乃 / 내 / 이에. 너.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사람이 하늘을 능가하려고 틈만 나면 암중모색을 한다. 과연 ‘능가’가 가능한 일인지 모를 일이지만 슈퍼인간들이 하느님 없이 살아간 지 이미 꽤 오래이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우리가 생각할 일이 적지 않으나 한 가지는 곰곰이 여겨봐야 한다. 지금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인지에 대해서.
기쁘고도 슬픈 성탄
유대아 땅 팔레스티나에서
한 아기 태어남이
왜 그대를 설레게 하는가
그대의 사랑은 진창 속에 서성이고
세상은 언 땅과 언 강을 파헤치고
예루살렘에서 총소리는 여전히 들려오는데
왜 그대는 오늘이 그토록 설레이는가
벗으라한다
내려놓고 아래로 아래로 기어가라고
아기는 말구유에서 울어댄다
하늘이 하는 말을 사람이 못 알아들어
그 하늘이 사람이 되어 왔는데
세상은, 세상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말도
못 알아듣기는 매 한가지
별이 빛나던 그날 밤
아기의 부모가 가슴에 새긴 하늘 목소리
“하늘에 영광, 땅에 평화”
내 손에, 그대 손에, 우리 손에 있나니
그대 성탄이 기쁜가
나는 오늘이 슬프다
하여, 그대 성탄이 슬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이 기쁘다
그대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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