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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나눔-김혜경] 니체식 긍정, ‘아니오!’를 외쳐라 연분홍 꽃잎이 화르르화르르 날리고, 부푼 흙을 헤치며 올라온 꽃다지며 냉이랑 쑥들이 지천인 봄. 눈부시게 아름다워 오히려 아릿해지는 4월. 살아있음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때여서 더 슬프고 미안해지는, 그런 4월의 봄날이다. 살아있음은 말하자면, 어떤 에너지의 움직임이다. 이 에너지의 움직임은 실제로 만져지거나 눈에 보이는 게 다... 2016-04-06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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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나눔-김혜경] 언어, 그 신비로운 마법 어린 시절, 열 살 무렵이었으니까 초등학교 3,4학년으로 기억된다. 담임선생님께서는 국어사전이 뭔지, 왜 필요하며 어떻게 찾는지 등을 가르쳐 주셨다. 두툼한 책에 조그맣고 빽빽하게 담겨있는 글자들을 보고는 우리말이 이렇게나 많은가 싶어 무척 놀랐다. 괜히 우쭐해져 기분이 좋기도 했다. 묵직한 두께도 마음에 들었다. 뭔가 중요한 ... 2016-03-04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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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우울한 능력자들 어라? 한국 사람이 독일말로 책을 냈단 말이지? 그것도 철학책을? 나오자마자 2주 만에 초판이 매진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한병철의「피로사회」. 독일의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도 이 시대가 처한 핵심적인 문제를 예리하게 파헤친 책이라 격찬했단다.그래서 한국 사람이 쓴 책을 한국 사람이 번역해 한국에서 출간했고, 역시... 2016-02-03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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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삶의 안쓰러운 민낯, 불안과 고독 한 해가 가고 다시 한 해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도 하고 뭔가 새로운 마음을 먹기도 해야 할, 그런 때이다. 나는 이 무렵이면 나와 주변을 들여다보다 오히려 안으로 안으로 까마득히 가라앉는 그런 느낌이 든다. 툭하면 길을 잃은 듯 아뜩해져서는 멍하니 앉아 있곤 한다. 찬 겨울답게 쨍하니 하늘이라도 맑으면 ... 2016-01-06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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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공부, 굼뜬 몸을 끄-을-고 달랑 한 장 남은 2015년 달력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이맘때면 덩달아 나도 흔들린다. 그래서 다시 을 펴든다. ‘앎’과 ‘삶’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만 많던 나에게, 그렇게 주저앉아 고민하지 말고 당장 일어나 몸으로 살아내라며 뒤통수를 후려치던 책. 김영민은 매일같이 몇 시간씩 글쓰기를, 그것도 3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온... 2015-12-03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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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을'의 은밀한 반전 깊은 밤, 부쩍 쌀쌀해진 바람에 옷깃을 여미다 올려다본 하늘. 창백한 보름달이 덩그러니 박혀있다. 오늘도 애썼다. 내일도 오늘 같겠지. 짧은 한숨을 내쉰다. 뜨거운 오뎅 국물과 소주 한잔 생각에 마른 입술을 핥는다.문득, 뭐 좀 다른 건 없나? 좀 다르게 사는 사람은 없을까? 이게 말이 되나 싶지만, 나처럼 분명 ‘을’인데, 충분히 ‘을’... 2015-11-04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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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일리치의 에피메테우스적 인류를 고대함 이반 일리치(Ivan Illich, 1926-2002)는 교육과 교통, 에너지, 젠더문제에서 물질과 문자의 역사까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넘나들며 삶의 문제를 탐구했던 가톨릭 신부다. 대학부총장이라는 직에서 물러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는 곳곳마다 공동체를 만들었고 평생 스스로 질문하면서 자신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로마 교황청과 마... 2015-10-01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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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새긴다 - 전각성경 (정호경) 15년 홀로 세속살이 농사꾼으로 살아온 정호경 신부가 뼈를 깎는 듯한 올곧은 정신으로 성경의 1,500 구절을 찾아 묵상하며 목판에 새긴 단상집이다. 이 단상집은 하느님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어우러진 자아발견의 자화상을 현실에 접목시킨 전각성경책이기도 하다.저자 정호경 신부는 사제 급여를 거부한 채 낮에는 자연과 벗하며 농사를 ... 2015-09-07 김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