宇 / 우 / 집. 지붕. 처마
부엌달린 방 한 칸, 사글세가 제법 많은 집. 그곳에 신혼살림을 펼쳤다. 삼십년을 지내는 동안 열 평짜리 아파트를 거쳐 열일곱 평으로 옮기고 지금은 스물여섯 평 <밝음재>에 터무니를 새기면서 머물고 있다. 우주 전체를 집이라 불렀던 사람들은 내가 머물다 떠나는 터무니를 어떻게 볼까?
사과꽃과 골분骨粉
사과꽃은
벚꽃보다 예쁘다
사과꽃은
짙은 핑크색 꽃망울이 순백색 꽃으로 몸을 바꾸는
잠 못 드는
잠든 가슴 설레어
꿈꾸게 하는 예쁜 꽃
그 꽃이 피어날 오월의 저녁 무렵
덩달아 가시꽃들이 우선순위 없이 피어 날 그 달의 해질녘
사과나무 밑동은 우주여행의 시작점
우주의 입구에 내 골분骨粉을 뿌려라
사과꽃이 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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