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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인격적 관계맺음을 위하여
  • 장영식
  • 등록 2015-10-02 15: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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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난한 아이들과 결손가정의 아이들은 학교수업이 끝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학원에도 집에도 갈 수 없는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거리를 방황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품고 내 집과 같은 안락함과 자유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아동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지역아동센터라는 딱딱한 용어보다는 공부방이라는 따뜻한 용어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능하면 지역아동센터보다는 공부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공부방은 아이들과의 인격적 관계맺음이 핵심입니다. 아이와 가족, 친구, 이웃, 자연과 자아 그리고, 신과의 신뢰와 굳은 결합과 사랑으로 인격적인 관계맺음을 통해 아이들의 자주성을 키워갑니다. 어떤 일이든지 아이들의 의견을 묻고, 이해와 동의를 구합니다. 공부방은 약자를 배려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며 숙의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참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사업은 국가나 사회로부터 원조를 받고 있다는 ‘낙인효과’ 없이 당당하게 자주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중심 교육관과 문제해결식 교육방법으로 세심하게 배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선별적 복지를 반대하고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것은 ‘선별’ 그 자체의 비효율성과 낙인효과 때문입니다. 선별에 들어가는 인력과 예산으로도 충분히 보편복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선별은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씻을 수 없는 상흔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10월 1일부터 새로 문을 열고, 10월 9일 개소식을 갖는 행복한공부방은 부산의 서면이라는 도심지와 가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복한공부방은 도시의 가난한 아이들과 부모님의 절대적 사랑이 결핍되어 있는 아이들이 방과 후에 거리에서 방황하는 것을 예방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올곧게 돌보며 공생의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재현(수산나) 센터장은 함께 근무하는 한 명의 사회복지사와 더불어 20여 명의 아이들의 어머니이며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행복한공부방은 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분리, 독립되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보금자리를 아름답게 가꾸는 데는 BNK금융그룹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50년 가까운 낡은 주택을 구입하고 증, 개축하면서 적지 않은 금융부담을 안고 있던 차에 그 사연을 들은 BNK금융그룹에서 공부방 개보수 작업을 지원하여 증‧개축 공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집으로 단장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은 호봉제도가 없습니다. 1년 근무한 사회복지사나 10년 근무한 사회복지사의 급여가 비슷합니다. 때문에 젊은 사회복지사들이 지역아동센터를 지원하는데 주저하고 있습니다. 급여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열악합니다. 저임금에 노동 강도로 이직률도 심합니다. 그럼에도 도시의 가난한 아이들과 결손가정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자신을 투신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처우 개선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가장 그늘지고 열악한 곳에서 헌신하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당한 대우는 국가와 우리 사회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필진정보]
장영식 :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전국 밀양사진전 외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했고 사진집 «밀양아리랑»이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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