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세월호 참사 500일과 한국천주교회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08-28 10:00:08
  • 수정 2015-08-28 10:06:22

기사수정



오늘 세월호 참사 500일이다. 세월호 1주기인 지난 4월 16일 창간된 가톨릭프레스는 500일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있으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


세월호 진상은 속 시원히 밝혀졌는가. 예라고 답할 수 없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4·16연대는 “참사 1주년 이후 진실을 향한 연대를 무너뜨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를 지우려는 비인간적인 무리들의 조직적인 방해 행위가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을 누가 반박할 수 있을까.


언론은 세월호 참사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했는가. 예라고 말하기 어렵다. 4·16연대는 “정부의 사주를 받은 일부 언론들은 진상조사 따위에 국고를 낭비해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 지적을 누가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한국천주교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떻게 응답했는가. “세월호는 어떻게 되었습니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질문이 당연히 떠오른다. 먼저 주교단에게 답변을 듣고 싶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그 질문을 해야 한다. 우리는 제대로 잘 하여왔는가.


"유가족들에게는 세월과 함께 세월호의 참사와 진실이 희미하게 잊히는 것이 죽음보다 더 큰 절망이라고 한다"는 작가회의의 말을 경청하고 싶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세월호 사고 원인과 구조 활동 문제와 책임에 대하여 철저한 진실규명이 밝혀지고, 세월호 인양은 안전하게, 조속하게, 온전히 인양되어야 한다”는 조계종 노동위원회 의견을 가톨릭프레스는 충분히 이해한다.


한 가지 더 생각하고 싶다. 그리스도교는 세월호 희생자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세월호 희생자들은 국가권력의 무능과 잔인, 언론과 지식인과 종교의 비겁과 부패, 우리 개인의 무관심과 이기주의를 낱낱이 폭로하였다. 진실을 거부하고 정의를 방해하는 사람과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주었다.


자신의 죽음을 통해 하느님나라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세력의 정체를 폭로한 사람들이 역사에 많았다. 그 사례를 세월호 희생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제주 4.3 사건 희생자, 보도연맹사건 희생자 등에서 볼 수 있다.


역사에서 억울하게 죽임 당한 분들을 세상은 잘 기억하지 않는다. 이분들을 순교자라 부르고 싶다. 여기서 순교는 자유, 민주, 평화 등 인류에게 위대한 가치를 가리킨다. 그리스도교는 그런 죽음을 먼저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세월호 희생자들은 하느님나라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하느님나라를 반대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주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순교자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