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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근수] 사진작가 장국현과 대구대교구의 뻔뻔함 “더러운 헌금은 다시 가져가라” 김근수 2016-04-21 1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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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국현 사진작가 사진집 (사진출처=알라딘)



장국현(74) 사진작가의 ‘천하걸작 사진영송’ 전시회가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장국현 사진작가는 2014년 경북 울진군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에서 200년 넘은 금강송을 포함해 수십 그루의 나무를 무단으로 잘라냈던 장본인이다. 작품 사진을 찍으려는데 나무들이 사진 구도에 방해가 된다는 어이없는 이유에서 저지른 행동이었다. 그 일로 장국현 사진작가는 약식 기소되어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제명됐다. 


평화신문 4월 3일자 보도를 보자. “대구 범어대성당 건립에 동참하는 두 작가”라는 제목 아래 “사진전 수익금 기증하는 장국현 사진가” 라는 소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건립에 동참하고 있는 두 작가가 있다. 40년 간 수백 년 된 소나무의 자태를 담아온 고송 장국현(74) 사진작가는...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파이프 오르간 설치비로 기증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장 작가는 범어대성당에 28억 원 상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기증하기로 한 독지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내놓기로 했다. 2014년 촬영을 위해 경북 울진의 금강송을 무단으로 벌채한 것에 대한 ‘참회의 보속’이기도 하다. 불교 신자인 장 작가는 “파이프 오르간이 영혼을 울리는 영적인 악기로 알고 있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작품 판매 수익금을 좋은 곳에 쓰기로 했다”고 평화신문은 전했다. (관련기사)


대구대교구 소유의 가톨릭신문 3월 27일자에 “장국현 작가, 수익금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건립” 기사가 올라왔다. “2014년 경북 울진 금강송을 무단 벌채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진작가 장국현씨. 2년 가까이 은둔하던 그가 다시 사진전을 연다.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전시를 여는 이유는 뭘까. 그 중심에는 5월 봉헌식을 갖는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이 있다. 신자는 아니지만, 속죄의 마음을 담아 대성당 건립에 정성을 보태기로 한 것. 벌채 사건 이후 한 점의 작품을 팔지 않겠다던 약속을 잠시 접고 작품 판매 수익금을 범어대성당 건립기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서울에 이어 대구 범어대성당에서도 사진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이 파이프 오르간 비용으로 헌금할 예정이라는 말은 가톨릭신문 보도에서 쏙 빠졌다. 가톨릭신문은 왜 그 대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을까. 부끄러운 줄은 알기는 알았던가. 


한국일보 4월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전시회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12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19일까지 1인 릴레이 시위 참여자는 20명에 이른다고 한다. (관련기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러운 헌금은 가져가라”고 얼마 전 말했다. 사진작가 장국현은 나쁜 짓으로 번 돈을 성당에 헌금하려는가. 그것이 속죄인 줄 아는가. 헌금 계획을 당장 그만두라. 전시자체도 뻔뻔하지 않은가. 


대구대교구에게 묻고 싶다. 더러운 돈을 받을 셈인가. 그래서 장물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인가. 더러운 돈으로 설치하는 파이프 오르간으로 감히 하느님을 찬미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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