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규) 죽음의 시학 : 문익환 선생이시여 문익환 선생이시여부활도 모르고예수가 누군지도 모르지만문익환 선생이 목사라는 것만 기억 한다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처음 뵈었던 당신그대의 하나님이 조국을 지켜주셨음을세상을 떠난 한참 후에 알았지요통일은 다 되었다고 했으나고난은 연속이고 분단은 고착화 되고미군은 남쪽에서 떠나지 않고 있으나통일은 결단코 오고야 말 ... 2016-03-24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강경대 열사 강경대 열사고문으로 죽고매 맞아 죽고 불태워 죽이는무서운 형벌이라면 차라리 받아드리겠다봄을 기다리며 꽃이 피기를 고대하던 젊음이 스러져간그날 그 거리 참혹함의 계절을 잊지 못하지아, 나의 사랑하는 아들 경대야백골단, 쇠파이프에 맞아 심장 출혈로아까운 청춘을 조국에 바친 날그날은 꽃들도 슬프게 떨어지고하늘의 별들도 ... 2016-03-18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박관현 열사 박관현 열사해 떨어지면 잠 못 이루는 것들이 있다누군가 그리워 별을 바라다보면멀리 새벽을 깨우는 소리가 있다감방의 벽에 다닥다닥 붙은오래전 유서 같은 글들이 지워지지 않고멀리 떠나야 할 길이 보였다무등산과 고향집 어머니가 떠올랐고끝까지 혁명의 날을 고대했건만새들도 노래하지 않았다도망을 친다는 것은 내일을 준비하는 ... 2016-03-14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용산 참사로 죽은 영혼을 위해 용산 참사로 죽은 영혼을 위해망루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불길이 하늘로 치솟으며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물대포와 최루액이 쏟아지는기적소리도 잠이든 추운 겨울의 밤입니다남편과 이웃 형제들이 한꺼번에 죽었습니다지옥의 사자들이 용산 남일당 다섯 명의 사람들을 비참하게 짓밟고 데려갑니다거기 사람이 있는데 죽도록 쏘아대... 2016-02-12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분신으로 죽어간 이남종 열사 분신으로 죽어간 이남종 열사나무가 불에 타서 내 몸을 뜨겁게 한다내영혼의 무게만큼 타오르는 질량의 뼈마디 녹아내리고빛이 무성하게 합창하는 나뭇잎 사이로 해가지면사람들은 내가 아직 죽음의 강을 건너기 전의 노래를무겁고 슬프게 부른다네가 서울역 고가도로 가로등이 켜질 때여기서 나의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불... 2016-01-07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가난한 정진동 목사를 추모함 가난한 정진동 목사를 추모함이라크에 봄은 오지 않아도꽃은 피고 지고 또 새 생명이 태어나지만죽음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모두가 이슬람교도와 이라크를 미워하여도그의 나라와 민중을 사랑했다가난한 목회자가 넝마 통을 메고담배를 피우며 껄껄 웃으며청주 무심천 다리 밑에 앉아서멸치와 고추장 손가락 끝 한숨이 어울려막... 2015-12-17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범섬 범섬안산 단원고등하교 사월의 꽃눈부시게 피어나는 서귀포 봄꽃들 드러낸 치아가 가지런하게 빛나고웃음소리 골목 밖을 도망치듯 빠져 나갑니다기다리지 않아도 수선화 피어나통곡의 바람과 별들의 발자국 얼룩진 강정마을올레길 걸어 칠십리 구럼비 찾아오지 못한그리운 것들이 슬픈 날입니다수애기 헤엄치는 바다돌담 아래 작은 꽃들... 2015-12-02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암흑의 날 암흑의 날그날 1975년 4월8일 서대문형무소 사형집행 장거기에는 바람과 공중의 새들도 숨을 죽이고인혁당 여덟 명의 양심수들재판 받고 바로 그날 처형되었다아침의 해가 뜨지 않았던 서울한신대학 채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죽어간 도예종 외 7명의 민주인사들은 어이없게박정희 독재정권에 희생 된 사실을 알았고침묵의 긴 기도 시간이 ... 2015-11-23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피어라 수선화 피어라 수선화죽음이 그렇게 빨리 올 줄봄이 아직도 수십 번은 왔다가야 하는데소나무 밑에 다섯 사람 중 한사람의 시인이대밭의 부는 칼바람에도 견디어 냈는데감옥 밖의 세월은 더 어둡고 서러운 봄수선화가 막 피기 시작했는데그는 하늘 길을 먼저 떠났다고정간첩단 오송회 군산제일고등학교 교사들민주화의 봄을 노래한 역사를 이야... 2015-11-09 김창규
-
(김창규) 죽음의 시학 : 제주 북촌마을 제주 북촌마을파도에 밀려 온 돌고래 문득 푸른 바다를 바라보았다멀리 고깃배가 통통거리고구름은 한라산 바람에 쓸려나간다유채꽃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고간밤 비바람에 떨어진 감귤처럼 사람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더러는 머리에 구멍이 뚫리고심장에 구멍이 났다밤새도록 양철지붕을 소나기가 때리더니마을은 고요하게 달빛에 잠... 2015-10-30 김창규 목사