추기경 말씀처럼 “성직자와 교회는 평신도 활동을 촉진하도록 도와야한다” 사제들이 하루아침에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성직자 중심주의를 마치 진리처럼 잘못 배운 평신도들도 마찬가지다.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제와 평신도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성직자 중심주의를 고치려는 노력이 한국천주교회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성직자 중심주의는 잘못된 것이고 가톨릭과 아무 관계없다는 사실을 신자들에게 전하는 주교들도 사제들도 보기 어렵다. 성직자 중심주의를 고치기 위해 애쓰는 사제는 구경하기 힘들다.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평신도도 별로 없다. 


사제들은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평신도는 사제들이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 사제들도 평신도들이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 


얼핏 보면 성직자 중심주의는 사제들에게 편하고 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직자 중심주의는 결국 사제들과 평신도 모두를 수렁에 빠트리고 만다. 평신도와 사제 모두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어서 해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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