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에게
아저씨가 젊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를 하는 날이 더러 있어
그런 날이면 막내 딸이 나에게 미리 ‘경고’하는 것이 있지
물론 술 먹지 말라는 말이 첫 번째고
두 번째가 방탄소년단에 대해서
말할 때는 ‘공손’하게 말하라고 하더군
젊은 세대들에게 그만큼의 존중과 소중한 정을 받는다는 점에서
자네들이 왕부럽기도 해
진심으로 하는 말일세
그런데 말이지 자네들이 ‘군역’를 해야하나봐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하고
곳곳에서 케이 팝 열풍을 일으키고
유엔에서 새로운 세대의 세상을 통렬하게 말한 자네들에게
‘대중예술’은 ‘국방’이라는 군역을 치러야하고
‘예술체육’ 운동 우수자와 클래식 음악 콩쿠르 우수자는
군역이 면제된다니 그대들의 마음이 어떨까 싶어
그대들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벗들은 또 어떨까 싶어
그저 미안하고 미안한 일일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이여
부조리를 노래하라
발을 구르고 펄쩍 뛰면서
대중예술을 ‘딴따라’로 여기는 천박함에 대하여
예술체육만을 국위선양으로 섬기는 엉거주춤에 대하여
그대들의 온 몸과 온 마음으로 불평등의 춤을 추라
굳은 머리를 가진 녀석들에게 직설탄을 날려라
그대들이 방탄이니
세상 바람에 무너지지마라
그대들이 소년이니
삭풍 속에서도 스스로 푸르러라
그대들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박수를 보내니
기뻐하고 웃어라
슬퍼하며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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