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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125주년 비전 선언문, ‘자연·사람·하느님과의 화해’ 기자간담회서 밝혀, 125주년 기념행사 다음달 3일부터 87년 6월 민주화 운동 때처럼 성공회와 가톨릭 협력하면 국민에 더 큰 도움 북한 지원 지속적 실시, 일본 성공회와 역사인식 공유하고 있어 최진 기자 2015-09-24 10: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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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는 19일 서울시 중구 주교좌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성공회 125주년 기념행사의 취지와 향후 성공회의 방향성을 밝혔다.  


유시경 교무원장 신부는 “올해는 대한성공회 한국인 사제가 탄생한 지 100년, 한국인 주교가 탄생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어떤 개인이 사제가 되고 주교가 된 과거의 기억보다는 앞으로 성공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했다”며 “대한성공회 문장은 하나 된 조선 13도를 바탕에 두고 있다. 그래서 125주년 기념 대회의 주제는 남북평화통일을 내포한 화해다”고 말했다. 


▲ 9월 19일 서울시 중구 주교좌성당에서 유시경 교무원장 신부 ⓒ 최진 기자


김진세 실무책임 신부는 “25년을 한 세대로 생각할 때 대한성공회는 5세대를 지나왔다”며 “성공회는 비록 규모가 크지 않지만 한국 사회에 누룩과 같은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번 125주년 비전 선언문에는 5가지 나갈 방향을 담았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적극적 행동,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목적 방향 설정, 종교인의 사회적 책무인 미래세대 육성, 하느님의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자연파괴 저항,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교회의 우선적 선택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유 신부는 “이번 선언문의 주제를 요약하면 자연·사람·하느님과의 화해이다. 이는 하느님께서 부르는 화해에 응답하는 것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회를 보면 세대 간의 갈등, 이념의 대립 등 많은 갈등과 분열이 존재한다. 따라서 성공회는 사회의 요청에 응답해, ‘화해의 일꾼으로 보내주소서’(이사야 6,8)를 화두 삼아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첫 성직자를 기념하는 이유도 성직자가 갈등을 치유하고 상처를 싸매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해를 위해 일하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교 인이 지향해야 하는 점이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현재 대한성공회가 진행하고 있는 국내외 평화·화해활동을 이야기하고, 6월 민주항쟁 당시 가톨릭과 성공회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두 종교 간의 협력이 사회정의에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회는 규모는 작지만, 인도지원 작업을 계속해왔다. 북한 나선에 홍수가 났을 때는 모금활동을 했고, 북한 의료시설 지원을 위해 구급차를 보냈다. 지난 8월에는 북한 임산부들을 위해 초음파 기계와 의료장비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지원 규모가 작은 이유는 교회의 대북 지원 사업을 공개하기도, 감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공개하면 정부의 제재를 받을 수 있고, 공개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지원을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중국을 통해서 동반관계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또한 앞으로도 있겠지만, 교회의 이런 작은 노력이 한반도 화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 9월 19일 서울시 중구 주교좌성당에서 김진세 실무책임 신부 ⓒ 최진 기자


유 신부는 “일본 성공회와 유대관계를 통해 일본이 한반도 분단에 역사적 책임이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 또 한반도 화해를 위해 일본 성공회의 지원 확답을 받아놓은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일본 성공회는 한국을 제외하고 전쟁을 기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올해 전후 70년 행사를 진행하면서 일본 교회의 초청으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함께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성공회는 전쟁을 기억하면서 한국을 생각하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전쟁의 상처를 기억한다. 교회는 이를 홍콩과 필리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125주년 행사에 모일 아시아 지역 대표들과도 그 내용을 나눌 것이다”고 말했다. 


유 신부는 “6월 민주화 운동이 성공회 주도로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장소를 제공했고 바탕이 되었다. 처음 민주항쟁을 준비하던 집행부는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등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정치적인 상황으로 모두 외면해 갈 곳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 왼쪽부터 김진세 실무책임 신부와 유시경 교무원장 신부 ⓒ 최진 기자


“그때 성공회 박종기 신부가 자신의 사저를 민주시민 단체에게 제공했다. 경찰이 그 사실을 알고 주교좌성당을 포위했다. 그러자 이번엔 천주교 사제들이 민주화의 불씨를 이었고, 그래서 민주항쟁, 민주화라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한국 가톨릭과 성공회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면 좋겠다. 한 쪽이 어려울 때 다른 한 쪽이 도움을 준다면 국가와 국민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3일 개막되는 성공회 125주년 행사는 김희준 마가 흉상 축복식을 시작으로 대한성공회 125년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영상 상영, 감사성찬례 등이 진행된다.  


또한 아시아에 뿌리를 둔 미국인들이 아시아 지역과 연대를 위해 열리는 이에이엠(EAM:Episcopal Asian Ministry) 42차 대회가 125주년 행사 전 나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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