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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수회,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 금지 판결’ 환영 미국 예수회와 주교회의, ‘환영 vs 비판’으로 입장차 끌로셰 2020-06-19 15: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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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수회가 운영하고 있는 주간지는 최근 직장 내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을 두고 “성소수자 인권의 주요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미국 예수회 주간지 < America Magazine >은 지난 17일 ‘성소수자 차별 보호 조처는 가톨릭교회에게 재앙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오피니언을 게재했다. 이는 지난 15일 성별 또는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피고용인을 차별하는 행위가 위법하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을 다룬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5일 판결에서 인종, 피부색, 종교, 성, 출생지를 이유로 직장 내 차별을 금지한 1964년 민권법(Civil Rights Act of 1964)을 언급하면서 “오늘날 우리는 피고용인이 동성애자,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해고될 수 있는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결 주심을 맡은 닐 고서치(Neil Gorsuch) 대법관은 보수적 인물로 알려졌으며, 최종 찬성 6 대 반대 3의 결과가 나왔다. 


연방대법원은 “답은 명확하다”고 단언하며 “어떤 사람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그를 해고하는 고용인은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특징이나 행동으로 그 사람을 해고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정에서 성은 필수적이고 숨길 수 없는 명백한 역할을 하였고, 이는 정확하게 민권법 7조가 금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적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입법기관에 의해 1964년 제정된 직장 내 차별 금지법에 ‘성’이라고만 규정된 채 성소수자라는 말이 명시되지 않았을지언정 “입법가들이 가진 상상력의 한계는 법의 요구를 무시할 이유가 전혀 되지 못한다”고 설명하며 “어떤 법령의 명확한 용어와 법외적 판단의 결론이 다른 것은 경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대의견을 낸 알리토 대법관은 1964년 민권법에서 말하는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의 의미는 언제나 생물학적 성별을 의미해왔다면서 “성(sex)을 이유로 한 차별 개념은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또는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을 이유로 한 차별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판결에 대해 미국 예수회 주간지는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판결의 실질적인 효과는 이로운 것”이라며 “어떤 미국 시민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서는 안 되며 이는 ‘(성소수자에게) 어떤 부당한 차별의 기미도 보여서는 안 된다’(2358항)는 가톨릭교리의 명확한 가르침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종교 교리상 동성애 행위를 금지하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종교들에 대해서는 종교의 자유에 따라, 이번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 금지 판결과 동성애에 관한 종교적 입장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민권법 7조에 따라 자기 종교적 신념을 위반해야 하는 경우를 우려할 수도 있다. 우리 역시 헌법에 새겨진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데 심히 애쓰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는 조항과 민권법 7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추후 다룰 문제”라고 명시했다. 


예수회 주간지는 “대법원이 이러한 예외를 철폐한다고 해도, 종교 기관이 반드시 이를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교리, 정책의 변화가 없는 것 역시 ‘부당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호세 고메즈(José H. Gomez) 의장은 이와는 결이 다른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주교회의는 대법원 판결이 “민권법에서의 ‘성’이 가진 법적 의미를 재정의했다”며 대법원이 민권법 7조가 규정하고 있는 ‘성’(sex)을 생물학적 성별과 더불어 성적 정체성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을 두고 “부당한 차별로부터 이웃을 보호하기 위해서 인간 본성을 재정의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을 비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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