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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가난한 사람들의 현대문명 비판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08-31 10:07:45
  • 수정 2015-09-02 11: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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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새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한국어판이 9월 1일자로 천주교주교회의에 의해 나왔다. 6장, 246항, 2개의 기도문으로 구성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과 생태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환경과 생태 위기 탓에 지구와 인류의 미래가 비관적인 현재 상황에서 회칙은 큰 관심을 모았다.


온전한 생태학은 ‘정의’의 새로운 개념으로 회칙에서 제시되었다.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는 서로 연관되어 있기에 인간, 사회, 자연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는 포괄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회칙의 주요 가르침이다.


생태계 파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과 희생을 가져왔고, 기술의 발전은 자본가들에게 편중돼 왔다. 피조물에 대한 지배는 환경을 파괴할 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억압과 지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느님, 인간, 자연의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회칙은 생태 위기를 가난한 사람들과 불평등 문제와 연관시키고 있다.(48~52항)


회칙은 세계화, 다국적 기업 등에 의해 생기는 소비주의 사고와 체제가 지역사회와 토착공동체의 다양성을 파괴한다고 본다. 빈곤, 인구 밀집, 주택과 교통 문제 등은 가난한 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불의가 판치고 많은 이들이 기본적 인권을 빼앗기고 소모품처럼 여겨지는”(158항) 오늘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158항)에 기초한 연대를 바탕으로 공동선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회칙은 성경과 신학, 철학은 물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성과까지 참조하여 인류에게 회개와 행동을 호소하고 있다. 교황은 모든 이에게 생태적 회심을(216-221항) 강조하며 국가 지도자와 정부들이 대화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교황은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와 “그리스도인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바치도록 회칙 마지막에 신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종교들은 “자연을 보호하고 가난한 이들을 옹호하며 존중과 우애의 관계망을 수립하는 대화”(201항) 해야 한다. ‘사회적 사랑과 정치적 사랑’은(228-232항)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정치적 사랑’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교황은 인류에게 선사하였다.


해방자 하느님은 곧 창조주 하느님이심을 회칙은 강조하고 있다. 해방자 하느님에서 창조주하느님을 이끌어낸 구약성서의 정신을 회칙은 잊지 않고 있다. 해방을 환경문제와 연결시킨 것이 회칙의 또 다른 특징이다. 환경 문제와 정의 문제는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칙은 환경문제의 제일 피해자인 가난한 사람들의 눈으로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있다. 회칙은 강대국을 편들지 않고 중립을 지키지도 않는다. 해방신학의 환경신학 문헌이라고 불러 마땅할 회칙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기억하고 있다.


지속적인 선교쇄신을 촉구하고자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쓴 교황은 인류 공동의 집인 우리 누이 지구에 대해 모든 이와 대화를 나누고자 이 회칙을 썼다고 밝혔다.(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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