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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 “기혼사제 반대 신간서 내 이름 빼달라” 기혼사제안 반대에 ‘베네딕토 16세’ 이름 도용 논란 2020-01-15
끌로셰 edit@catholicpress.kr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 경신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Robert Sarah) 추기경과 공저한 신간에서 기혼사제안을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을 낸 가운데, 이 책이 베네딕토 16세가 일부 참여하기는 했지만 사라 추기경이 단독으로 집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4일(독일 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는 개인비서 게오르크 겐스바인(Georg Gänswein) 대주교를 통해 해당 저서에 공저로 올라있는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이 저자인지도 모른 채 사라 추기경의 목적에 따라 사실상 이름을 도용당했으며, 추기경에게 전달한 베네딕토 16세의 원고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기혼사제안 반대에 관한 입장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사진출처=Ignatius Press)


겐스바인 대주교는 독일 가톨릭 일간지 < KNA > 와 이탈리아 일간지 < ANSA >에 입장문을 보내, 오는 15일 프랑스에서 출간되는 신간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입장문에서 “오늘 아침 베네딕토 16세의 요청으로 출판사에 연락하여 공저자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뺄 것과 서론과 결론에서도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책의 표지에는 사라 추기경과 베네딕토 16세의 얼굴이 함께 등장한다. 이에 대해 “베네딕토 16세는 사라 추기경이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 사제직에 관한 자신의 원고를 보내기는 했다”면서도 “베네딕토 16세는 어떤 공동 저작도 허가한 적이 없고, 표지도 본 적이 없다. 사라 추기경의 신앙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겐스바인 대주교의 이 같은 입장문이 발표되기 전부터 여러 언론을 통해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이 도용됐다는 의혹이 일자 사라 추기경은 자신이 베네딕토 16세와 주고받은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당신이 예정한 형태로 내 원고가 출간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장문에는 베네딕토 16세가 실제로 ‘원고’와 ‘예정된 형태’라는 표현만을 사용했을 뿐, ‘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처음 원고를 부탁할 때에 공동 저작 집필이라는 의도를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혔다. 


논란이 된 책의 영어 번역본을 출간하는 미국 출판사 < Ignatius Press >는 겐스바인 대주교의 입장문 이후에도 베네딕토 16세를 공저자로 그대로 표시하겠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출판사 측은, 저자들의 기여 정도와 관계없이 집필하는 사람의 수가 2명이면 공저자로 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작 출판사에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이 들어간 상황인 만큼, 원작 출판사의 입장에 따라 미국 출판사의 입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미국 출판사는 그동안 사라 추기경의 저작을 지속적으로 출간해왔다. 


통상 베네딕토 16세는 개인 저작을 집필할 때에는 ‘베네딕토 16세’가 아닌 ‘베네딕토 16세/요제프 라칭거’라는 서명을 사용한다. 이는 베네딕토 16세가 개인적인 연구에 담긴 주장과 교황수위권에서 오는 가르침을 구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더 이상 교황이 아님에도 저작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라는 명칭을 쓰면서 도용 논란이 불거졌다.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 기자 자비에 르 노르멍(Xavier Le Normand)은 이 저작이 결국 프란치스코 교황을 압박하려고 출간한 책이며 “그럴 의도가 없었다면 3일 전까지 출판 사실을 숨기며 출간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너무 노골적인 표현으로 베네딕토 16세의 원고에 유감을 표했지만, 결국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이 교황도, 원고의 저자도 아니라고 나섰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와 공저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라 추기경은 결국 “출판이 일으킨 논란을 고려하여 베네딕토 16세가 참여한 사라 추기경의 저작으로 하여 저자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원고의 내용은 전혀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 발표가 있은 후 불과 한 시간 뒤에 사라 추기경은 겐스바인 대주교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발표하며 공저자에서 이름을 뺄 것과 서론과 결론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을 프랑스 출판사 < Fayard >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책의 원고들이 베네딕토 16세가 쓴 글이 아님을 인정한 것이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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