盈 / 영 / 차다. 넘치다. 펴지다
봄에는 편지를 쓰는 일보다 받는 일이 더 봄스럽다. 벚나무가 보내는 연분홍 편지지, 이팝나무가 보내는 희디 흰 편지지, 생강나무가 보내는 노란 편지지 그 속에 담긴 숱한 점... 점... 점... 점에 기대고 있는 그림자들, 손끝 온기들. 보름달 봄밤에 받는 잔은 차고 넘쳤다.
E=mc²
완전히 다른 발길이었는데
한 사람은 무게 중심이었고
또 한사람은 빛 중심이었는데
민무늬 종이였고
구르는 돌이었는데
이젠 서로 기대고 산다
달이 꽉 차면
햇빛이 마루를 가득 채우면
별빛이 창호지에 펴지면
뜻대로 되는 듯 혹은 뜻대로 되지 않은 듯
그런 봄밤이 다가오면
E=mc², 온 몸으로 스며든다
산책과 상상이 있음만으로도
서로 기대고 사는 일
사랑만이
사람만이
가득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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